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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GenZ'를 잡아라…야구·축구 리그도 e스포츠에 눈독

중앙일보 2020.06.15 16:00
내로라하는 글로벌 스포츠 기업들이 'e스포츠'(게임)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프로게임단 유니폼에 자사의 브랜드 로고를 박으려는 후원사 경쟁도 뜨겁다. 수십억 대 연봉을 받는 프로게이머들이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 로고가 붙은 유니폼을 입고 게임 경기에 나선다. 여기에다 유명 프로스포츠 구단도 e스포츠팀 창단에 가세했다.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대회 현장. [중앙포토]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대회 현장. [중앙포토]

무슨 일이야? 

· 나이키는 e스포츠팀 'T1'과 지난 1월 파트너십을 맺었다. T1은 리그 오브 레전드(롤·LOL) 월드 챔피언십에서 3차례(2013·2015·2016년) 우승한 강팀이다. SK텔레콤과 미국 컴캐스트가 공동 운영하는 T1은 유명 롤 게이머 '페이커(이상혁)'의 소속팀이다. 페이커의 연봉은 국내 프로스포츠 최고 기록(야구 이대호 25억원)을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지난 4월 열린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대회에서 준우승한 '젠지 이스포츠'는 최근 푸마와 손을 잡았다. 아디다스는 프랑스 게임단 '바이탈리티'의 파트너다. 
· 롤 대회에서 성과를 낸 팀에 후원이 몰리고 있다. 롤은 라이엇게임즈가 2011년 출시한 게임, 5 대 5로 팀을 짠 뒤 합심해 상대 넥서스(핵심 기지)를 파괴하는 걸 목표로 한다. 롤의 월간 글로벌 사용자 수는 1억명이 넘는다. 지난해 11월 열린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은 최대 동시 시청자가 4400만명이었다. 
 

해외는 어떤데? 

프로스포츠 구단들이 e스포츠 구단을 함께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 FC바르셀로나(스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바이에른 뮌헨(독일) 등 유명 프로축구 구단의 e스포츠팀이 참가하는 축구게임 리그가 진행 중이다.
· 기존 스포츠를 온라인 게임으로 만든 유형이 아닌 롤·오버워치 등 원조 온라인게임 구단을 만든 경우도 있다. NFL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소유한 크래프트 그룹은 프로게임단 '보스턴 업라이징'을 운영한다. 미국 프로농구 NBA 새크라멘토 킹스의 구단주인 앤디 밀러는 ‘NRG e스포츠’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구단주 스탄 크뢴케은 'LA 글래디에이터스' 게임단을 운영한다. 
 

이게 왜 중요해? 

스포츠산업의 중심 축이 이동하고 있다. Z세대가 좋아하는 e스포츠 시장의 성장성을 기존 프로스포츠 업계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 미국 내 e스포츠 시청자 수는 2021년 MLB(야구·7900만명), NBA(농구·6300만명) 등을 뛰어넘는 84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2019년 11월 코트라 보고서).
· 축구 게임 대회인 'eK리그'를 구상 중인 한국프로축구연맹 이종권 홍보팀장은 "e스포츠의 인기가 기존 스포츠를 능가하는 상황"이라며 " 'eK리그'를 만들어 축구 게임을 즐기는 팬이 K리그도 함께 좋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K리그 각 구단이 e스포츠 축구팀을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LCK 현장에 참가한 관객들 [사진 라이엇게임즈]

LCK 현장에 참가한 관객들 [사진 라이엇게임즈]

· 반면, 야구·축구 등 기존 스포츠에선 젊은 팬이 줄고 있다. 박성희 한국외대 국제스포츠레저학부 교수는 "기존 프로스포츠 구단에서 뉴미디어에 친숙한 젠지(Z세대·1997~2012년 출생자) 팬을 확보하기 위해 'e스포츠'를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빅 피처

그렇다면 e스포츠가 기존 스포츠 시장을 뛰어넘을 만큼 질적·양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이를 두고 신경전이 팽팽하다. 
· e스포츠는 지난해 대한체육회 준가맹단체로 지정됐다. 정식 스포츠 종목이 된 것이다.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e스포츠 경기가 시범 종목으로 치러졌다. 2024년 파리 올림픽 대회에서 시범 종목으로 채택할 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 중구난방이던 e스포츠 산업계에 기존 프로스포츠의 경기운영 및 선수 육성 시스템이 도입되는 중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e스포츠 전용 경기장도 속속 생기고 있다.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과 매직 존슨이 투자한 e스포츠팀 ‘팀 리퀴드'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1만㎡ 규모의 e스포츠 훈련 시설을 건립했다. 또 일부 e스포츠 유명 선수들은 계약, 스케줄 등을 관리하는 에이전트를 두고 있다. 
· 박성희 교수는 "e스포츠는 기존 스포츠가 반세기에 걸쳐 쌓은 노하우를 빠르게 습득하면서 성장하고 있다"며 "팬층이 어느 한쪽으로 흡수될 가능성도 있다. 기존 스포츠 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로 선발돼 태극마크 단 유니폼을 입은 '페이커' 이상혁[연합뉴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e스포츠 국가대표로 선발돼 태극마크 단 유니폼을 입은 '페이커' 이상혁[연합뉴스]

· 부정적인 견해도 있다. 익명을 요청한 e스포츠 구단 관계자는 "e스포츠가 관심을 받고 있고, 시장 또한 커지고 있지만 아직 e스포츠 구단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는 아니"라며 "선수 연봉같은 비용은 늘어날 텐데, 이를 억제할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구단 운영은 물론, 리그 존속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더 알면 좋은 점

'T1'과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은 나이키 외에도 BMW, 삼성전자 등이 있다. 
삼성전자는 5월 27일 글로벌 e스포츠 전문기업 'T1'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뉴스1]

삼성전자는 5월 27일 글로벌 e스포츠 전문기업 'T1'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뉴스1]

· 지난달 말 'T1'과 파트너십을 맺은 삼성전자는 게이밍 전용 제품을 'T1'에 제공한다. LG전자는 미국의  e스포츠단 '이블 지니어스'와 손잡았다.   
· BMW는 'T1'을 비롯해 세계 5개 팀을 후원한다. 자동차 업체 맥라렌은 최근 국내 게임단 'DRX'와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DRX'는 카카오의 후원도 받고 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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