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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청소년 2명 중 1명···성관계 맺는 '조건 만남' 경험했다

중앙일보 2020.06.15 12:00
위기청소년 2명 중 1명꼴로 채팅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조건만남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채팅앱 대부분은 성인 인증 등 본인 확인 절차 없이도 이용 가능했다. 
 

여가부 '2019년 성매매 실태조사'
주된 경로는 채팅사잍 등 온라인
채팅앱 다수, 본인인증 안 거쳐

15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19년 성매매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가출 등 경험이 있는 위기청소년 166명 중 47.6%(79명)이 돈 등의 대가를 약속 받고 성관계를 맺는 조건만남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위기청소년이 쉽게 성매매에 내몰리는 것은 경제적 문제와 관련 깊은 것으로 보인다. 가출과 조건만남을 모두 경험한 응답자의 77.3%는 가출 이후에 조건만남을 처음 해본 것으로 나타났다. 
 
주된 경로는 온라인이었다. 조건만남 경험자 10명 중 9명(87.2%)은 채팅앱(46.2%)이나 랜덤채팅앱(33.3%), 채팅사이트(7.7%) 등 불특정한 상대방과 채팅이나 쪽지를 주고 받는 앱을 통해 상대를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성매매를 조장하는 랜덤채팅앱 대부분은 성인 인증 절차가 없어 청소년도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연합뉴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연합뉴스]

 
여가부가 랜덤채팅앱 399개를 조사한 결과 본인인증을 요구하는 곳은 10곳 중 3곳(26.3%)에 그쳤다. 
여성가족부가 399개 랜덤채팅앱을 조사한 결과 본인인증을 요구하는 비율은 26.3%에 그쳤다. 자료 여성가족부

여성가족부가 399개 랜덤채팅앱을 조사한 결과 본인인증을 요구하는 비율은 26.3%에 그쳤다. 자료 여성가족부

 
연구자가 여성으로 가장한 뒤 랜덤채팅앱에 접속해 2230명과 대화한 내용을 수집해보니 대화 상대의 연령대는 대부분 30대 이하(89.8%)였다. 미성년과 대화한 사례(1605명)를 보면 10명 중 8명(76.8%)은 성적 목적의 대화를 했다. 미성년임을 인지하고도 대화를 지속한 경우는 61.9%에 달했다.
 
다만 여가부는 “응답한 위기청소년은 청소년 성매매피해자지원센터 등 지원기관을 방문한 청소년과 소년원생 등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조사 결과”라며 “위기청소년 전체로 일반화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전국 중·고생 6423명 가운데 10명 중 1명꼴(11.1%)로 지난 3년간 ‘온라인 그루밍’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온라인 그루밍은 채팅앱이나 게임 등을 통해 피해자와 실제 만남 없이도 이뤄지는 행위를 말한다.  
 
만남 유인 피해로까지 이어진 비율도 2.7%였다. 성적 유인을 하는 주된 경로는 카카오톡 등 인스턴트 메신저(28.1%),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27.8%), 인터넷 게임(14.3%) 순이었다. 유인자 10명 중 8명(76.9%) 온라인에서 처음 만난 관계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성인 남성 1500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평생 한 번 이상 성구매 경험이 있는 비율은 42.1%로 조사됐다. 3년 전 조사(50.7%) 때보다 소폭 줄었다.
 
여가부는 “하반기에 랜덤채팅앱을 청소년 유해매체물로 지정할 것”이라며 “그루밍 범죄에 대한 처벌 근거를 마련하고 잠입수사를 도입하는 등 제도 개선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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