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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분 만에 입금. 연 이자율 300%대 '휴대폰 소액결제깡' 급증

중앙일보 2020.06.15 12:00
"저도 몇 달 전에 급해서 이용했는데 나름대로 급할 때는 이용할 만하네요. 사기업체들도 많으니 조심하세요. 저는 ○○티켓이라는 곳에서 했는데 친절하게 잘 설명해주더라고요. 링크 남겨드릴게요~"
소액결제깡 광고 사례.

소액결제깡 광고 사례.

 
인터넷 동호회 카페 등에 올라온 이른바 '휴대폰 소액결제 깡(현금화)' 유인 글이다. 급전이 필요한 금융소비자가 이런 댓글을 타고 업체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휴대폰 소액결제 또는 신용카드 결제를 통한 '깡' 안내를 받게 된다. 이들은 금융소비자가 휴대폰 소액결제 등을 통해 모바일 문화상품권이나 구글 페이를 구매하게 한 뒤, 해당 상품 코드를 넘겨받는다. 이후 결제금액의 30~50%가량인 수수료를 뗀 나머지 금액을 즉시 현금으로 지급해주는 식이다. 
 
이는 정보통신망법을 위반한 불법 행위다. 이를 이용한 금융소비자는 휴대폰 이용요금 청구 때까지 최대 약 한 달을 두고 30~50%의 이자를 내는 꼴이다. 연이율로 환산하면 최소 300%대 초고금리를 부담하게 된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웹사이트와 포털사이트 카페 등을 모니터링한 결과 적발한 인터넷 불법금융 광고물이 1만6356건에 달했다. 1년 전(1만1900건)보다 37.4%나 증가했다.
불법금융 광고 적발 현황. 금융감독원

불법금융 광고 적발 현황. 금융감독원

 
인터넷 불법금융 광고 중 가장 많이 적발된 유형은 미등록 대부로, 8010건(전체의 49%)에 달했다. 미등록 대부 광고는 정부기관 또는 제도권 금융기관의 서민 지원자금 대출상품인 것처럼 속이는 유형이 대부분이다. 최근엔 청소년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10만원 내외 소액을 입금해주고 1~3일 동안 고액 이자를 요구하는 '대리입금' 광고가 성행하고 있다. 미등록 대부 광고물에 사용된 주요 문구는 '개인돈·갠돈·금전해결·무직자소액대출·댈입·랜덤박스·용돈대출·지각비' 등이다.
 
휴대폰 소액결제 깡 광고가 2367건(14.5%) 적발돼 그 뒤를 이었다. 1년 전보다는 463.6% 급증했다. 사실상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 신용카드 깡(2036건, 1년 전보다 654.1% 증가)과 더불어 지난해 갑자기 대세를 이뤘다. 이들 깡 광고물에 사용되는 문구는 '콘텐트이용료·인앱결제·티켓·상품권매입·카드대출·매입전문' 등이다.
 
불법금융 광고 문구. 금융감독원

불법금융 광고 문구. 금융감독원

2277건 적발된 작업대출 광고도 여전히 기승을 부렸다. 작업대출은 인터넷 블로그‧홈페이지 등에 "누구나 가능·작대·맞춤 신용대출" 등의 용어를 사용하면서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대출이 어려운 무직자·저신용자 등을 유인하고, 신분이 드러나지 않는 오픈 카카오톡 등으로 연락하면서 대출자의 재직증명서·급여명세서 등을 위·변조하는 방식의 대출이다. 그나마 최근 대출업자뿐 아니라 대출을 받는 사람도 형사처벌 대상이라는 사실이 많이 알려진 덕에 작업대출 광고는 1년 전(3094건)보다 26.4% 줄었다.
 
이밖에 '환전통장·계좌임대·안전통장' 등 문구를 사용해가면서 금융소비자를 현혹하는 통장매매 광고(828건), '해킹팀·유출디비·해킹디비·타겟팅' 등 문구를 쓰는 신용정보매매 광고(838건) 등이 지난해 적발됐다.
 
금감원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관련 사이트를 폐쇄 및 게시글 삭제 등 조치를 의뢰하며 이에 대응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금을 손쉽게 융통할 수 있다는 유혹에 급전을 빌렸다가 오히려 개인정보 유출·불법추심·과도한 금전적 피해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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