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고립된 다이버 구조하다 순직한 고 정호종 경장 ‘LG 의인상’

중앙일보 2020.06.15 10:53
故 정호종 경장 사진 LG복지재단

故 정호종 경장 사진 LG복지재단

 
바다에 고립된 다이버를 구조하다 파도에 휩쓸려 순직한 고(故) 정호종(34) 경장과 터널 속에서 의식을 잃은 운전자의 차량을 막아 세운 이윤진(35) 소방교가 LG 의인상 수상자로 15일 선정됐다.  
 

고 정호종 경장, 해상 고립자 구조하다 숨져 

통영해양경찰서 소속인 정 경장은 지난 6일 통영시에서 다이버 2명이 기상악화로 해상 동굴로 떠밀려 들어가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정 경장은 대원들과 함께 배에서 구명줄을 던져 구조를 하려 했으나, 동굴 입구가 좁고 악천후가 겹쳐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구조대원들은 직접 바다로 뛰어들어 다이버를 구조하기 위한 로프를 설치하려다 동굴에 고립됐다. 정 경장은 9시간 넘게 입수해 탈진 증세를 보이다 갑자기 덮친 너울성 파도에 휩쓸려 실종됐다. 정 경장은 다음 날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다이버 2명과 동료 대원 2명은 무사히 구조됐다.  
 
정 경장은 2년 차 새내기 해경이었지만, 평소에도 정의감이 남달랐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다. 그는 교육생 시절 “국민에게 기적이 되어줄 수 있는 해양 경찰이 꿈”이라고 말해왔다. 또 “구조가 필요한 사람에게 마지막 희망의 손을 내밀 수 있도록 더 많이 배우고 몸으로 느끼고 싶다”라고도 했다.  
 

이윤진 소방교, 의식 잃은 운전자의 차 세워  

이윤진 소방교. 사진 LG복지재단

이윤진 소방교. 사진 LG복지재단

또 다른 수상자인 이윤진 소방교는 지난달 19일 경북 김천시에서 의식을 잃고 주행 중인 운전자의 차량을 온몸으로 막아 세웠다. 이날 오후 5시쯤 출근 중이던 그는 차량 한 대가 김천시 감천 터널에서 1차선과 2차선을 넘나들며 터널 벽면을 부딪친 후에도 위험천만하게 주행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 소방교는 차량 옆에 바싹 붙었고 운전자가 창문에 머리를 기댄 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봤다. 차량에서 내린 이 소방교는 해당 차량을 따라 달리며 창문을 두드렸다. 계속 반응이 없자 그는 맨몸으로 차를 막고 버텨 10m 만에 극적으로 멈춰 세웠다. 이 소방교는 운전자를 깨워 안전한 곳으로 옮긴 뒤 구급차와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교통정리를 하는 등 끝까지 현장을 지켰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자신의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구하고자 바다로 뛰어들고 맨몸으로 차를 막아 세운 제복 의인들의 투철한 사명감과 희생정신을 우리 사회가 함께 기억하자는 뜻에서 수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LG 의인상’은 2015년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라는 고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제정했다. 현재까지 LG 의인상 수상자는 모두 124명이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