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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촬영 고소한 옛 연인 찾아가 흉기로 찌른 60대

중앙일보 2020.06.15 09:33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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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과 성관계 영상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이에 앙심을 품고 연인에게 흉기를 휘두른 6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오상용 부장판사)는 살인미수·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로 기소된 60대 김모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9월 연인이던 A씨와 성관계를 하던 중 영상을 몰래 촬영한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었다. 김씨는 자신을 신고한 A씨에 앙심을 품고 지난해 12월 흉기를 들고 A씨의 집을 찾아갔다. 김씨는 당시 출근하려고 집을 나서던 A씨를 흉기로 찌르고, 비명 소리에 달려나온 A씨의 아들 B씨에게도 흉기를 휘둘렀다.
 
살인미수 등 혐의로 다시 기소된 김씨는 “A씨가 나를 보자마자 우산으로 때리고 밀쳐 화가 나 제대로 따져 묻기 위해 들고 갔던 흉기를 휘둘렀을 뿐 살인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씨는 A씨가 불법촬영으로 자신을 고소한 데 앙심을 품고 범행을 마음먹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의 집에서는 'A씨를 죽이겠다'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흉기를 보고 놀라 주저앉은 A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실을 경찰 조사에서 인정했고, A씨가 소리를 지르며 우산으로 저항함에도 흉기를 휘둘렀다”면서 고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행동이 마치 A씨 때문인 것처럼 주장해 정당화하고 합리화하는데, 이 태도는 법정에서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며 “설령 A씨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죽임을 당해 마땅한 사람은 없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김씨가 범행 당시 시너와 라이터도 준비한 상태였다는 점에서 방화 의도도 있었다고 보고 관련 혐의를 함께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그러나 법원은 정황상 범죄 의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시너와 라이터를 준비해 가져갔으나 범행 전후 가방에서 꺼내지 않았다”면서 방화를 범할 목적이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방화예비 혐의에는 무죄를 선고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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