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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호재” 목동 호가 3억 뛰었다

중앙일보 2020.06.15 00:04 경제 4면 지면보기
13일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13일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47㎡(전용면적)짜리 10억원대 매물은 없어요. 이제 12억원도 집주인들이 안 판다고 돌아서요.”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런 내용의 전화를 50통가량 했다. 목동 6단지가 지난 12일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D등급(조건부 재건축)을 받으면서다. 이 소식으로 주말 내내 목동 아파트 단지(사진)에는 매수 희망자들의 문의가 몰렸다. 하지만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는 3억원 가량 뛰었다.
 

6단지 안전진단 통과하자 기대감
같은 절차 거친 은마 10년째 감감
“실제 사업 오래 걸려 투자 신중히”

목동 신시가지에는 1985년부터 1988년까지 주민들이 차례로 입주했다. 1~14단지를 모두 합치면 2만6000여 가구다. 이 중 6단지(1368가구)는 재건축 사업의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르다. 목동 1~14단지 재건축이 모두 완료되면 5만여 가구가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
 
국토교통부는 2018년 재건축 안전진단의 기준을 강화했다. 구조 안전성 점수는 20%에서 50%로 높아지고 정밀 안전진단도 엄격해졌다. 지난해에는 동부그린(구로구 오류동), 월계시영(노원구 월계동), 올림픽선수촌(송파구 방이동) 등이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재건축 관련 규제는 더 세질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목동 8단지는 지난 4월 안전진단 신청을 취소해 달라는 요청서를 양천구청에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마포구 성산동의 성산시영(3710가구)이 안전진단에서 D등급(조건부 재건축)을 받자 재건축 시장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올해 들어 대단지 아파트로는 안전진단을 통과한 첫 사례였다. 이후 성산시영 전용면적 59㎡의 실거래가는 10억원까지 올랐다. 현재는 집주인들이 11억원 선을 부르고 있다.
 
재건축 사업에서 안전진단 통과는 기본 조건이지만 앞으로 갈 길은 멀다. 10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많다. 사업 단계별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이 개입해 일정을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2010년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아직도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목동은 서울 집값을 자극할 수 있는 ‘폭발성’이 있는 단지”라며 “그러다 보니 첫 관문을 통과했다는 소식에도 가격이 널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 앞으로 많은 고비가 남아 있다”며 “당장 재건축이 될 것이란 식의 과도한 기대는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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