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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고위험 재난 의료 상황 대비하는 시뮬레이션 교육

중앙일보 2020.06.15 00:04 건강한 당신 6면 지면보기
2014년 말 서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퍼졌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견된 후 가장 많은 사람이 감염됐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1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갔다. 몇 개월이 지나서야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구촌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한참 전에 지역 의료시스템을 붕괴시킨 후였다.
 

기고 정현수 세브란스병원 재난의료교육센터 소장

 
의료시뮬레이션 교육은 에볼라 확산처럼 ‘준비 없인 대응하기 어려운 고위험 재난 의료 상황’에 대응하는 첫 번째 방어 수단이다. 개인 보호 장비 착용 훈련, 감염 환자 진료와 이동 동선 훈련, 감염 환자 중환 대응 훈련이 포함된다.
 
 
의료시뮬레이션은 고위험 재난 위기 상황일수록 빛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서도 의료시뮬레이션은 효과를 발휘했다. 평소 수행하는 업무에 감염 예방과 환경 관리 업무까지 더해져 의료진이 체감하는 업무 강도는 과부하 수준을 넘어선다. 평소 체계적으로 재난 의료교육을 받지 않으면 적잖은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의료시뮬레이션을 통해 교육을 받고 준비 태세가 갖춰져 있어야 의료진과 환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다.
 
 
세브란스병원은 2014년 재난 상황에 대비한 상설 구호 기구인 ‘재난대응 의료안전망사업단’을 발족했다. 의료시뮬레이션 교육을 국제적으로 인증받은 우리나라 유일의 재난대응 전문교육센터다. 의료진과 공무원은 물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재난 대응 교육과 실질적인 현장 대응 의료 지원 업무를 수행 중이다. 재난감염통합과정을 마련해 소방·구급대원을 대상으로 정기교육을 시행하고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위탁받은 전국 감염거점병원 의료진 교육도 했다.
 
 
대유행 이후의 활동은 더욱 빛났다. 재난의료교육센터는 미처 준비 태세가 갖춰지지 못한 현장 투입 의료진을 대상으로 ‘just-in-time’ 교육을 시행했다. 일종의 족집게 과외다. 높은 교육 효과를 거두기 위해 의료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진행했다.
 
 
평소 재난의료교육센터는 세브란스병원 의료진과 영상 및 진단검사 기사와 환경관리인 등 비의료진을 대상으로 정기 개인 보호복 시뮬레이션 교육을 연 1회 시행해 오고 있다. 교육 후 평가를 통해 100점을 받아야 과정 통과를 승인했다.
 
 
재난은 자주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발생한 재난은 고위험 상황을 반드시 초래한다. 평소 재난대응 긴급 진료체계를 구축하고 다른 형태의 스트레스와 과부하를 견디는 위기관리 역량을 배양해 둬야 한다. 미래에는 코로나19 대유행보다 몇 배 막강한 재난 의료 상황이 올 수 있다. 의료시뮬레이션 교육은 위기 상황에서 개인은 물론 병원이나 공공기관 등 사회 기반 구조를 지켜낼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된다. 재난대응 의료안전망사업단 기능을 강화해 거점별 재난의료교육센터를 설립하고, 지역 기반 의료시뮬레이션 교육이 반복된다면 어떤 재난 상황과 마주하더라도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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