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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담화에 열린 첫 NSC 회의, 언론 브리핑도 없었다

중앙일보 2020.06.15 00:02 종합 5면 지면보기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까지 예고하는 등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14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주변에서 검문이 실시되고 있다. [뉴스1]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까지 예고하는 등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14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주변에서 검문이 실시되고 있다. [뉴스1]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남 군사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지 3시간여 만에 청와대가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었다. 하지만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북, 말폭탄 넘어 행동폭탄 가능성
청와대 “지켜보자” 원론적 입장만
정부, 6·15 20주년 기념식 축소키로
여권 의원 173명 “종전촉구안 발의”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오늘 새벽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 긴급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현 한반도 상황을 점검하고 대책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의는 자정을 조금 넘은 시간에 열려 1시간쯤 진행됐다고 한다. 회의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연철 통일부 장관, 정경두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박한기 합참의장 등도 참석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13일 오후 9시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확실하게 남조선 것들과 결별할 때가 된 듯하다”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를 보도했다.
 
현 정부 들어 여덟 번째 열린 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다. 북한의 담화 발표에 따른 건 이날이 처음이다. 그만큼 심각한 내용이라고 청와대가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여정의 담화는 ‘말 폭탄’을 뛰어넘어 ‘행동 폭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런 면에서 NSC 회의가 긴박하게 열린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날 NSC 회의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앞서 일곱 번의 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에선 회의가 끝난 뒤 청와대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그 결과를 설명했다. 이례적 상황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하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 관계와 관련해 밝힐 수 있는 내용이 많지 않다”고 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들도 “지켜보자” “대화의 불씨를 살려야 할 것” 등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최근 청와대는 ‘청와대발(發) 대북 메시지’에 극도로 신중한 모양새다. 청와대는 지난 4일 김여정이 대북 전단을 문제 삼으며 대남 비방을 한 뒤로 북한을 향해 단 한 번의 메시지도 내지 않았다. 대신 “깊은 유감이다. 엄정 대응하겠다”(김유근 NSC 사무처장), “대북 삐라(전단)는 참으로 백해무익”(청와대 핵심 관계자)이라고 말하는 등 탈북자 단체를 향해서만 입장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 오늘 청와대 회의 언급 주목=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한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관련 언급을 할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168명, 열린민주당 2명, 정의당 2명, 무소속 양정숙 의원 등 173명이 15일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겠다고 14일 밝혔다. 대표 발의자인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종전선언은 북측이 원하는 체제 보장에 긍정적 시그널로 작동해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견인하는 조치로 종전선언을 조속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과 관련된 질문에 ‘평화’를 중시해야 한다는 기존의 메시지를 이어갔다. “정상 간의 약속이니 우리도 지킬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 6·15 남북공동선언20주년특위원장인 김한정 의원은 “(북한의) 분노와 좌절감은 이해 못 할 일이 아니다. 근본 문제는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북한을 비판했다. 김종철 정의당 선임대변인은 “북한 당국이 좀 더 이성을 가지고 차분해지기 바라며, 더 이상의 위협을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통일부에 따르면 정부는 15일 6·15 20주년 기념식을 최대한 축소해 진행하기로 했다. 현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다. 통일부는 당초 ‘평화가 온다’를 이번 20주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각종 행사를 기획했다.
 
윤성민·박해리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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