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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염 31명 중 29명 수도권, 신규 확진 40% 60대 이상

중앙일보 2020.06.15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닷새 만에 30명대로 내려갔다. 하지만 여전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태원 클럽과 주점에서 시작된 수도권 감염 유행은 종교시설이나 탁구장, 방문판매업체 등을 거쳐 요양원으로까지 번져 다시 고령층을 위협하는 양상이다.
 

리치웨이·요양시설발 급속 확산
관악구선 길거리 쓰러진 69세 양성
고령 환자 늘자 중증환자 증가세
수도권 방역강화조치 무기 연장

14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4명이다. 해외유입 3명을 제외한 지역사회 감염 31명 가운데 29명이 수도권에서 나왔다.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최근 수도권에서는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발 집단감염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13일 현재 리치웨이 관련 집단감염이 확인된 곳은 중국동포쉼터, 어학원, 콜센터, 교회 등 8곳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수도권 내 데이케어센터와 요양센터 등 고위험군이 모여 있는 시설로도 감염이 확산하면서 고령층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7~13일)간 신규 확진자 332명 가운데 60대 이상 고령층이 134명으로 40.4%를 차지한다. 60대 74명, 70대 37명, 80대 이상 23명이다. 4주 전(5월 17~23일)의 각 8명, 4명, 1명에서 크게 늘었다.
 
이는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가 늘고 있는 영향이 크다. 13일까지 리치웨이발 누적 환자는 153명으로, 이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층은 절반이 넘는 86명에 달한다. 서울 도봉구의 요양시설인 성심데이케어센터에서도 80대 여성이 최초로 확진된 이후 16명이 무더기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경기 지역 노인 시설인 안양 재가나눔센터, 이천 한나그린힐요양원 등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랐다. 서울 관악구에선 12일 오후 11시쯤 길거리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진 69세 노인이 13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13일 브리핑에서 “고령 확진자 비율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중증환자도 증가 추세를 보인다”며 “지난 5월 이후 수도권의 청년층, 또 클럽·주점 등에서 시작된 유행이 종교시설, 탁구장 등의 모임을 거쳐 결국 최근 요양원 등으로 전개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우려했다.
5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5월 이후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당국이 특히 긴장하는 이유는 고령층 확진자가 늘면 사망 위험도 덩달아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고령층으로 집단감염이 확산하면서 위중·중증 환자도 늘고 있다. 지난 5일만 해도 11명이었지만 점차 늘면서 14일 현재 22명까지 두 배로 증가했다. 위중·중증 각 11명씩으로 두 환자군이 두 자릿수를 넘긴 건 지난 4월 27일 이후 처음이다. 이 가운데 절반 넘는 15명이 60대 이상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치명률은 상승한다. 평균 치명률은 2.29%에 불과하지만 80세 이상은 25.6%, 70대는 10.2%, 60대는 2.6%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방역 대책의 중심에는 치명률을 낮춰 취약계층 사망을 막아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과제가 있다”며 “65세 이상 어르신들께서는 스스로 외출을 자제하고 밀폐·밀집·밀접한 환경을 피해 달라”고 당부했다.
 
방역 당국은 수도권 집단감염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음에 따라 당초 14일까지로 예정된 수도권의 강화된 방역 조치도 무기한 연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9일 2주를 기한으로 시행된 박물관·동물원 등 공공시설 8000여 곳의 운영 중단과 유흥주점·학원·PC방 등 고위험시설 운영 자제 등의 조치가 지속된다. 당국은 상황이 더 악화할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수준을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도 밝혔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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