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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첫 단계 넘었을 뿐인데…목동 집값 호가 3억 뛰었다

중앙일보 2020.06.14 18:22
서울 양천구 목동 6단지가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고 재건축 사업 추진의 첫 단추를 뀄다.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서울 양천구 목동 6단지가 재건축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고 재건축 사업 추진의 첫 단추를 뀄다. 양천구 목동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47㎡(전용면적)짜리 10억대 매물 없어요. 이제 12억원. 그것도 사겠다고 하면 집주인들이 안 판다고 돌아서요. 일단 좀 기다리시는 게 나을 것 같네요.”  
  

목동6단지 12일 정밀안전진단 최종 통과
14개 단지 중 최초, 성산시영아파트도 통과
2018년 안전진단 강화, 재건축 추진 어려워
"재건축 아파트 갈길 멀고 규제 많으니 조심"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단지 내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이런 안내 전화를 50통가량 했다. 12일 목동 6단지가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D등급(조건부 재건축)을 받고 이어 마지막 단계인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통과하면서다. 집주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서 호가가 치솟고 있다. 6단지에서 전용 115㎡의 호가는 현재 23억원으로, 지난 3월 실거래가 20억원과 비교해 3억원가량 올랐다.  
 
재건축 안전진단은 A∼C등급의 경우 유지ㆍ보수(재건축 불가), D등급은 조건부 재건축(공공기관 검증 필요), E등급은 재건축 확정 판정이다.     
 
14개 단지로 구성된 목동 신시가지 중 6단지(1368가구)는 재건축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이다. 목동 신시가지는 1985~1988년에 차례로 완공됐다. 총 2만6000여 가구가 산다. 재건축되면 5만여 가구가 넘는 단지로 거듭나게 된다.  

  

꽁꽁 묶였던 서울 재건축 사업 다시 시동 걸리나 

재건축 사업의 기본조건인 30년 연한은 이미 채웠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2018년 안전진단 기준을 강화하면서 서울 재건축 시장은 멈췄다. 구조 안전성 점수가 20%에서 50%로 높아지고, 지자체의 예비안전진단 이후 시행되던 정밀안전진단이 민간업체 평가와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 등으로 엄격해진 탓이다. 지난해만 해도 동부 그린 아파트(구로구 오류동), 월계시영(노원구 월계동), 올림픽선수촌 아파트(송파구 방이동) 등이 줄줄이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했다.   
 
서울 내 주요 위치에 있는 재건축 단지들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부동산 시장의 불쏘시개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실제로 박원순 서울 시장이 2018년 “여의도를 통으로 재개발할 것”이라고 발표하자마자 일대 집값이 치솟았고, 계획 자체를 전면 보류하기도 했다. 더욱이 지난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면서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가 더 어려우리라는 것이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총선 이후 재건축 사업 속도 조절에 나선 단지도 나왔다. 목동 8단지의 경우 지난 4월 양천구청에 정밀안전진단 평가 취소 요청서를 보내기도 했다.       
안전진단 결과 지난달 최종 통과한 서울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 중앙포토

안전진단 결과 지난달 최종 통과한 서울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 중앙포토

지난달 마포구 성산동의 성산시영아파트(3710가구)가 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고, 최종 통과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성산시영아파트의 경우 안전진단 통과 이후 전용 59㎡의 실거래가가 10억원을 찍었고, 현재 호가는 11억 원대다. 목동 6단지에 이어 목동 5, 9단지가 정밀안전진단을 조건부 통과해 최종 적정성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다.  
 

개발 호재=집값 상승, 유동성 풍부한 탓

재건축 사업에서 안전진단은 그야말로 기본 조건이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정비계획수립 및 정비구역지정-조합설립-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계획인가-이주 및 철거-착공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최소 10년이 걸릴 일이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 2010년 안전진단을 통과했지만, 아직도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했다. 재건축은 사업 단계별로 공공이 개입해 일정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사업이다.  

  
국토부에서는 “개발 호재만 조금 나와도 집값이 뛰니 답답하다. 개발을 안 할 수도 없고…”라는 하소연이 나온다. 시중 유동성이 풍부한 탓이다. 갈 데 없는 돈이 작은 호재에도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목동은 서울 집값을 자극할 폭발성이 있는 단지다 보니 첫 관문 통과 소식에도 가격이 널 뛰고 있다”며 “재건축이 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조합원 지위 양도 금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 앞으로 많은 고비가 있는 만큼 당장 재건축이 될 것이라고 과도하게 기대하는 것은 조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은화 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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