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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7월? 9월? 중도하차 없다던 박원순의 '중도하차 시간표'

중앙일보 2020.06.14 14:48
'대권'을 향한 박원순(64) 서울시장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잠룡'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는 연일 '기본소득'을 두고 각을 세우고, 서울시를 인연으로 국회에 입성한 이른바 '박원순 인맥'을 챙기며 기반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오는 2022년 대통령 선거 출마를 위한 박 시장의 사퇴일 서울시 내부 검토 문건마저 나오면서 대권 도전이 움직임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오는 2022년 대선 고려, 사퇴일 내부 검토
4·15 총선서 '박원순계' 대거 국회 입성

[사진 서울시]

[사진 서울시]

 

"대선 출마 위한 사퇴일 검토"

14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의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사퇴일 검토가 이뤄진 것은 지난해 말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장은 선거일 90일 이전에 사퇴해야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 검토한 시점은 내년 7월 9일, 9월 9일, 그리고 12월 9일이다. 대선은 2022년 3월에 치러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퇴일을 검토한 것은 맞다, 대선 출마를 위해 법적으로 사퇴해야 할 시점이 있고, 사퇴로 인해 보궐선거 치러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검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이 서울시장 자리에 오른 것은 지난 2011년 10월이다. 당시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박 시장은 3선에 성공했다. 서울시장 임기는 오는 2022년 6월 30일에 끝난다. 박 시장은 3선 도전에 나섰던 지난 2018년 4월 CBS와의 인터뷰에서 "출마했으면 임기 끝까지 간다. 중간에 그만둔다는 걸 전제로 하겠느냐"며 대선 불출마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임기 중 중도 하차는 없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네"라고 답한 바 있지만 최근 들어 본격적인 대선 출마 준비에 나선 셈이다.
 

밖으론 '여의도 기반' 다지기, '이슈 선점' 나서

박 시장은 올해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존재감 부각에 집중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코로나19로 전 국민에게 일정액을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주장하고 나서자 박 시장은 '재난 긴급생활비'를 들고 나섰다. 이 도지사가 경기도민 전체를 대상으로 재난 기본소득을 지급한 것과 달리 박 시장은 중위소득 100%를 기준으로 최대 50만원의 현금성 지원을 했다. 
 
최근에도 두 사람은 '기본소득'과 '전 국민 고용보험'으로 맞붙었다. 정부가 전 국민을 상대로 최대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 이 지시가 "일회성 지급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정기적으로 전 국민에게 일정액을 지급해 소비를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박 시장은 이 지사의 '기본소득' 주장에 '전 국민 고용보험'이 우선이라며 맞받아쳤다.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박원순 서울시장(왼쪽)과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지난 10일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 국민 고용보험에 관한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을 환영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9일 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에 대한 입장을 밝히자, 페이스북을 통해 이슈 선점 굳히기에 나선 것이다. 박 시장은 "얼핏 모든 시민에게 현금을 나눠주면 공평해 보일 수 있다"면서도 "실제로는 재분배 효과를 떨어뜨려 오히려 '불평등'을 강화하게 된다"며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집중적으로 '두텁게' 지원하는 것이 모든 면에서 더욱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편적 복지국가 원리를 채택하고 있는 스웨덴을 비롯해 북유럽 복지국가의 그 어떤 나라도 전 국민 기본소득을 도입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사를 재차 밝혔다. 그는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과 일자리 만들기가 중요하다"면서 "특수고용 종사자든 프리랜서든 자영업자든, 소득이 있는 취업자라면 누구나 '고용 안전망'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 챙기기에도 나섰다. 지난 4·15 총선에서 박 시장과 연이 깊은 의원들이 대거 더불어민주당으로 국회에 입성하면서 '여의도 기반' 다지기에도 들어간 모습이다. 이번 총선에선 윤준병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을 비롯해 기동민·김원이·진성준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 십수 명이 금배지를 달았다. 박 시장은 지난 7일 기동민 의원 등 17명과 회동을 하며 조언을 들었다. 이른바 '박원순계'로 구성된 이 모임은 정례적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최근 이 모임에 대해 "(의원들이) 여러 부족한 부분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이 그간 사석에서 '여의도에 기반이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한 적이 많았으나 이번 총선에서 대거 당선되면서 모임이 활성화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박 시장은 오는 7월 서울시 정기인사에 부시장단 등 고위간부 교체에 나선다. 서울시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던 진희선 행정2부 시장과 강맹훈 도시재생실장, 강병호 복지정책실장 등이 용퇴 결정을 내렸다. 차관급인 행정2부시장 자리엔 김학진 서울시 안전총괄실장이 내정됐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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