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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총 맞고 흑인 또 숨졌다...현장 경찰관 하루만에 해임돼

중앙일보 2020.06.14 13:09
13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는 흑인 남성 레이샤브 브룩스를 추모하고 경찰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AP=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는 흑인 남성 레이샤브 브룩스를 추모하고 경찰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AP=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쏴 흑인 1명이 숨졌다. 사건 하루만에 애틀랜타 경찰서장은 사임했고 발포 경찰관은 해고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27)는 12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한 패스트푸드 식당 앞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경찰은 오후 10시 30분쯤 식당 드라이브스루(drive-through)에 차량이 주차돼 있어 손님들이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차 안에서는 브룩스가 자고 있었다.
 
경찰은 브룩스를 깨워 음주 측정을 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높게 나오자 경찰은 브룩스를 체포하려 했고, 브룩스는 몸싸움을 벌이며 저항했다. 도망가던 브룩스는 경찰의 테이저건(전기 충격 총)을 빼앗아 경찰을 향해 쐈고, 경찰은 실탄을 발사해 브룩스를 사살했다.
 
최근 비교적 평화로운 집회를 이어가던 애틀랜타 시위대는 격분했다. 이들은 다음날 사건 현장과 센테니얼 올림픽 공원 등지에 모여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평화 시위를 주도해 온 안토니오 브라운 시의원은 “우리가 이렇게까지 많은 일을 해왔는데, 다시 이런 사건이 발생했다”고 비판했다.
 
전미 유색인종 지위 향상협회(NACCP)도 성명을 발표해 경찰서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NACCP 애틀랜타 지부장인 제임스 우달 목사는 “브룩스는 어떤 죽어 마땅한 죄도 저지르지 않았다”며 “우리는 죽는 데 지쳤다(we are done dying).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또 다른 살인과 또 다른 경찰 폭력 사건을 보는 데 지쳤다”고 지적했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시 에리카 쉴즈 경찰서장. AP=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시 에리카 쉴즈 경찰서장. AP=연합뉴스

 
사건 발생 하루 만에 케이샤 랜스 바텀스 애틀랜타 시장은 에리카 쉴즈 경찰서장이 사퇴했다고 밝혔다. 바텀스 시장은 “(이번 사건은) 살상력이 정당하게 사용된 경우가 아니다”라며 “나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해야만 하는 것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YT는 쉴즈 서장이 백인임에도 시위 초기에 제복을 입고 직접 거리로 나와 폭력 자제를 촉구하고 시위대와 대화를 나누는 등의 모습으로 찬사를 받았다고 전했다. 쉴즈는 “이 도시와 경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직을 내려놓는다”며 “이를 통해 사법 당국과 지역 사회 간의 신뢰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후임 서장으로는 흑인인 로드니 브라이언트 애틀랜타 시립교도소 소장이 지명됐다.
 
바텀스 시장은 이어 총을 쏜 현장 경찰관을 즉시 해임할 것을 촉구했고, 같은날 애틀란타 경찰은 발포 책임자인 개럿 롤프를 해고했다. 현장에 있었지만 총을 쏘진 않은 2번째 경찰관은 휴직 처분을 받았다.
 
애틀랜타 시는 흑인 주민이 대다수로, 흑인 정치인 및 경찰을 다수 배출한 지역이다. 바텀스 시장은 ‘조지 플로이드 시위’ 초기부터 지지를 밝히는 등 행보로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의 러닝메이트로도 거론되고 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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