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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대남 위협에···트럼프 "먼나라 분쟁, 우리 의무 아니다"

중앙일보 2020.06.14 10:5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서 "먼나라 분쟁을 해결하는 것은 미국 군대의 책무가 아니다"라며 "미국은 세계의 경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외적으로부터 수호하는 것이 임무라는 근본 원칙을 복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미국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서 "먼나라 분쟁을 해결하는 것은 미국 군대의 책무가 아니다"라며 "미국은 세계의 경찰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을 외적으로부터 수호하는 것이 임무라는 근본 원칙을 복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PA=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남 군사보복을 위협하는 담화를 발표한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먼 나라 분쟁 해결은 우리의 의무가 아니다"라고 선언했다. "미군의 임무는 외적으로부터 미국을 지키는 것"이라며 미국 우선주의를 거듭 천명하면서다.

웨스트포인트 연설 "미국 방어 원칙 복원"
"미국 국민이 위협받으면 주저없이 행동"
한국전 영웅 맥아더 장군 세 번 인용 역설
미 국무부 "동맹 한국방어 공약 철통 유지"

 
미 국무부는 이날 김여정 부부장의 성명에 대해 "우리의 한국 방어 공약은 철통같이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발언이 무색하게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의 한밤 담화문 발표와 비슷한 시각인 13일 오전 미국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졸업식에서 미군의 임무에 대한 기본 원칙을 선언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병사의 기본 임무가 다른 나라를 재건하는 것이 아니라 외적으로부터 우리나라를 강력히 수호하는 것이라는 근본 원칙을 복원하고 있다"며 "우리는 끝없는 전쟁의 시대를 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자리를 대신해 미국의 필수이익 방어에 다시 분명한 초점을 두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많은 사람이 결코 들어보지도 못한 먼 나라의 분쟁을 해결하는 건 미국 군대의 책무가 아니다"라며 "우리는 세계의 경찰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적들이 분명히 알게 하자"며 "만약 우리 국민이 위협받는다면 결단코 주저하지 않고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전쟁에서 승리를 대신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맥아더 장군이 말했듯이 우리가 싸울 때는 오직 승리하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발언은 측근인 리처드 그리넬 전 주독 대사가 지난 11일 독일 일간 빌트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일본, 독일에서 미군을 데려오기를 원한다는 데에 매우 분명한 입장"이라며 "미국인은 다른 나라 방어에 너무 많은 돈을 쓰는 데 지쳐가고 있다"고 한 데 이어 나온 발언이다.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 1944년 10월 태평양전쟁에서 필리핀을 수복하고 상륙하는 모습.[프랭클린루즈벨트 기념도서관]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이 1944년 10월 태평양전쟁에서 필리핀을 수복하고 상륙하는 모습.[프랭클린루즈벨트 기념도서관]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연설에서 한국전쟁 인천상륙작전과 태평양전쟁 최고 사령관인 더글라스 맥아더 장군을 "불멸의 장군"이라고 치켜세우며 여러 번 인용한 것도 아이러니다.
 
맥아더 장군이 1942년 최악의 상황에서 필리핀에서 호주로 떠나면서 "나는 돌아올 것"이라고 다짐한 뒤 1944년 10월 20일 상륙함에서 내려 "필리핀 국민이여, 전능한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 군대가 필리핀 땅에 다시 서게 됐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맥아더 장군의 용맹과 결단력을 인용한 것이지만 그가 일본군과 북한·중공군의 침략으로부터 아시아 여러 나라를 방어한 것은 도외시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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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김여정 제1부부장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군사 보복 및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파괴 위협과 관련해 중앙일보에 "미국은 언제나 남북관계 진전을 지지해왔으며, 최근 북한의 행동과 담화에 실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도발을 피하고 외교와 협력으로 되돌아오기를 촉구한다"며 "우리는 북한과 대화하기 위한 노력에 관해 동맹인 한국과 긴밀한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한국 방어 공약은 철통같이 유지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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