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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다녀왔다" 거짓말 징역 2년···방역 망친 그들의 말로

중앙일보 2020.06.14 08:00
인천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내 방문판매업체에 집합제한 조치를 내린 11일 오후 인천지역 한 업체 앞에서 인천시 관계자들이 집합제한조치 안내문을 출입문에 부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관내 방문판매업체에 집합제한 조치를 내린 11일 오후 인천지역 한 업체 앞에서 인천시 관계자들이 집합제한조치 안내문을 출입문에 부착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21일 오전 119로 한 남성이 신고 전화를 걸었다. 이 남성은 "대구 신천지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했고, 기침과 발열 증상이 있다"고 신고했다. 전화가 걸려온 것은 충남 공주시의 한 휴게소 인근 고속도로를 지나는 고속버스였다. 소방당국은 인근 IC로 구급차를 출동시켜 고속버스 속 신고자를 찾았다. 
 

"신천지 교회 다녀왔다" 거짓말 20대 징역 2년 

신고를 한 사람은 A씨(28)였다. 그는 "아는 형이 신천지 교회를 다니고 있는데 이 형이 오라고 해서 2월 16일 신천지 교회에 갔다. 교회 안에 7명 정도 있었고 그 중 (코로나19 집단 감염을 일으킨) 31번 확진자가 있어서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보건 당국은 A씨를 상대로 검체 채취 검사에 돌입했다. 
 
하지만 역학조사 결과 A씨는 대구를 방문한 적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31번 확진자 등 코로나19 감염자와 접촉한 적도 없었다. 보건 당국 등의 추궁하자 A씨는 "'코로나19장난 전화'라는 제목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장난 전화를 했다"고 실토했다. 검사 결과도 '음성'이었다. A씨는 음식점 배달원으로 일하면서 오토바이와 주유 카드를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주인에게 주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A씨는 결국 위계공무집행방해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코로나19의 기세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국내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도 1만2000여명을 넘어선 상태다. 역학조사 과정에서 거짓 진술을 하거나 자가격리 장소에서 이탈하는 등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을 위반하는 이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서울 영등포구 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역학조사 방해, 실형 선고될 수도

지난달에도 서울 용산구 이태원클럽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남성이 학원 강사로 일한 이력 등을 속이면서 원생과 가족, 동료 강사, 동전노래방을 통한 확산 등 N차 감염으로 무더기 확진자를 발생시켰다. 이 남성은 인천시의 고발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은 이 남성 말고도 해열제를 먹고 인천국제공항 검역을 통과한 10대 등 2명도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8일까지 코로나 19 관련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은 379명인데 감염병 예방법 위반한 이가 125명이었다. 자가격리 위반이 111명이고 집합금지 명령을 위반한 사람은 10명, 역학조사에서 허위 진술한 사람은 4명이다.
 
이에 정부는 지난 2월 감염법 예방법을 상향 조정한 상태다. A씨처럼 역학조사를 방해할 경우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게 된다. 격리조치 위반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형,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위반하면 300만원 이하 벌금형이 내려진다.
 
지난 1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강의실 소독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1일 오후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에서 방역업체 관계자들이 강의실 소독을 하고 있다. 뉴스1

의정부에선 자가격리 위반 20대 징역형 선고 

실제로 지난달엔 자가격리를 위반했다가 처음으로 실형을 받은 사례가 나왔다. 의정부지법 형사9단독 정은영 판사는 자가격리 기간에 의정부시에 있는 자신의 집과 양주시에 있는 임시 보호시설 등을 2차례 무단으로 이탈해 편의점과 사우나 등을 다닌 B씨(27)에게 징역 4개월을 선고했다. 검찰과 B씨 측은 모두 형량에 반발하며 항소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선 국민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며 "보건 당국은 물론 수사 기관도 감염병 예방법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지속해서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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