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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개 학부 전공 ‘의과학’ 융합, 3S로 커리큘럼 매 학기 보완

중앙선데이 2020.06.13 00:28 690호 2면 지면보기

[총장 열전] 이훈규 차의과학대 총장

전국의 4년제 대학은 전공이 비슷비슷하다. 수십 가지 전공을 전시해놓고 학생을 기다린다. 전공 특색이 없으면 학생도 행복하지 않고 경쟁력도 없다.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급감하는 데다 4차 산업혁명을 맞은 사회가 특화된 정예 인재를 원하는 까닭이다. 경기도 포천에 있는 차의과학대학교는 이런 시대 흐름을 앞서가는 역동적인 ‘의과학’ 특성화 대학이다. 학부 신입생 정원은 504명, 전체 재학생은 3854명(학부 2212명, 대학원생 1642명)으로 소규모다.
 

1997년 의대생 40명으로 출발
도전·기회·변화 ‘차차차’로 뭉쳐

백화점식 아닌 똘똘한 전공 승부
23년 만에 학생 3854명, 100배 성장

취업률 81%, 전임교원 확보도 1위
배움·채움·나눔 행복교육도 실현

규모는 작아도 속은 꽉 차 있다. 약학과·간호학과·바이오공학과·데이터경영학과 등 11개 학부 전공과 의학전문대학원·스포츠의학대학원 등 9개 대학원은 일반 대학과는 차별화된 커리큘럼을 운영한다. 이훈규(67) 총장은 “의학·생명과학·사회과학을 융합해 의과학을 특성화한 전국 유일의 대학”이라며 “특성화와 학생 행복이 교육의 양대 축”이라고 강조했다. 캠퍼스를 둘러보니 실감이 났다. 최신 장비가 즐비한 실험실과 행복도서관·행복카페 등 학생 중심 공간 배치에 공감이 갔다. 이 총장은 실습 나온 신입생을 반갑게 맞으며 사진 촬영도 했다. 캠퍼스에 생기가 돌았다.
  
간호사·약사 국가고시 100% 합격 행진
 
이훈규 총장은 ’교육은 행복을 배우고, 채우고, 나눠야 완성된다“ 고 강조했다. 박종근 기자

이훈규 총장은 ’교육은 행복을 배우고, 채우고, 나눠야 완성된다“ 고 강조했다. 박종근 기자

올해 개교 23주년인데 신입생을 이렇게 맞기는 처음이지요.
“얼마나 학교에 오고 싶었겠어요. 일반생물학 실험을 하러 온 새내기들인데 행복해 보이지요. 1997년 의대생 40명으로 출발한 우리 대학은 간호대·건강과학대·생명과학대·약학대 등을 차례로 세우면서 수도권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2013년에는 융합과학대를 세워 융·복합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고요. 23년간 약 100배 성장한 셈이지요.”
 
특성화 전공 하나하나가 새롭네요.
“국내 대형 대학은 60개 이상의 전공을 운영합니다. 이들과 경쟁하려면 백화점식 전공으론 어림없어요. 똘똘한 특화 전공으로 승부해야지요. 전공도 그냥 전공이 아닙니다. 디테일해야 돼요. 경영학을 볼까요. 경영관리·재무·회계·마케팅·로지스틱스·국제경영 등 다양하잖아요. SKY 대학은 경영대 하나가 우리 대학 전체와 맞먹어요. 우리는 데이터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데이터경영학과죠. 세계보건기구(WHO) 보다 먼저 코로나19 확산을 예견했던 곳이 의사들이 창업한 캐나다의 빅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 ‘블루닷’이었어요. 그만큼 데이터가 중요하죠.”
 
11개 학부 전공과 의전원 등 9개 대학원도 특화 마인드가 있었던 거지요.
“그렇죠. 스포츠의학과와 미술치료학과는 국내 최고 전공으로 성장했고, 의료홍보미디어학과는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선 유일하게 의료·헬스케어로 특화했죠. 상담심리학과도 임상 분야에 초점을 둔 전국 유일의 전공입니다. 올해는 보건의료산업학과와 보건복지행정학과를 통합한 ‘AI 보건의료학부’를 만들어 AI와 헬스케어를 접목했어요. 다시 강조하지만, 백화점식 전공은 쓸모없어요. 전국 일반대학 취업률 1위(81.4%, 2017년)의 비결입니다.”
 
차의과학대의 ‘차(CHA)’는 설립자인 차광렬 차병원그룹 글로벌종합연구소장이 강조한 기독교적인 이웃사랑(Christianity), 인간 존중(Humanism), 연구·탐구(Academia) 정신의 머리글자다. C.H.A를 통해 인류에게 건강과 희망을 주겠다는 게 설립 정신이다. 개교 당시 전원 장학금, 전원 기숙사 생활이 화제였는데 지금도 화젯거리가 많다. 전교생 장학금 수혜율 91%, 학생 1인당 교육비 사립대 3위, 전임교원 확보율 1위, 간호사 국가고시 18년 연속 100% 합격, 약사 국가고시 5년 연속 100% 합격, 대학기본역량진단 최고등급, 대학기관평가인증 전 분야 최우수등급 등이다. 기록이 보여주듯 학생들의 실력이 탄탄하다.
 
전공이 남달라 변화 흡수가 빠르고 실력이 단단해지는군요.
“우린 속도가 빨라요. 매 학기 직후 모든 학과의 발전전략회의를 주재해 성과를 점검하고 문제점을 개선합니다. 대부분 4차 혁명 핵심 분야를 다루는 전공이어서 학계와 업계 흐름에 민첩해야지요. 학과 전략과 커리큘럼을 6개월마다 보완합니다. 3S가 중요해요.”
 
3S가 특이하네요. 무슨 개념인가요.
“흔히 작지만 강한 대학을 ‘SBS(Small But Strong)’라고 부르는데 저는 ‘3S(Speedy, Special, Strong)’를 강조합니다. 작은 몸집은 단점이 아니라 민첩하게 변화할 수 있는 장점이죠. 첫 번째 S는 속도입니다. 매 학기 직후 다음 학기 전략을 세우는 게 대표적입니다. 두 번째 S는 특성화입니다. 전문성 없는 전공은 안 만들죠. 세 번째 S는 추진력입니다. 실패를 두려워 않고 빠르게 결정한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거죠.”
 
3S가 대단합니다. ‘차차차(CHA CHA CHA)’ 인재상도 궁금하네요.
“차차차는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과감하게 도전(CHAllenge)해 기회(CHAnce)를 얻어 자신과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CHAnge)를 가져오자는 신념의 표현입니다. (웃으며) 혹시라도 주변에서 ‘차차차’하며 건배하는 분들이 있으면 아마도 우리 대학 사람들일 겁니다.”
 
법조인 출신의 이 총장은 현장 소통형이다. 직접 의견을 듣고 변화를 주도한다. 2012년 취임하자마자 규정을 정비하고 행정조직을 재편하고 재정 확충에 나섰다. 학생 수가 늘자 과학관과 미래관 등 강의·연구 시설을 확충해 캠퍼스를 아름답게 정비했다. 또한 판교테크노밸리에는 종합연구원(CHA Bio Complex)을 세워 기초의학과 임상 분야 시너지를 창출했다.
 
원래 의과대로 출발했는데 의료인 양성 교육의 특징은 뭔가요.
“학부 졸업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의전원을 유지하고 있어요. 우수 의학자와 글로벌 의사 양성이 특징입니다. 연구력 향상 지원 프로그램(RECOMP)을 통해 연구 동기를 부여하고, 해외 연수와 연구논문 작업을 적극 지원합니다. 미국 LA 지역에 있는 할리우드 장로병원(세칭 LA차병원)에서 의전원·약대·간호대 학생들이 임상실습을 하며 선진 의료시스템을 익히죠. 학생들은 LA글로벌센터(기숙사)를 무료로 이용합니다.”
  
전 학생에게 4년간 2회 무료 건강검진도
 
캠퍼스를 둘러보니 각종 실험실과 함께 ‘행복’이란 단어가 인상적입니다.
“행복교육은 특성화와 함께 우리 대학의 브랜드입니다. 대학은 최고, 최후의 교육기관입니다. 행복을 배우고, 채우고, 나눠야 비로소 교육이 완성됩니다. 재학생이 모두 행복의 맛을 알도록 공을 들입니다. 교육은 3단계로 진행해요.”
 
이 총장이 소개한 3단계 행복교육 프로그램은 행복 배움→행복 채움→행복 나눔이다. 1단계에서는 올해 신입생부터 교양필수(2학점)로 이론을 가르치고, 2단계에서는 행복의 주요 개념을 일상에 적용할 수 있도록 비교과 활동을 제공한다. 3단계에서는 자신의 행복을 타인과 나눌 기회를 제공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쌓은 경험을 리포트로 내면 행복교육인증을 해준다.
 
구체적인 사례가 궁금합니다.
“학생 행복정책을 의결하는 학생행복위원회와 그 정책을 실천하는 학생행복본부, 본부 산하에 행복교육원과 학생행복센터를 뒀습니다. 주목할 점은 학생행복위원회 9명 중 5명이 학생 대표라는 겁니다. 카페식 도서관, 실내암벽 등반장, 드론축구장, 동아리 지원금 등은 학생이 주도적으로 제안하고 의사결정한 결과입니다. 학생 전원에게 4년 동안 2회의 무료 종합건강검진도 제공합니다.”
 
코로나19로 대학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요.
“지난해부터 미래대학 환경 투자를 한 덕분에 온라인 교육이 잘 진행됐어요. 학습관리시스템(LMS)과 스마트 강의실, 이러닝(e-learning) 스튜디오를 만들고, 온라인 콘텐트 제작 교육을 해왔던 게 효과를 봤죠. 실험과 실습은 집중대면 방식으로 합니다. 보건실에 의료진도 상주해요. 이번 기회에 교수법을 바꿔야 합니다. 온라인과 대면 교육의 융합이죠. 여름방학에 교수들에게 온라인 교수법 특별 연수를 할 겁니다.”
 
30년 검사 출신 ‘훈테일’ 총장, 이젠 행복교육 전도사
이훈규 총장은 30년 간 검찰에 몸담은 검사 출신이다. 검찰 요직인 중수부 제1과장, 법무부 검찰 1과장, 서울지검 특수1부장을 두루 거쳤다. 1997년에는 살아있는 권력인 대통령 아들(김현철)을 역사상 최초로 구속한 강직한 검사다. 그때 사회지도층의 떡값을 조세포탈로 구속할 수 있는 신판례를 만들어냈고 그 판례는 유지되고 있다. 검사실에 웃고 들어갔다가 울고 나간다는 말이 전해질 정도로 부드럽지만 단호한 카리스마 소유자다.
 
법무법인 ‘원’ 대표변호사를 거쳐 2012년 총장으로 부임해 3연임 했다. 학교 법인 이사직을 맡은 것을 계기로 인재를 양성하는 보람 있는 일을 위해 교육자의 길을 택했다. 모든 행사에서 ‘차차차’를 외치는 그는 말 그대로 도전해서 기회를 잡았고 학교를 변화시켰다. 현장 소통형으로 학생 증원, 특수대학원 신설, 기부금 프로그램 ‘아름다운 동행’을 성공시켰다. 질문이 날카롭다. 세밀한 부분까지 직접 챙겨 교직원들은 그를 ‘훈테일’이라 부른다. 백발에 동안인 그는 매주 수요일 아침 기숙사 식당에서 계란후라이를 해주며 학생들과 소통한다. 인생의 궁극적 목표를 행복에 두라고 강조하는 행복교육전도사다. 1953년 충남 아산 출생. 연세대 법학과 졸업.
 
양영유 교육전문기자/중앙콘텐트랩 yangyy@joongang.co.kr
 
※양영유의 총장 열전은 크로스미디어로 진행합니다. 17일 발간되는 월간중앙 7월호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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