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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원옥 할머니 가족 "소장이 돈세탁"···정의연 "있을수 없는일"

중앙일보 2020.06.12 18:09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문이 닫혀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문이 닫혀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사망한 손영미(60)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마포 쉼터 소장이 쉼터에 머물던 길원옥 할머니 계좌에서 돈을 빼내 다른 계좌에 보내는 식의 돈세탁을 했다고 길 할머니 가족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350만원 들어와…돈 빼간 것 사실”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인천 연수구에서 만난 길 할머니의 며느리 조모씨는 “이전까지 정부 지원금을 매달 110만~120만원 정도 받으시는 줄 알았는데 이번에 어머님께 매달 350만원씩의 지원금이 들어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그렇게 많은 돈이 들어온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여성가족부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지원사업’을 보면 피해자로 결정됐을 경우 4300만원의 특별지원금을 일시금으로 받고, 생활안정자금으로 1인당 월 147만원을, 간병비로 연 1800만원(매달 150만원)을 포함해 건강치료와 소송 지원 등이 이뤄지고 있다.
 
조씨는 손씨가 할머니 계좌에서 돈을 빼낸 사실도 맞다고 했다. 앞서 손씨의 사망 소식을 전한 중앙일보 7일자 기사에는 '위안부 할머니 가족'이라면서 '이번 사건이 터지면서 소장님이 할머니 은행 계좌에서 엄청난 금액을 빼내서 다른 계좌에 보내는 등의 돈세탁을 한 것을 알게 됐다. 금액 쓴 내역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저런 선택을…'이라는 댓글이 달렸다. 그러면서 '뒷배도 없이 그동안 돈을 빼돌린 것도 아닐 테고 뒷배는 윤미향이겠고…'라는 말도 덧붙였다. 글쓴이는 최근까지 유일하게 마포 쉼터에 머물고 있었던 길원옥 할머니의 손녀로 확인됐다.
 

손 소장에 “진실하게 해야 해…내역 밝혀달라” 문자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3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김혜원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자문위원 겸 정의기억연대 고문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3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김혜원 한국여신학자협의회 자문위원 겸 정의기억연대 고문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씨는 해당 사실을 인지한 후 손 소장이 사망하기 며칠 전 '뼈를 깎는 아픔이 있어도 진실하게 해야 한다. (사용 내역을) 밝혀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손씨는 그 뒤 파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손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잠정 결론 낸 상태다. 이에 조씨는 "손 소장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줄 몰랐다. 금전적인 문제를 떠나 정말 고마운 분”이라면서 “손 소장이 어머님을 정말 잘 섬겼다”고 눈물을 흘렸다.  
 

길 할머니 아들이 돈 요구?…아들 “전혀 아냐, 난 떳떳하다”

일각에서 “길 할머니의 아들이 손씨에게 접근해 돈을 달라고 요구해왔다”는 주장에 대해서 조씨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어머님이 아들이 목사니까 선교하라고 매달 50만~60만원씩 주신 것이 전부”라고 했다. 조씨는 “(남편에게) 어머니가 주시는 걸 받지 말라고도 했는데 나중에는 어머님에게는 남편이 끔찍한 아들이어서 돈을 주는 게 행복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했다. 또 “(지원금이 얼마 들어오는지) 관심 갖는 거 자체가 돈 욕심이 있는 것처럼 보여서 아예 상관하지 않았다. 어머님이 2017년 국민 모금으로 1억원을 받았는지도 몰랐을 정도”라고 했다. 
 
조씨의 남편이자 길 할머니의 아들인 황모(61)씨는 이날 “전혀 돈을 요구한 적 없다. 난 떳떳하다”고 했다. 다만 그는 “손 소장과 가족 같은 관계였다. 가신 분이니 더는 그런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길 할머니는 지난 11일 마포 쉼터를 떠나 인천 연수구에 위치한 아들(조씨 남편) 부부의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정의연 “있을 수 없는 일…할머니 뜻에 따른 것”

한편, 이런 주장에 대해 정의연 관계자는 “할머니 통장에서 (소장이) 개인적으로 돈을 빼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또 “길원옥 할머니 이름의 장학금과 나비기금, 조선학교 후원도 있다. 할머니께서 기부금을 내신 것은 다 기금 명단에 기록돼 있다”면서 “할머니 뜻에 따른 것”이라고 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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