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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있나 확인 뒤 때렸다"···경비원 세번째 음성 유서 공개

중앙일보 2020.06.12 17:45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에서 근무하던 경비원 고(故) 최희석(59)씨의 마지막 음성 유서가 공개됐다.
 
최씨가 남긴 음성 유서는 총 3건이다. 중앙일보는 가해 주민 심모(48ㆍ음반제작자)씨의 폭언과 폭행에 못 이겨 괴로움을 토로하던 최씨의 음성 유서 2건을 보도한 바 있다. 이번에 공개된 마지막 음성 유서에는 심씨의 폭행 정황이 담겨 있다. 경찰이 핵심 물증으로 확보해 수사 보안상의 이유로 공개되지 않았던 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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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 유서에서 최씨는 “(4월) 27일날 화단에 물 주는데 갑자기 심씨가 나타나 감금 폭행했다”며 “화장실로 나를 끌고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심씨가 화장실) 문을 잠그고 CCTV를 세 차례 있나 없나 확인했다”면서 “(CCTV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아주 너 오늘 죽어보라며 모자를 벗겨 때리기 시작했다”고 울먹였다.
 
음성 유서에 따르면 심씨는 최씨를 향해 모욕적인 말도 서슴지 않았다. 최씨는 “엄청 많이 맞았는데 (심씨가) 바지에다 오줌 싸 이 XX야라고 했다”며 “한마디도 못 하고 그냥 서서 당했다”고 울먹였다. 최씨는 욕설과 폭언 등이 수차례 이어졌다고 전했다. 
 
 지난달 11일 고(故) 최희석씨가 근무하던 아파트 경비실 앞 분향소에서 한 주민이 애도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11일 고(故) 최희석씨가 근무하던 아파트 경비실 앞 분향소에서 한 주민이 애도하고 있다. 뉴스1

 
이후로도 심씨의 범행은 계속됐다. 최씨는 “5월 3일에는 3주 동안 밥을 못 먹어 뻥튀기 5개로 허기를 채우려고 했더니 (심씨가) 갑자기 나타나서 모자를 확 젖히고 코를 강타했다”며 “제 결백을 밝혀달라”고 흐느끼며 호소했다. 
 
음성 유서는 지난달 4일 녹음됐다. 심씨가 최씨에게 “나도 폭행당해 진단서를 발급받았으니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며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낸 날이다. 두려움을 느낀 최씨는 해당 아파트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주민들이 만류에 나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지난달 10일 최씨는 끝내 자신의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  
 
고(故) 최희석 경비원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은 혐의를 받는 아파트 입주민 심모씨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강북구 강북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고(故) 최희석 경비원에게 폭행과 폭언을 일삼은 혐의를 받는 아파트 입주민 심모씨가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강북구 강북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검찰, 무고 혐의도 추가…7개 혐의 적용

12일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부장 정종화)는 최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 심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보복상해ㆍ감금), 무고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심씨에게 특가법상보복감금, 상해, 보복폭행을 비롯해 무고, 강요미수, 협박, 상해 등 총 7개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은 범행을 경찰에 신고했다는 사실을 알고 지난 4월 27일 최씨를 보복 목적으로 경비실 화장실로 끌고 가 약 12분간 감금한 채 구타해 전치 3주 진단을 받게 한 혐의에 대해 특가법상보복감금 및 상해죄를 적용했다. 사표를 쓰지 않으면 괴롭히겠다는 취지로 협박했지만 최씨가 응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강요미수 혐의가 있다고 봤다.
 
검찰 관계자는 “서울북부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피해자 유족에게 긴급 생계비 지원 등 경제적 지원을 했다”며 “검찰은 다양한 형태의 갑질 범행에 대해 철저한 수사와 엄벌을 통해 고질적인 갑질 문제 근절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 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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