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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환자, 더위환자 구분 안 된다, 여름 코로나 비상

중앙일보 2020.06.12 17:12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 서 있다. 연합뉴스

보건 당국이 가을 코로나를 걱정하고 있지만 이보다 당장 급한 게 여름 코로나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허탁 대한응급의학회 회장(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은 12일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 주최 '질병예방관리청 왜 필요한가' 토론회에서 여름 코로나 위험성을 경고했다. 허 회장은 '의료위기 대응의 컨트롤타워 질병예방관리청' 주제 발표에서 이런 문제를 제기했다.
 
허 회장은 "코로나19와온열질환 환자를 응급실에서 구분하기 어렵다. 어떻게 대응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온열질환은 폭염 때문에 생긴 병을 말하는데, 어지럼증·발열·구토·근육 경련·발열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일사병·열사병·열경련·열실신 등이 있다. 지난해 1841명 발생해 11명 숨졌다. 지난달 20일~이달 11일 130명 발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105명)보다 많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아직 사망자는 나오지 않았다. 
 
허 회장은 "일사병은 열이 날 수도 안 날 수도 있다. 머리가 아프고 온몸이 욱신거린다. 감기 초기 증상과 비슷하다. 여기까지 보면 코로나19 증세와 비슷해서 구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코로나19 환자도 열이 안 나거나 약간 나는 경우가 있다. 증상만 봐서는 쉽게 구분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일사병이 심해져 체온이 41도 이상 오르고 의식이 없고 정신착란 증세가 나타나면 열사병이 된다. 
 
허 회장은 "응급실 입구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접촉 여부 등을 따지고 무더위 노출 여부를 확인하지만 애매한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면 코로나19 검사를 하게 되는데, 응급실 환자가 늘어나면서 업무가 그만큼 가중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환자의 병력을 청취하는데, 환자가 정확하게 설명하지 않으면 코로나19에 접촉할 수도 있고, 제대로 검사하고 치료하지 않아 다른 사람과 접촉하게 돼 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허 회장은 "보건 당국과 다른 전문가들이 가을 코로나 발생을 우려하지만 나 같은 응급 전문의는 여름 코로나가 당장 더 걱정"이라며 "기온이 32도 넘으면 걱정이 커진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권역응급센터(전남대병원 같은 대형병원의 응급실)에 격리실이 5개인데, 여름에 온열환자가 넘치면 이것으로 부족하다. 격리실을 늘리는 데 비용이 드는데 정부가 서둘러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온열환자 발생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올해 유난히 덥다고 하니, 스스로 보호해야 한다. 더위 노출을 줄여야 한다. 어쩔 수 없이 밖에서 일하거나 운동할 때 더위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고 충분히 물을 마셔야 한다"고 조언했다.
온열질환 예방하려면.[중앙포토]

온열질환 예방하려면.[중앙포토]

 
방역 당국도 온열질환과 코로나19가 섞이는 점을 걱정한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11일 브리핑에서 “여름철 온열질환으로 건강상 피해를 볼 수 있는 계층이 코로나19 고위험군과 정확하게 겹친다”고 지적했다. 보건 당국은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의 경우 기온이 높은 낮 시간대 외출을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3밀(밀집, 밀폐, 밀접) 시설 모임은 가능한 한 참석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올해 5월 20일~6월 11일 온열환자 130명 중 열사병이 32명, 열탈진이 70명, 열경련이 15명, 열실신이 13명이다. 농사일하다 걸린 사람이 38명(비닐하우스 2명 포함), 작업장 근로자가 38명(실외 34명, 실내 4명)이다. 도로에서 발생한 사람도 14명이나 된다. 발생시간대를 보면 오전 10~12시가 21명, 12~13시 17명, 13~14시 15명, 15~16시 16명 등이다. 단순노무 종사자 33명, 농림어업인·숙련노동자가 22명이다. 연령별로 보면 50대가 26명으로 가장 많다. 65세 이상이 43명이다. 
 
신성식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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