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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방송에 기부 1억 쏟아진 日···대북단체 고발한 韓 때렸다

중앙일보 2020.06.12 16:09
경영난에 빠진 일본 대북 라디오 방송이 시민들의 기부금에 한숨 돌리게 됐다. 곧 문 닫을 위기라는 소식에 1000만엔(약 1억1200만원) 가까운 기부금이 모였다.    
 

대북방송 라디오 문닫을 위기
경영난 알려지자 기부금 몰려

아사히 "韓 대북전단 고발 우려"
"북 언동에 좌우되지 말고 담력 갖길"

12일 산케이 신문에 따르면 대북 라디오 방송 ‘시오카제’를 운영하는 '특정 실종자(납북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 문제조사회'는 경영난에 오는 8월 폐방을 앞두고 있었다. 납북자 가족들이 고령화한 데다 최근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기부금이 확 줄면서다.   
 
하지만 지난 3월말 이 같은 사정이 전해진 뒤 반전이 일어났다. 채 한 달이 안 돼 1000만엔 이상의 기부금이 모였다. 모두 개인 기부자로 한 사람이 100만엔(약 1100만원)을 낸 사례도 있었다. 기부자 중에는 “(대북방송) 라디오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았다”는 이들도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본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가 운영하고 있는 대북 라디오 방송 시오카제. [유튜브 캡쳐]

일본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가 운영하고 있는 대북 라디오 방송 시오카제. [유튜브 캡쳐]

 
‘시오카제’를 운영하는 데는 기지국에 내는 월 100만엔을 포함해 연간 2000만엔(약 2억25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일본 정부가 ‘시오카제’에 방송 프로그램 제작을 의뢰하는 방식으로 일부 지원을 해왔지만, 자체적으로 1000만엔 이상의 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납북자 문제의 상징적인 존재인 요코타 메구미(横田めぐみ)의 아버지 요코타 시게루(滋)씨가 사망하자, 특별방송을 편성해 내보내기도 했다. 특정실종자문제조사회의 아라키 가즈히로(荒木 和博) 대표는 “요코타 시게루씨의 죽음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납치문제 해결의 전환점으로 삼아 최대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와중에 우리 정부가 대북 전단 살포를 주도한 탈북자단체를 고발하기로 한 것을 두고 일본 내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2일 아사히 신문은 최근 한국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주도한 탈북자단체를 고발한 조치 등과 관련 "한국은 원칙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아사히 신문 캡쳐]

12일 아사히 신문은 최근 한국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주도한 탈북자단체를 고발한 조치 등과 관련 "한국은 원칙을 갖고 대응해야 한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아사히 신문 캡쳐]

 
비교적 친한(親韓) 성향인 아사히신문도 12일 '한국은 원칙을 갖고 대응하길 바란다'는 제목의 사설을 냈다. 사설은 “그간 탈북자들의 행동 제한은 논의된 적이 있지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강제 조치는 하지 않아왔다”면서 "자유주의 국가의 원칙을 손상시키는 회유책을 계속하면, 한반도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고 우려했다. 
 
이어 “김대중 정권은 햇볕정책을 내세우면서도 군사도발에는 곧바로 반격하는 강온양면책을 구사해왔다”고 언급했다.
 
사설은 또 “문재인 정권에 요구되는 것은 북한의 언동에 좌우되지 않는 담력”이라면서 “눈앞의 성과를 고집하지 말고, 다음 세대를 내다보며 남북정책을 추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도쿄=윤설영 특파원 snow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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