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K텔레콤 2G 종료…발끈한 01X 모임 "소송, 대법원까지 갈 것"

중앙일보 2020.06.12 15:31
이태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책실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SK텔레콤이 011 또는 017 등으로 시작되는 휴대전화 '2G 서비스'를 폐지하기 위해 과기정통부에 신청한 기간통신사업 일부 폐지신청 건에 대해 이용자 보호조건을 부과하여 승인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책실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SK텔레콤이 011 또는 017 등으로 시작되는 휴대전화 '2G 서비스'를 폐지하기 위해 과기정통부에 신청한 기간통신사업 일부 폐지신청 건에 대해 이용자 보호조건을 부과하여 승인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SK텔레콤의 2G(세대) 서비스를 폐지하라고 12일 승인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2G 가입자 38만4000명은 3G·LTE·5G 등 다른 회선으로 이동해야 한다. 하지만 가입자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어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과기정통부에 2G 서비스 폐지를 승인해달라고 신청한 바 있다. 정부의 2G 주파수 만료 시점인 내년 6월보다 1년 먼저 조기종료 하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 측은 "2G 장비가 노후화됐고 부품도 부족하다"면서 "장비 고장으로 서비스가 멈춰 서면 통신 두절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2G 서비스 이용자들이 3G나 4G로 미리 갈아타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해왔다.
SK텔레콤 2G 연혁

SK텔레콤 2G 연혁

25년 된 2G망, 노후화로 고장 잦고 부품 없어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의 이 같은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4차례 현장 점검과 전문가 자문회의, 의견청취 등을 거쳤다. 이 과정에서 2차례 서류 보완을 요청하고 반려하는 등 신중을 기했다.
 
과기정통부는 기술전문가 그룹, 장비제조사 등과 함께 전국 교환국사(MSOㆍMobile Switching Office)와 기지국사·광중계기 운영상황을 조사한 결과, 1996년부터 25년간 운영 중인 2G 망 노후화와 예비 부품 부족 실태를 확인했다. 최근 3년간 교환기 고장은 132%, 기지국·중계기 고장은 139% 증가했고, 장비별 이중화는 20% 미만으로 저조했다. 과기정통부는 "망 복구가 일부 불가능하고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고 있다"면서 "2G 서비스를 계속 운영하는 것이 이용자 보호 차원에서 적정치 않다"고 판단했다.
 

SKT "단말기 할인 등 지원" VS 가입자 "011 번호 쓰겠다"

정부가 2G 서비스 폐지를 승인함에 따라, SK텔레콤은 잔존 가입자 38만4000명에 대한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3G 등으로 전환하는 2G 가입자는 ▶단말기 구매금으로 30만원을 지원받고 24개월간 매월 요금 1만원씩 할인받거나 ▶24개월간 이용 요금의 70%씩 할인해주는 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또 2G 가입자가 대리점 등에 방문할 필요 없이 전화만으로 전환할 수 있고, 65세 이상이거나 장애인이면 SK텔레콤 직원이 방문해 처리해준다.
 
가입자가 KT나 LG유플러스 등 타사로 전환하면 SK텔레콤이 5만원을 지급한다. 또 011·017 번호 사용을 희망할 경우, 3G 등으로 전환하더라도 내년 6월까지 해당 번호를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이후에는 모두 010으로 변경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일부 2G 사용자들은 SK텔레콤과 과기정통부에 "다른 지원책은 필요 없으니 011·017 번호를 유지하게 해달라"고 반발하고 있다. 2G 서비스 가입자들의 모임인 '010번호통합반대운동본부' 박상보 회장은 "SK텔레콤이 내놓은 서비스 전환자 지원책은 수년 전부터 해오던 것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다"면서 "공시지원금을 받으면 공짜폰도 수두룩한데, 단말기 대금 30만원 등의 말뿐인 보상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쓰던 번호를 쓰게 해달라'는 요구를 외면하고 2G 서비스를 종료하려는 SK텔레콤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며, 대법원 판결까지 받자는 게 회원들의 의지"라고도 덧붙였다.   
SK텔레콤은 2G 서비스 종료에 맞춰 가입자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2G 서비스 종료에 맞춰 가입자 보호를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SK텔레콤 제공]

SKT, 2G 서비스 폐지 절차 다음달 6일부터 
SK텔레콤은 정부 권고에 따라 2G 서비스 폐지 절차를 승인일로부터 20일이 지난 다음 달 6일부터 진행할 수 있다. 2G 서비스 회선은 늦어도 올해 안에 모두 없앤다는 게 SK텔레콤의 계획이다. 2G 가입자들은 이 기간이 지나도 서비스 전환 지원을 2년간 받을 수 있다. SK텔레콤은 "2G 서비스 종료를 계기로 5G 시대에 더욱 차별화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기존 2G 이용자들이 추가 비용 부담 없이 망 장애 위험성이 낮은 3G 이상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필요한 조처를 했다"면서 "향후에도 이용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기업들이 시장변화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공정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