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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뭔 대답이냐" 재판장도 혀두른 조범동의 '엿가락 답변'

중앙일보 2020.06.12 14:00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 이날 법정에는 전날에 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조씨는 여기서 11일 검찰 신문 때 정 교수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자신의 진술을 하루만에 뒤집는다.
 

"허위컨설팅 자료 보여줘"→"보여준 적 없다"

조범동, 변호인 반대신문 中
정경심 교수 변호인=코링크PE와 맺은 컨설팅 계약서를 피고인(정경심 교수)이 만들어달라고 요청한 적 있나요?
조범동=그런 적 없습니다.
변호인=피고인에게 허위 컨설팅 자료 만들게 한 적 없죠?
=네. 
변호인=허위컨설팅 자료를 피고인에게 보여준 적 없죠?
=네. 
 

정경심에 불리한 진술 하루만에 뒤집혀 

이날 조씨의 발언이 문제가 된 건 전날 검찰 질문에 대한 답변과 모순되기 때문이다. 검찰은 11일 증인신문에서 조씨에게 "정 교수 동생 명의로 허위컨설팅 자료를 만들어 정경심에게 교부한 것은 맞죠?"라고 물었고 조씨는 "네 사실입니다"라고 답했다. 대부분의 질문에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던 조씨의 답변이라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조씨가 정 교수의 요청으로 허위컨설팅 자료를 만들었는지 여부는 답변하지 않았지만 보여준 사실은 인정했다. 그런데 조씨가 이 발언을 하루만에 뒤집은 것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 [연합뉴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 [연합뉴스]

조씨의 진술이 중요한 건 정 교수와 조씨가 허위컨설팅과 관련한 공범으로 기소됐기 때문이다. 검찰은 두 사람이 정 교수 동생 명의로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PE)와 허위 컨설팅 계약을 맺고 1억5795만원을 횡령했다고 본다. 하지만 조씨의 말대로 조씨가 정 교수에게 허위컨설팅 계약서를 보여주지도, 정 교수가 이를 요구하지도 않았다면 이 범행은 조씨의 단독범행이 된다. 검찰은 조씨가 정 교수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뒤, 논란이 되자 말을 다시 주워담았다고 본다. 반면 정 교수의 변호인은 허위컨설팅과 관련해 정 교수는 구체적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조씨는 이날 증인신문에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묻는 질문을 회피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 재판장(임정엽 부장판사)에 질책을 받았다. 
 
조범동, 변호인 반대신문 中
정경심 변호인="증인(조범동)이 정 교수에게 '운용현황 보고서가 있는데, 그동안 전달하지 않고 구두로 설명해왔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시나요?
 
조범동=담당 직원들이 관련 서류를 만들거나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 생각하고, (정 교수와) 대화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재판장=그게 무슨 대답이에요. 질문에 맞게 대답을 하세요. 본인이 원하는 대답을 하지 말고요. 묻는 것은 다른 것인데 왜 그런 대답을 하십니까?
조=죄송합니다. 
 

재판장은 또 조범동 질책 

재판장은 전날 증인신문에서도 조씨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으로 일관하자 조씨를 질책했었다. 재판장은 조씨에게 "증인은 진술거부권이 있지만 기억나는 사항을 기억나지 않는다고 자꾸 얘기하면 위증되가 됩니다. 아시겠어요? 모르겠어요?"라고 했고 조씨가 "알겠습니다"라고 하자 "왜 습관적으로 기억이 안 난다고 하세요. 증인에게 거짓말을 할 권리는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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