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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뒤 CEO 될 준비하시죠'…삼성전자 독특한 임원 육성법

중앙일보 2020.06.12 12:17
기업 임원이 ‘별’이라면 최고경영자(CEO)는 ‘별 중의 별’이다. 누구나 되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할 수 없다. 풍부한 사업 경험과 경영 능력이 있어야 한다. 조직에는 비전을 제시해야 하고 기업 안팎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할 줄 알아야 한다. 하루아침에 갖출 수 있는 능력이 아니다. 그렇다면 국내 대표 기업들은 CEO를 어떻게 키우고 뽑을까. 매출·시가총액 기준 상위 10대 기업의 CEO 육성법을 들여다봤다. 
CEO 이미지. 〈이코노미스트〉

CEO 이미지. 〈이코노미스트〉

삼성전자, CEO 후보자 4주간 SLP 교육 

직원이 10만명이 넘는 삼성전자는 독특한 방법으로 CEO 후보군을 선정한다. 후보군은 두 부류다. 1~2년 이내에 즉시 보임이 가능한 ‘레디 나우(Ready Now)’ 후보군과 3~5년 후 CEO를 수행할 수 있는 ‘레디 레이터(Later)’ 후보군이다. 삼성전자 측은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이 협의해 대표이사 후보군을 선정한다”고 밝혔다. CEO 후보자들은 약 4주 동안 SLP(Samsung Leadership Program) 교육을 받는다. 지난해에는 7명이 SLP 과정을 거쳤다. 삼성전자는 “경영전략과 리더십, 글로벌 역량 등 차세대 대표이사에게 요구되는 종합적인 경영 역량을 집중적으로 배양할 수 있는 기본 교육을 한다”며 “이와 별도로 사업 경험과 업무 지식 강화를 위해 직무순환 등 맞춤형 육성도 병행한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모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이원희 현대자동차 사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모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현대차, 자체 임원 육성 프로그램 거쳐야 

현대자동차는 인사팀 주관 아래 내부 후보자와 외부 인재 영입 등 다양한 후보군을 검토한다. 또 전문성과 리더십, 잠재 역량을 검증한 후 심의위원회를 통해 단기·장기 CEO 후보군을 선정한다. 후보자들은 현대차의 자체 임원 육성 프로그램인 GLP(Global Leadership Program) 교육을 받는다. 지난해에는 13명이 GLP-1 과정을 거쳤고, 10명은 GLP-2 교육을 받았다. GLP-1은 경영자의 미래 변화 대응능력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이다. GLP-2는 경영자의 리더십 역량을 키우는 교육 과정이다. 현대차는 “사내외 육성 프로그램을 통한 맞춤형 육성, 다양한 역할과 기회 부여를 통한 성과·역량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평가 따라 CEO 후보군에서 제외하기도 

LG전자는 최고경영진과 인사담당 임원이 협의해 CEO를 승계할 수 있는 후보군을 매년 선정한다. LG전자 측은 “주요 임원과 사외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CEO 자격 요건에 기반을 둔 자격 검증을 통해 후보자를 선정한다”고 밝혔다. 후보군은 회사에서 제공하는 육성 면담과 리더십 코칭, 경영 교육(Executive Program) 과정을 거친다. SK하이닉스는 주요 임원을 대상으로 연 3회, 3~5일씩 외부 집합 교육을 하고 경영 전략과 글로벌 비즈니스 등 다양한 역량 재고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즉시 CEO에 선임이 가능한 단기 후보군은 대표이사의 업무를 일정 부분 배분해 역할을 확대하고, 중장기 후보군 역시 매년 선발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선정된 임원이라도 평가에 따라 후보자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권봉석 LG전자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구현모 KT 사장. 모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왼쪽부터 권봉석 LG전자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구현모 KT 사장. 모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외압 논란 많았던 KT·포스코 자체 승계 프로그램 운영 

CEO 선임 때마다 외압 논란이 적지 않았던 KT와 포스코 역시 CEO 승계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KT는 2017년부터 이사회를 중심으로 CEO 승계 프로세스를 운영한다. 이사회 내 지배구조위원회가 부사장급 이상 임원 중에서 후보군을 뽑고, 사외에선 외부 공모나 전문기관의 추천을 통해 후보군을 선발한다. 지난해 4월부터는 ‘차기 CEO 선임 프로세스’에 따라 사내 후보자군을 대상으로 매월 한 차례씩 ‘차세대 CEO’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는 ‘승계 카운슬(Council)’에서 자격 요건을 갖춘 후보군을 발굴해 이사회에 제안하고,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심층적인 자격 검사를 하는 과정을 거친다. 포스코 측은 “2018년 갑작스러운 승계 과정에서도 정해진 프로세스에 따라 CEO 승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2018년 4월 임기가 2년 남은 권오준 당시 포스코 회장이 갑작스러운 사임 의사를 밝히고 물러난 후, 그해 7월 최정우 현 회장이 선임됐다. 
 
이밖에 LG화학은 CEO 후보자를 대상으로 ‘사업가 육성 교육(EnDP:Entrepreneur Development Program)을 실시하고, 삼성SDI는 경력 단계에 맞춰 최고경영자·고위경영자 양성과정, 차세대 리더 양성과정 등의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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