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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부, 정의연 예산 집행 "계획대로"…장관 '몰래 보고'는 "오해"

중앙일보 2020.06.12 11:43
여성가족부가 "검찰에서 확정된 사실이 나오지 않으면 올해 예정된 정의기억연대 관련 지원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의 모습. 우상조 기자

여성가족부가 "검찰에서 확정된 사실이 나오지 않으면 올해 예정된 정의기억연대 관련 지원 예산을 집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의 모습. 우상조 기자

여성가족부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에 책정된 하반기 예산 집행을 “계획대로 할 것 같다”는 입장을 12일 밝혔다. 
 
정의연의 회계 부정 의혹과 예산 지원에 대한 각종 논란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여가부가 기자간담회를 자처했지만, 무기력하고 어정쩡한 설명과 입장만 되풀이하는 수준에 그쳤다. 
 
여성가족부(여가부)는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책정된 정의연 예산 집행에 대해 “전반기 예산은 집행했고 하반기분은 아직 보고 되지 않은 상황이다”며 “검찰에서 확정된 사실이 나오지 않으면 예정대로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의연 마포 쉼터에 마지막으로 머물던 길원옥 할머니가 지난 11일 떠났는데도 예산을 집행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해 사업을 종료하고 정산해야 할 것 같다”며 “명확한 결정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이 쉼터에는 연간 3000만원이 지원됐는데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집행한다. 상반기분은 이미 집행을 마쳤고 하반기는 아직 집행하지 않은 상태다. 

 
건강치료사 보조금 등 건강치료 및 맞춤형 지원 사업과 관련해서는 여가부 자체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한다. 여가부는 “딱 잘라 지금 확정해서 말하기 어렵고 검찰에서 사건을 보고 있기 때문에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TF 위원장(가운데)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회의실에서 열리는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TF 1차 회의에 참석해 윤미향 당선인 관련 부동산 자료를 내보이며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곽상도 미래통합당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TF 위원장(가운데)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회의실에서 열리는 위안부 할머니 피해 진상규명 TF 1차 회의에 참석해 윤미향 당선인 관련 부동산 자료를 내보이며 발언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일부 언론에서 지적한 국회 요구자료를 제출 거부에 대해서는 위안부 피해자 중 피해 사실과 피해자임을 가족에게도 알려지길 원치 않는 경우가 있는 만큼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3일 여가부에 ▶지난 10년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지원 및 기념사업 심의위원회(심의위) 위원 명단과 개최 내역 ▶정의연이 제출한 위안부 피해자 지원 사업 정기 보고서 등 2가지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여가부가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여가부는 이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 심의위원회의 주요 업무는 피해자 등록 결정인 만큼, 심의위원회 명단공개 시 피해자 등록과정에 대해 알려지는 것을 우려하는 경우가 있어 비공개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요구받은 자료는 추후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 제출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번 정의연 사태를 계기로 위안부 지원 사업 선정 시 검증을 강화할 계획이 있냐는 질문에는 “국가 보조금 관련 법령에 관련 절차 규정이 다 정해져 있다”며 “조금 더 세심히 챙겨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후 정의연과 관련해 이정옥 여가부 장관 차원의 추가 입장 표명은 없을 전망이다. 여가부는 “피해자 지원 만전 기하고 사업을 세밀하게 하겠다는 입장 외에는 현재 추가 입장 표명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청와대 유튜브 캡처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청와대 유튜브 캡처

이 장관이 정의연 회계부정과 관련해 야당에 ‘몰래 보고’를 시도했다는 일부 언론에 지적에 대해서는 ‘오해’라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이 장관은 TF 회의인 줄 모르고 갔기 때문에 가지고 간 자료가 적절치 않은 거 같아서 기다리며 계속 양해를 구했다”며 “회의 방식에 대해 서로 오해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 11일 오후 3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미래통합당 ‘윤미향 진상규명 태스크포스(TF)’와 만나 정의연 회계부정 관련 보고를 할 예정이었지만 보고시각보다 50분 늦었다. 
 
여가부 관계자가 통합당 측에 전화를 걸어 “장관님이 복도에 카메라가 많은 것을 보더니 차마 발이 안 떨어진다고 한다”고 전했고, 이에 여가부 보고가 취소된 줄 알았던 의원들과 기자단은 철수했다. 
 
하지만 이때 이 장관은 다른 층 휴게실에 있었다고 한다. 취재진이 사라진 뒤 다시 보고하겠다고 연락한 이 장관에게 곽 의원은 “사전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면담은 어렵다”며 돌려보냈다.  
 
한편 여가부는 1993년 제정된 일본군위안부피해자법에 따라 피해자를 보호, 지원하는 생활안정지원사업과 피해자의 명예회복과 진상규명을 위한 기념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피해자 고령화에 따라 치료지원에 대한 수요가 늘었고 2001년부터는 치료비, 2006년부터는 병간호비를 추가로 지원했다. 
 
1993년 월 15만원이던 생활안정 지원금은 2003년 월 60만원, 2013년 월 98만2000원, 20년 월 147만4000원으로 증가했다. 병간호비 지원금 전체 예산도 2006년 1억6700만원에서 올해 3억830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 기준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사업 예산은 총 13억5200만원이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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