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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진짜인데 진짜가 아니다? 랩 다이아몬드와 성형미인

중앙일보 2020.06.12 11:00

[더,오래]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44)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조금만 낮았더라도 세계의 역사가 바뀌었을 것이다.’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철학자 파스칼이 남긴 말이다. 서양의 절세미인으로 알려진 클레오파트라(BC 69 ~ BC 30)는 로마의 위대한 두 명의 영웅,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를 차례로 사랑하였고 두 남자를 파멸로 이끈 장본인이다.
 
동양의 절세미인 하면 떠오르는 양귀비(719~756)는 16세 때 당시 당나라 황제 현종의 18번째 아들의 비가 된다. 그런데 며느리의 미모에 첫눈에 반한 현종은 끝내 양귀비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기나긴 태평성세에 마음이 해이해져 이전의 총기를 잃고 실정을 거듭한다. 그 틈새에 양귀비의 오빠 양국충이 국정을 농단하면서 당나라의 국세는 급격하게 기울게 된다.
 
클레오파트라와 양귀비는 당대 최고 미인이었지만 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사진은 영화 '양귀비 : 왕조의 여인'(좌), '클레오파트라'(우) 포스터.

클레오파트라와 양귀비는 당대 최고 미인이었지만 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사진은 영화 '양귀비 : 왕조의 여인'(좌), '클레오파트라'(우) 포스터.

 
과연 클레오파트라와 양귀비가 역사를 뒤흔들 만큼 실제로 빼어난 미모의 소유자였을까? 지난 2001년 대영박물관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클레오파트라와 관련된 유물과 작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클레오파트라 특별전을 열었다. 그녀가 살았던 시대에 만들어진 동전, 석상 등 유물에 따르면, 클레오파트라는 150㎝ 남짓한 작은 키, 뚱뚱한 몸매, 살찐 목에 매부리코의 소유자였다고 한다.
 
당시 큐레이터를 맡았던 고고학자 수전 워커 박사는 “클레오파트라 신화는 대부분 난센스”라며 “뚱뚱하고 못생긴 추녀라고 말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영화의 내용처럼 로마와 정치적인 연대를 한 것은 빼어난 미모라기보다는 그녀의 지성과 정치적 수완 때문이라고 워커 박사는 결론지었다.
 
양귀비의 미모도 당대에는 매우 뛰어났을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현대인의 관점에서는 양귀비도 그다지 미인은 아니었다는 견해가 다수다. 우선 그녀가 키가 작았고 비만형이었다고 한다. 여러 문헌의 기록에 미뤄볼 때 양귀비의 키는 155㎝ 정도, 몸무게는 80㎏ 정도로 추정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물론 미의 기준은 시대에 따라 변한다. 클레오파트라와 양귀비처럼 당대에는 최고 미인이었지만 지금은 기준이 달라진 것일 수 있다. 가끔 얼굴 부위별로 최고 미인을 선별해 합성한 사진이 화제가 되곤 한다. 지난 2017년 11월에 한 바이오기업이 한국인이 생각하는 가장 아름다운 얼굴을 부위별로 집계하여 합성한 사진을 공개했다. 총 290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다.
 
바이오 의약품 기업 휴젤 등 연구팀이 합성한 한국 미인. [사진 휴젤]

바이오 의약품 기업 휴젤 등 연구팀이 합성한 한국 미인. [사진 휴젤]

 
눈은 김태희, 코는 한가인, 입술은 송혜교가 가장 아름답다고 선정됐다. 이들 외에도 한국을 대표하는 미인 15명의 사진을 컴퓨터로 합성한 최고 미인의 얼굴이다. 합성 미인은 누가 봐도 완벽한 미모다. 합성 미인처럼 이젠 합성 다이아몬드 시대가 오고 있다.
 
합성 다이아몬드의 세계적인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이고 해마다 발전하는 기술로 인해 합성 다이아몬드의 감별조차 점점 힘든 실정이다. 미의 기준이 시대별로 달라지는 것처럼 첨단기술의 발달로 자연이 수십억 년에 걸쳐 만든 걸작인 다이아몬드를 그대로 실험실에서 대량으로 만들어 내는 시대가 온 것이다. 낮아진 희소성으로 인해 다이아몬드와 비교하면 금전적 가치는 떨어지지만 아름다움과 내구성은 그대로다.
 
아직은 합성 다이아몬드라는 것이 일반 소비자에게는 생소하다. 값비싼 다이아몬드를 살 계획이 있다면 합성 다이아몬드인지 아닌지 확인이 꼭 필요하다. 경제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는 합성 다이아몬드를 살 계획이라면 이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 주는 판매처를 고르는 것을 추천한다. 가격 비교도 필수다.
 
역사 속 클레오파트라와 양귀비, 김태희나 송혜교가 제각각 톡톡 튀는 개성을 지닌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빛나는 존재인 다이아몬드라면, 컴퓨터로 조합해 만들어낸 한국 최고 미인의 얼굴은 마치 합성 다이아몬드와도 같다. 완벽한 미모이지만 뭔가가 인위적인 맑고 투명한 눈에 총기가 없는 듯한 느낌이다. 다이아몬드가 자연미인이라면, 합성 다이아몬드는 성형 미인이 아닐까.
 
합성 다이아몬드 Q&A
전문가가 합성 다이아몬드를 감정하는 모습. 합성 다이아몬드 반지와 감정서. [사진 디에코 주얼리]

전문가가 합성 다이아몬드를 감정하는 모습. 합성 다이아몬드 반지와 감정서. [사진 디에코 주얼리]

 
Q. 합성 다이아몬드는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A. 합성 다이아몬드는 실험실에서 일정한 조건하에 약 1주일이면 만들 수 있습니다.


Q. 랩 다이아몬드는 무엇인가요?
A. 합성 다이아몬드의 다른 명칭으로 실험실, 제조공장에서 만든 물질입니다. 그러나 천연 다이아몬드가 가지는 화학적 구성성분, 결정구조, 물리적 특성이 동일합니다.


Q. 합성 다이아몬드는 가짜인가요?
A. 가짜 다이아몬드는 아닙니다. 단, 자연에서 생성된 것이 아닌 인공적으로 만든 것입니다.


Q. 합성 다이아몬드도 감정서가 발급되나요?
A. GIA 및 국내외 감정기관에서 감정서를 발행합니다.


Q. 다이아몬드와 합성 다이아몬드는 식별이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그러나 전문가에 의한 정밀 검사장비를 통해서 가능합니다.


Q. 큐빅 지르코니아와 합성 모나사이트는 합성 다이아몬드와 같은 것인가요?
A. 다릅니다. 큐빅 지르코니아(C.Z)와 합성 모나사이트는 다이아몬드의 외관 만을 본 따 만든 모조석입니다. 또한 큐빅 지르코니아와 합성 모나사이트도 다른 물질입니다.
 
[자료 한국다이아몬드위원회(KDC; Korea Diamond Council)]
 
주얼리 마켓 리서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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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은미 민은미 주얼리 마켓 리서처 필진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 주얼리가 좋아서 주얼리회사에 다녔다. 명품회사에서 세일즈 매니저로 18년간 일했다. 주얼리는 소중한 순간을 담는 물건이다. 돌아보면 누구에게나 인생 여정과 함께 해온 주얼리가 있다. 주얼리 박스는 누구에게나 설렘을 안겨준다. 나를 빛나게, 세상을 빛나게 만드는 주얼리 이야기. 창 넓은 카페에서 편안한 의자에 앉아, 차 한 잔 같이 하는 마음으로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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