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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체포술…"최악 5단계가 목 조르기, 주로 팔·손목 꺾기"

중앙일보 2020.06.12 06:00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이 비무장 상태인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AFP=연합뉴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이 비무장 상태인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무릎으로 누르고 있다. 조지 플로이드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AFP=연합뉴스

미국서 백인 경찰 무릎에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목을 짓눌려 사망하면서 경찰의 ‘목 누르기’ 체포술을 금지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전역에선 이에 항의하는 폭동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목 누르기 체포가 허용될까. 
11일 경찰청에 따르면 팔이나 다리로 목 주위 혈관을 압박하는 미국식 ‘목 누르기(neck restraints)’ 체포술은 공식 매뉴얼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대상자를 제압할 목적으로 뒤에서 목을 조르듯 압박하는 행위 등은 매뉴얼에 포함돼 있다.

 
지난 4월 9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2동 인근에서 한 남성이 광진을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 유세현장에 흉기를 들고 접근하다 경찰에 제압되는 모습. [중앙포토]

지난 4월 9일 오전 서울 광진구 자양2동 인근에서 한 남성이 광진을에 출마한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 유세현장에 흉기를 들고 접근하다 경찰에 제압되는 모습. [중앙포토]

'치명적 공격'시 “목 조르거나 압박해서 제압”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된 경찰청 예규 ‘경찰 물리력 행사의 기준과 방법에 관한 규칙 제정안’에 따르면 경찰은 위해 수준에 따라 5단계 대응에 나설 수 있다. 
공무집행방해에 준하는 3단계 ‘적극적 저항’의 경우 경찰은 “목을 압박하여 제압하거나 관절을 꺾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흉기를 휘두르거나 무차별 폭행을 하는 5단계 ‘치명적 공격’ 시에는 “대상자의 목을 강하게 조르거나 신체를 강한 힘으로 압박하는 행위”를 할 수 있다. 경찰은 이같은 예규를 반영한 호신체포술 매뉴얼로 정기적인 무도 훈련에 나선다. 현장에서는 팔이나 손목, 어깨를 꺾어서 제압하는 방식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고 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전 세계 어디든지 수갑을 채우려면 허리나 어깨, 목 중 한 군데를 누르지 않고는 제압이 안 된다”며 “다만 중심을 무너뜨려 움직이지 못하게 할 목적이지 미국처럼 경동맥을 압박해 의식을 잃게 하는 기술은 배우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다른 경찰 관계자도 “핏줄이 아니라 동맥, 정맥을 누르는 방법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목 누르기와 목 조르기 체포술을 허용하고 있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 매뉴얼. 파란색 부분에 "수동적 저항시에는 목누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 매뉴얼 캡처]

목 누르기와 목 조르기 체포술을 허용하고 있는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경찰 매뉴얼. 파란색 부분에 "수동적 저항시에는 목누르기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 매뉴얼 캡처]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의 경찰 매뉴얼은 경찰청 예규보다 구체적인 방식으로 목 누르기 뿐만 아니라 목 조르기(chokeholds) 등 두 가지 체포술을 허용하고 있다. “기도에 직접적인 압력을 가하지 않고, 팔이나 다리로 목을 압박한다”는 목 누르기의 경우 수동적으로 저항하는 대상에는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었다. 플로이드가 수갑을 차고서도 9분간 목이 짓눌린 채 땅에 엎드려 있었다는 점에서 과잉진압 논란이 불거진 이유다. 
목 조르기는 목 누르기에서 나아가 “목 앞부분에 압력을 가해 산소 공급을 차단한다”고 나와있다.
 

2018년 경찰 인권침해 진정 1546건 

플로이드처럼 사망에 이르지는 않더라도 한국에서 경찰 인권침해와 관련된 진정은 꾸준히 접수되고 있다. ‘2018 국가인권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같은 해에만 1546건의 경찰 관련 진정이 들어왔다. 폭언·욕설(274건) 다음으로 폭행·가혹 행위(247건), 진술 강요·심야 조사(227건) 순으로 많았다. 인권위는 최근 차를 빼달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민을 긴급체포한 뒤 수갑을 채우고 무릎으로 목까지 누른 경찰에게 징계를 권고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현장에서 과도한 행동을 해서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매뉴얼로 기준을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경찰청 예규에는 “목적을 달성한 경우에는 물리력 사용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대상자를 징벌하거나 복수할 목적으로 물리력을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규정도 포함돼있다고 설명했다. 과잉 진압을 규제할 근거를 마련해놨다는 것이다.
 

이훈 조선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물리력 사용보고서 작성을 의무화하면 물리력 남용을 예방할 수 있다”며 “파출소나 지구대 근무 일지에만 기록해서는 정확한 실상을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부상자가 발생하면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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