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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변서 산 '서산6쪽마늘' 배신···중국종 '2배 바가지' 주의보

중앙일보 2020.06.12 05:00
마늘 생산량이 예년보다 늘면서 가격하락이 우려되는 가운데 일부 지역에선 ‘원산지 둔갑’ 현상까지 나타나 자치단체가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지난 9일 서울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열린 '태안 마늘 대도시 직판행사'에서 가세로 태안군수(가운데)가 매장을 찾은 고객에게 마늘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 태안군]

지난 9일 서울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열린 '태안 마늘 대도시 직판행사'에서 가세로 태안군수(가운데)가 매장을 찾은 고객에게 마늘을 판매하고 있다. [사진 태안군]

 

서산시, '6쪽 마늘' 구입할 때 주의 당부
중국·스페인종과 크기·모양 비슷해 오인
태안군, 마늘 판매촉진 위해 한달간 행사

12일 충남 서산시에 따르면 본격적인 마늘 수확 시기를 앞두고 일부 상인들이 관광객이나 외지인의 통행이 잦은도로변에서중국·스페인종 난지형 마늘을 ‘서산 6쪽마늘’로 표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부 상인은 구분이 어려운 점을 이용해 같은 매대에 올려놓고 판매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서산시청 등에는 중국·스페인종 마늘을 서산 6쪽마늘로 잘못 알고 구매한 소비자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서산 6쪽 마늘과 중국·스페인종 마늘은 소비자는 물론 농민들조차 맛을 보기 전에는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양이 비슷하다. 중국종의 경우 서산 6쪽마늘과 크기까지 비슷해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온난한 해양성 기후와 비옥한 황토에서 자란 서산 6쪽마늘은 알리신 함량이 높아 항암·항균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한국식품연구원 연구에서 확인됐다. 가격도 중국·스페인종보다 1.5배, 2배가량에 판매되고 있다. 서산 6쪽마늘은 외국종보다 한 달 정도 늦은 6월 말에나 출하가 이뤄진다.
 
서산시는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주요 도로변의 마늘 판매점과 노점상 등을 대상으로 서산 6쪽마늘 원산지 표시 등을 집중적으로 단속할 방침이다. 마늘 구매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서산 6쪽마늘법인이나 농협 하나로마트 등 검증된 판매처를 이용하면 피해를 보지 않는다고 한다.
지난달 30일 맹정호 서산시장(왼쪽 다섯째)이 마늘 폐기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고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사진 서산시]

지난달 30일 맹정호 서산시장(왼쪽 다섯째)이 마늘 폐기현장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하고 농민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사진 서산시]

 
서산시 관계자는 “일부 상인들이 정확한 표기를 하지 않거나 고의로 서산 6쪽마늘이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있다”며 “수확과 건조 기간을 거치면 이달 말쯤에는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 서산과 태안지역을 중심으로 마늘이 과잉 생산되면서 가격하락을 막기 위해 산지 폐기도 이뤄졌다. 산지 폐기는 올해 전국 마늘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8.4% 감소했지만, 생산량이 평년보다 17.0%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폐기는 농림축산식품부 주관으로 전국에서 진행 중이다.
 
올해 태안에서 수확 예정인 난지형 마늘은 1만428t(980㏊)가량이다. 이 가운데 이미 280t(20㏊)의 마늘이 폐기됐다. 정부는 1㎏당 2023원의 생산비를 적용해 3.3㎡당 8900원을 보상한다. 지난해 농협 수매가격(1㎏당 1500~1700원)보다 높은 가격이다.
 
서산에서도 지난 5월 말까지 마늘 재배면적(946㏊)의 10%에 해당하는 83.4㏊에서 1114t의 마늘을 폐기했다. 이는 충남지역 전체 산지 폐기 면적인 145㏊의 57%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달 26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법산리의 한 농가에서 마늘 산지폐기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 태안군]

지난달 26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법산리의 한 농가에서 마늘 산지폐기가 이뤄지고 있다. [사진 태안군]

 
마늘 과잉생산으로 판로가 막히자 서산시와 태안군은 판촉행사 등을 열고 소비확산에 나섰다. 태안군은 지난 9일부터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시작으로 창동점, 안성 농식품 물류센터 등에서 한 달간 직판행사를 열고 있다. 직판 행사를 통해 공급되는 물량은 127t(2만5000망)에 달한다.
 
가세로 태안군수는 “태안은 전체 농가의 68%가 마늘을 재배할 만큼 판로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우수한 품질을 바탕으로 명품 마늘을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서산·태안=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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