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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시 대비 사망률은 말한다, 코로나 사망 41만명 '못믿을 통계'

중앙일보 2020.06.12 05:00
전세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얼마나 될까. 공식 기록은 41만명이다. 하지만 실제론 훨씬 많은 이들이 희생됐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검사 역량에 한계가 있는데다, 나라마다 사망원인을 분류하는 방식이 제각각이어서다. 
 

[그래픽텔링]

실제 피해를 추산해보는 방법의 하나는 평상시 사망률과 코로나19가 유행한 시기의 사망률을 비교해보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는 10일(현지시간)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세계 25개 도시의 사망률 증가 폭을 중간 집계했다. 그리고 지난 100년간 발생한 역사적 재난 때와 비교했다. 그랬더니 상당수 도시의 사망률이 눈에 띄게 높아졌고, 개중에는 최악의 재난으로 꼽히는 1918년 스페인독감, 2011년 동일본지진 때 수준에 육박하는 도시들도 다수 발견됐다. 아직 상황이 끝나지 않았는데도 그렇다.        
 

1.0배 이상 

코로나19와 100년 간 치명적 사건 사망률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코로나19와 100년 간 치명적 사건 사망률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우리가 끔찍한 재난으로 기억하는 사건 때의 사망률 증가 폭은 예상외로 작았다. 2016년 미국 시카고에서는 20여 년 만에 가장 많은 700여 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지만, 도시의 사망률은 1.01배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1년 뉴욕은 독감이 대유행했지만, 사망률은 역시 평소의 1.05배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평가를 받는 노르웨이 오슬로의 사망률은 평상시의 1.16배였다. 
러시아 모스크바는 코로나19 이후 사망률이 1.6배로 증가했다. 2001년 9월 11일 뉴욕에서 발생한 9·11테러로 그해 9월 한 달 동안 사망률이 1.61배로 증가한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2.0~3.0배 

코로나19와 100년 간 치명적 사건 사망률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코로나19와 100년 간 치명적 사건 사망률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유엔 난민고등판무관(UNHCR) 지침에 따르면 일반 사망률의 2배가 넘는 사망이 발생하면 '긴급 재난'을 선언한다. 스웨덴 스톡홀름 (2.18배)이 이번에 그랬다. 봉쇄로 대응한 다른 나라와 달리 스웨덴은 '느슨한 거리두기'로 이른바 집단면역 실험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도시의 인구밀도도 사망률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보스턴은 2.27배, 프랑스 파리는 2.61배, 영국 런던은 3.02배로 사망자가 늘었다. 이들 대도시의 사망률 증가 수준은 2003년 파리 폭염(2배)과 2005년 미국 뉴올리언스 허리케인 카트리나(2.42배)와 비슷하거나 높다.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페루 리마의 코로나19 사망률은 평시의 3.99배로 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1918년 10월 스페인독감이 유행할 때 보스턴(3.61배)과 뉴욕시(3.97배)의 사망률 증가 폭과 맞먹는다.  
 

4.0~7.0배

코로나19와 100년 간 치명적 사건 사망률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코로나19와 100년 간 치명적 사건 사망률 비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스페인 마드리드에선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 모두 1만4000명이 사망했다. 같은 기간 평소 사망자가 3000명 정도인 것과 비교할 때 4.57배 수준이다. 전쟁과 기근을 제외하고 평소의 5배가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에콰도르 과야스주는 4월 한달 동안 평소의 5.5배, 뉴욕시는 5.83배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탈리아 베르가모는 3월 사망률이 평소의 6.67배로 치솟았다. 역대 최악의 재해로 꼽히는 동일본대지진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 폭(미야자키현 6.85배)에 맞먹는다. 아직까지 역대 최악의 공중 보건 재난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발생한 스페인독감으로 집계됐다. 1918년 10월 필라델피아의 사망률은 평소의 7.27배로 증가했다.   
 
정유진 기자 jung.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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