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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문 정부 임기내 나랏빚 1000조 전망

중앙일보 2020.06.12 00:05 종합 1면 지면보기
2년 후인 2022년 나랏빚이 100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정부 전망이 나왔다.  
 

5년 동안 370조 늘어나는 셈
“2023년엔 GDP의 50% 넘을 듯”

민간 연구소가 아닌 기획재정부가 현 정부 임기 중 국가채무 1000조원을 공식화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2023년이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도 50%를 넘어선다고 봤다. 기재부는 지난 4일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이런 내용의 ‘국가재정운용계획의 재정총량 효과’ 보고서를 첨부했다.
 
11일 이에 따르면 국가채무 1000조원을 돌파하는 시기는 올해 들어 세 차례 추경으로 기존 전망보다 1년 앞당겨졌다. 지난해 8월 예산안을 짤 때만 해도 2023년이 돼야 국가채무가 1061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1~3차 추경 효과를 반영했을 때 올해 국가채무는 840조2000억원, 내년 935조3000원으로 뛰다가 2022년 1030조5000억원으로 1000조원을 넘어선다. 2023년이면 1134조2000억원으로 치솟는다. 매년 나랏빚이 100조원씩 늘어나는 무서운 속도다.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올라가는 속도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기재부는 채무비율이 올해 39.8%를 기록하고 2021년 42.1%, 2022년 44.2%, 2023년 46.4%로 상승한다고 봤다.  
 
하지만 이번 수정 전망에선 당장 올해 채무 비율이 43.5%로 치솟는다. 이후 더 올라 2023년이면 51.7%로 50% 선을 돌파한다.  
 
3년 후면 정부가 지고 있는 빚이 한 해 한국 경제 전체가 한 해 벌어들이는 돈의 절반을 넘어서게 된다는 뜻이다. 기대를 밑도는 경제성장률과 세금 수입,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예산 쏟아붓기 등으로 기재부가 한 예측은 불과 1년도 안 돼 ‘공수표’가 된 셈이다.
 
세 차례 추경, 국가부채 비율 급증…“기본소득 도입 땐 더 악화”
 
문제는 이마저도 낙관적이란 점이다. 3차 추경은 실질 GDP 성장률과 물가 상승분을 감안해 한국 경제가 올해 0.6% 성장한다는 것을 전제로 했다.
 
그러나 주요 경제예측 기관은 한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거둬들이는 세수가 줄어드는 것을 감안하면 나랏빚 1000조원,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50%를 넘는 시점이 더 앞당겨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 예측대로면, 문재인 정부의 재정 관리는 낙제점이다. 임기 내 국가채무 1000조원 돌파란 오명을 벗어나기 어렵게 됐다. 채무비율도 2017년 36%에서 2022년 48.9%로 12.9%포인트 급증한다. 국가채무 증가분은 370조3000억원이다.
 
빠르게 늘어나는 나랏빚을 안고 지속 가능한 국가 재정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재정을 확장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문제는 향후 국가채무비율이 더 빠른 속도로 높아진다는 점”이라며 “지금 논의되는 기본소득 등의 정책이 경제부처보다 정치권의 의지에 시행된다면 나랏빚은 더 많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정부는 3차 추경으로 경제성장률 반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주장하지만, 나랏빚에 대한 인식은 너무 안일하다”며 “한국은행이 이미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하는 상황에 정부가 미래 세대에 부담을 더 많이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조현숙·허정원·임성빈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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