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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트럭 전쟁 불붙었다

중앙일보 2020.06.12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현대자동차가 ‘2019 북미 상용 전시회’에 전시한 수소전용 대형 트럭 콘셉트카 ‘HDC-6 넵튠(Neptune)’.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2019 북미 상용 전시회’에 전시한 수소전용 대형 트럭 콘셉트카 ‘HDC-6 넵튠(Neptune)’. [사진 현대자동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수소연료전지 트럭 경쟁에 불이 붙었다. 대형 트럭을 생산하는 완성차 업체와 물류·유통 업체가 직격탄을 맞은 데다, 유럽의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기존 내연기관 트럭을 대체할 운송수단의 등장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나스닥 상장 후 포드 시총 앞질러
수소전기트럭 업체 니콜라 돌풍

현대차·도요타 선두주자에 맞서
다임러·BMW 등 경쟁 본격 나서
전기차 테슬라도 “세미 트럭 양산”

최근 주목을 받는 회사는 미국 전기자동차 스타트업 ‘니콜라’다. 지난 4일(현지시간) 나스닥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하며 100년 역사의 완성차 업체 포드의 시가총액을 넘나드는 ‘핫’한 회사가 됐다. 2014년 트레버밀튼이 창업한 니콜라는 수소전기트럭과 순수전기차 기반의 픽업트럭을 출시할 계획을 내놨다. 2015년 시제품이 나온 니콜라 원은 1회 충전으로 1900㎞ 이상 달릴 수 있다. 이후 중대형 트럭인 니콜라 투와 중형 트럭 니콜라 트레 발표 계획을 내놨고, 지난 2월엔 전기 픽업트럭 배저의 생산계획을 내놨다.
 
테슬라 대형 전기트럭 세미. [사진 테슬라]

테슬라 대형 전기트럭 세미. [사진 테슬라]

아직 상품을 내놓지도 않은 회사가 주목을 받는 건 전기 승용차 분야에선 테슬라가 독주하고 있지만, 상용차(트럭·버스) 부문에서는 전기차나 수소전기차 양산 차량이 등장하지 않아서다. 장거리 운송용 대형 트럭은 순수전기차가 대체하기에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디젤 트럭 수준의 주행거리를 확보하려면 배터리 용량이 커져야 하고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도 길어진다. 차량 무게도 늘어나 화물이나 승객을 많이 싣기 어렵다.
 
그래서 등장한 현실적 대안이 수소전기트럭이다. 수소전기차는 연료주입 시간이 기존 내연기관 차와 비슷하고, 주행거리나 적재 용량은 현재의 전기차를 앞선다. 이 분야에선 현대자동차와 일본 도요타가 가장 앞서 있다. 수소전기차를 실제로 판매하는 곳도 두 회사와 일본 혼다뿐이다.
 
도요타가 자회사 히노와 함께 개발한 대형 수소전기트럭. [사진 도요타]

도요타가 자회사 히노와 함께 개발한 대형 수소전기트럭. [사진 도요타]

그러나 최근 들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기 시작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다임러트럭과 스웨덴 볼보트럭은 수소전기트럭의 연료전지시스템 개발을 위한 조인트 벤처를 출범시켰다. 다임러는 오랫동안 그룹 내부에 수소연료전지 사업부를 만들어 상용화 여부를 저울질해 왔는데 본격 행보에 나선 것이다. 일본 도요타는 자회사인 히노를 통해 미국 상용차 업체인 켄워스와 협력해 수소전기트럭을 개발 중이다. 2019년부터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만청, 캘리포니아 주 등과 수소전기트럭 시험 주행도 실시하고 있다. 독일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인 BMW는 도요타와, 아우디는 현대차와 손잡고 수소전기차를 개발 중이다.
 
변수는 전기차 진영이다. 니콜라의 주가가 치솟자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이제 세미 트럭을 양산할 때”라고 말했다. 세미 트럭은 테슬라가 2017년 생산 계획을 밝힌 대형 전기트럭이다.
 
테슬라는 이달 말 ‘배터리 데이’ 행사를 여는데 이른바 ‘로드러너 프로젝트’로 알려진 자체 배터리 개발 계획이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내구수명 100만 마일(약 160만㎞)에 크기와 무게,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차세대 배터리일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가 기존 전기차의 약점을 보완한 차세대 배터리를 실제로 내놓는다면 친환경 상용차 시장의 판도는 또 달라질 수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기술로는 대형 상용트럭 분야에서 수소전기차가 유리하지만, 테슬라가 획기적인 배터리 기술을 내놓는다면 수소전기차 진영이 가진 우위를 유지할 수 없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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