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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기소 시민 판단 받는다…외부 전문가 15명 참여

중앙일보 2020.06.12 00:02 종합 6면 지면보기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검찰이 아니라 외부 전문가들이 먼저 판단하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는 11일 부의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부회장 사건을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시민위, 수사심의위에 회부 결정
법조계·학계·언론계 등 15명 추려
30쪽 의견서, 30분 변론 듣고 의결
심의위 권고라도 따를 의무 없어

이날 부의심의위는 이 부회장이 지난 2일 “기소 등 사법처리 적정성을 판단해 달라”며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을 한 데 대해 회부 여부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해 소집됐다. 기소의 부당성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시민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희망을 이어가게 된 셈이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어떻게 진행되나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어떻게 진행되나

교사와 전직 공무원, 자영업자 등이 참여한 시민위원회는 이날 논의 후 부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안의 중대성과 국민적 관심 등에 비춰 (이 부회장 측에) 소명 기회를 부여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이 장기간 수사한 사안으로 기소가 예상돼 부의 필요성이 없다는 의견도 제시됐으나 표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아 표결 결과 부의 찬성 의견이 과반을 겨우 넘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국민의 뜻을 수사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부의심의위 결정에 감사를 드린다. 향후 변론 준비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지검은 “부의심의위 결정을 존중한다. 향후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는 한편 수사심의위 절차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냈다.
 
이날 부결됐다면 꼼짝없이 기소를 피하지 못할 상황이었던 이 부회장 입장에서는 한숨을 돌리게 된 결과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메인 이벤트는 수사심의위라 아직 마음을 놓기는 이른 상황이다.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사전 심의기구라 할 수 있는 검찰시민위와 달리 이 부회장 기소의 적정성을 심의하는 수사심의위원회는 법조계·학계·언론계·시민단체 등의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시민위원회를 설득했던 방식과는 달리 보다 전문적인 접근을 통해 위원들을 설득해야 한다는 뜻이다. 과거 수사심의위에 참여했던 한 법조인은 “양측이 이 사건의 법리적 특징과 핵심을 압축된 의견서에 얼마나 잘 담아내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심의위는 총 150~250명의 인력풀에서 15명을 무작위로 추첨해 개별 사건 심의위(현안심의위)를 구성한다. 여기서도 10명 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이 이뤄진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심의위원들에게 30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하고 각각 30분 이내의 범위에서 구두 변론을 할 수 있다. 위원들은 양측의 변론과 의견서를 검토한 뒤 회의를 열고 표결로 이 부회장의 기소 적정성에 대한 의견을 정해 주임검사에게 권고하게 된다. 대검 관계자는 “수사심의위 개최 시점에 대한 규정은 없다. 다만 전례에 비춰 보면 대부분 2~4주 이내에 회의가 열렸다”고 말했다.
 
과거 수사심의위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당시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수사를 받은 소방지휘부 등에 대해 “기소하지 않는 것이 온당하다”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다. 2018년 불법파업 혐의를 받은 기아차 노조원들에 대해서도 불기소 권고가 내려졌다. 반대로 ‘인사개입’ 의혹을 받은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무죄 확정)과 피의사실 공표 혐의를 받은 경찰관들에 대해서는 각각 ‘구속기소’와 ‘수사 계속 진행’이 온당하다는 결론을 내놓기도 했다.
 
수사팀이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반드시 준수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따르지 않을 경우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지금까지는 검찰이 대부분의 중요 사안에서 수사심의위 권고를 수용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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