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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50% 선지급한다…투자자들 "다 내놔라"

중앙일보 2020.06.11 18:03
기업은행이 디스커버리 펀드 투자자들에게 투자금 절반을 선(先)지급 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펀드 판매사 가운데 최초다.

윤종원 기업은행장. 뉴시스

윤종원 기업은행장. 뉴시스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11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의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 투자자들에게 투자 원금의 50%를 선지급 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펀드 투자자들과 기업은행이 사적화해계약을 통해 선지급금을 수령하고, 향후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를 거쳐 결정된 최종 보상액과 환매가 중단된 펀드의 최종 회수액이 결정되면 차액을 사후 정산하게 된다.
 

장하성 실장의 동생이 운용사 대표 

앞서 기업은행은 지난 2017년 2월부터 2년에 걸쳐 해당 펀드를 약 3612억원 판매했다. 그러나 최근 해당 펀드의 미국 운용사인 DLI가 허위 수익률 보고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를 받으면서 펀드 투자금이 묶였다. 기업은행은 현재 200여명의 투자자들에게 약 695억원의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하고 있다. 디스커버리는 2017년 설립된 신생 운용사로,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동생인 장하원 전 하나금융경제연구소장이 대표를 맡고 있다.
 
이날 펀드 선지급 결정에는 해당 펀드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있었다는 투자자들의 주장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금융권 분석이다. 앞서 디스커버리 펀드 투자자 모임인 ‘기업은행 펀드사기피해대책위(이하 대책위)’는 “은행 측이 펀드 투자를 권유하면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다’고 소개하는 등 위험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다만 기업은행 측은 선지급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환매중단 장기화에 따라 자금이 묶여 발생하는 고객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자자들 "선지급은 꼼수, 다 내놔라" 

이날 대책위가 기업은행 본점 진입을 시도하면서 은행 측과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대책위 관계자 50여명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선지급이라는 꼼수를 부리지 말고 원금을 전부 내놔라”고 주장하며 피켓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시위 직후 “이사회를 직접 참관하겠다”고 주장하며 본점 진입을 수차례 시도했으나, 은행 측의 저지로 막혔다. 대책위 관계자는 “피해자들과 논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정한 이사회”라며 “자율배상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회가 11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책임자 처벌 및 배상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피해 대책위원회가 11일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앞에서 책임자 처벌 및 배상 촉구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이날 기업은행 이사회는 환매 중단된 라임 펀드에 대해서도 51% 선지급을 결정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6~7월에 걸쳐 라임자산운용의 ‘라임레포플러스 9M' 펀드를 600억원 규모 판매했다. 해당 펀드에는 지난해 환매중단된 ’라임 플루토 FI D-1호(이하 ‘플루토’)‘가 편입됐다. 앞서 지난 5일 라임 펀드 주요 판매사인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이사회를 열어 라임 펀드 투자자들에게 원금의 약 50%를 선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의 선지급 결정을 참고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금감원, 15일부터 현장검사 실시 

이날 선지급 결정은 곧 진행될 금융당국의 현장조사에 대비하는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지난 10일 금감원은 라임 및 디스커버리 펀드 판매사들에 대해 15일부터 현장검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특히 라임펀드를 대규모로 판매한 우리‧신한은행과 함께 디스커버리 펀드 최대 판매사인 기업은행을 첫 검사 순위에 올린 상태다. 금감원은 지난 달 라임펀드를 판매한 8개 은행에 대해 “불완전판매 여부를 자체 점검해 6월 12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금감원 검사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법령과 규정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결하되, 고객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향후 분조위 조사에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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