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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망" 반응에···北 "입 다물고 제 집안이나 돌보라" 응수

중앙일보 2020.06.11 07:13
북한이 남북 간 모든 통신연락 채널을 완전히 폐기한다고 밝힌 9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바라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로 향하는 길이 적막하다. 연합뉴스

북한이 남북 간 모든 통신연락 채널을 완전히 폐기한다고 밝힌 9일 경기도 파주시 통일대교에서 바라본 남북공동연락사무소로 향하는 길이 적막하다. 연합뉴스

남북간 연락망 폐기를 선언한 북한에 미국이 실망했다는 반응을 내놓자 북한은 "제 집안이나 돌보라"며 응수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11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 문답을 주고받는 형식으로 "북남관계는 철두철미 우리 민족 내부 문제로서 그 누구도 이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시비질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
 
권 국장은 "미국 정국이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한 때에 제 집안일을 돌볼 생각은 하지 않고 남의 집 일에 쓸데없이 끼어들며 함부로 말을 내뱉다가는 감당하기 어려운 좋지 못한 일에 부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에서 비무장 상태인 흑인이 백인 경찰관에게 체포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대대적인 인종차별 반대 시위로 혼란한 상황을 겨냥한 말이다.
 
그는 이어 "우리와 미국 사이에 따로 계산할 것도 적지 않은데 괜히 남조선의 하내비(할아버지) 노릇까지 하다가 남이 당할 화까지 스스로 뒤집어쓸 필요가 있겠는가"라며 "끔찍한 일을 당하지 않으려거든 입을 다물고 제 집안 정돈부터 잘하라"고 거듭 경고성 발언을 이어나갔다.
 
권 국장은 그러면서 "그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되는 것은 물론 당장 코앞에 이른 대통령선거를 무난히 치르는 데도 유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미국이 남북관계에 있어서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권 국장은 "북남관계가 진전하는 기미를 보이면 그것을 막지 못해 몸살을 앓고, 악화하는 것 같으면 걱정이나 하는 듯이 노죽을 부리는 미국의 이중적 행태에 염증이 난다"며 "미국의 그 '실망'을 지난 2년간 우리가 느끼는 환멸과 분노에 대비나 할 수 있는가"라고 했다.
 
북한은 지난 4일 김여정 노동장 제1부부장의 '삐라담화' 이후 청와대·군 등과 이어지는 남측과의 핫라인에 모두 응답하지 않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러한 북한의 남북 연락채널 차단에 대한 입장을 묻는 한국 언론의 질문에 "우리는 북한의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며 "우리는 북한이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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