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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입국 보트인데 "찾아가라" 현수막··· 해경 비웃는 그들 '꽁꽁'

중앙일보 2020.06.11 05:00
충남 태안의 해안가에서 밀입국한 중국인들이 타고 온 보트가 발견된 지 20일이 지났다. 해경과 경찰은 수사팀을 동원, 잠적한 밀입국자를 추적 중이지만 소재 파악이 어려워 장기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4월 20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검은색 고무보트가 근흥면 신진도항 태안해경 전용부두 야적장에 옮겨져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20일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발견된 정체불명의 검은색 고무보트가 근흥면 신진도항 태안해경 전용부두 야적장에 옮겨져 있다. 연합뉴스

 

해경, 수사팀 74명 투입 목포·군산 등 탐문
밀입국 총책·중국인 잠적 장기화 가능성도
확인된 밀입국만 2건, 추가 1건도 조사 중

11일 태안해양경찰서와 충남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5월 21일 오전 11시23분쯤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해변을 통해 중국인 8명이 밀입국했다. 이 가운데 A씨(43) 등 밀입국자 4명과 이들을 승합차에 태워 전남 목포까지 이송한 운송책 B씨(31) 등 2명이 각각 검거됐다.
 
해경은 나머지 밀입국 중국인 4명의 소재를 추적 중이다. 이들 가운데는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에서 밀입국 중국인들을 소형보트(1.5t)에 태워 밀입국을 주도한 총책도 포함됐다. 해경 수사팀은 총책의 신원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총책과 밀입국자 등이 목포에서 전북 군산지역으로 이동, 잠적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A씨 등은 이전에도 우리나라에서 일한 적이 있으며, 전남지역 양파농장에서 일하기 위해 밀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중국에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자 밀입국을 모의했다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5월 21일 밀입국한 중국인들은 1인당 1만 위안(한화 약 170만원)을 모아 모터보트와 연료 등 밀입국에 필요한 장비를 사들였다.
 
앞서 지난 4월 19일에도 같은 루트를 통해 밀입국한 중국인 5명 중 2명이 검거된 가운데 나머지 3명에 대한 추적도 이뤄지고 있다. 해경 수사팀은 지난달 31일 목포의 외국인 밀집지역에서 탐문수사를 하던 중 신분이 명확하지 않은 2명을 검거, 이들의 밀입국 사실을 밝혀냈다.
지난 25일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항 태안해경 전용부두에서 해경 관계자들이 전날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발견한 소형 보트를 감식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지난 25일 충남 태안군 근흥면 신진항 태안해경 전용부두에서 해경 관계자들이 전날 소원면 의항리 해변에서 발견한 소형 보트를 감식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조사 결과 이들 5명은 1인당 1만5000위안(한화 260만원)을 모집책에게 송금했다. 이들 역시 A씨처럼 극심한 생활고를 겪자 불법 취업을 하기 위해 밀입국을 시도했다. 이들은 지난 4월 18일 오후 7시쯤 고무보트를 타고 웨이하이를 출발, 4월 19일 오전 10시 태안 해변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해경은 주민 신고를 받고 검정 보트의 조사했지만, 대공 혐의점이나 밀입국 정황이 없다고 판단했다. 서해안 전복·해삼 양식장을 돌며 불법으로 절도 행각을 일삼는 보트로만 생각했다. 해경은 보트를 유실물로 취급한 뒤 파출소 등에 ‘보트를 찾아가라’는 현수막을 붙이기도 했다.
 
지난 4일 오전 8시쯤에는 태안군 근흥면 마도 방파제 인근에서 주민의 신고로 정체불명의 보트가 발견되면서 추가 밀입국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주민은 “5~6일 전부터 보트가 있었다”며 119와 해경에 신고했다.
 
고무보트가 발견된 지점은 지난달 21일 중국인 8명이 소형보트를 타고 밀입국한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바닷가와는 직선거리로 15㎞가량 떨어진 곳이다. 보트에는 40마력짜리 엔진이 장착돼 있었으며 엔진오일(3개)과 공구류(니퍼 등)도 남아 있었다.
해경 수사팀이 1일 오후 밀입국 중국인을 태안해경으로 압송하고 있다. 이 중국인은 지난달 31일 광주광역시 경찰지구대에 자수했다. [사진 태안해양경찰서]

해경 수사팀이 1일 오후 밀입국 중국인을 태안해경으로 압송하고 있다. 이 중국인은 지난달 31일 광주광역시 경찰지구대에 자수했다. [사진 태안해양경찰서]

 
해경은 4월 고무보트 밀입국, 5월 소형보트 밀입국의 연관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거된 밀입국자의 진술에다 운반책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에 중국인 밀입국을 주도하는 조직도 없다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태안해경 관계자는 “소형보트 발견 신고가 이뤄진 뒤 수사팀을 74명까지 늘려 밀입국자를 추적 중”이라며 “국민 불안감이 고조되는 엄중한 상황이라 검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안·인천=신진호·최모란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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