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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영상 유포” 협박하더니… 죄 더 커진 ‘몸캠피싱’ 조직원

중앙일보 2020.06.11 05:00
판결 일러스트. 중앙포토, 프리랜서 장정필

판결 일러스트. 중앙포토, 프리랜서 장정필

“사모님과 성관계 알바” 등 미끼로 돈 뜯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음란행위를 유도한 뒤 영상 유포를 빌미로 돈을 뜯어낸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항소심에서 1심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몸캠피싱’ 가담 2명 징역 1년6월
재판부 “사회적 폐해 크고, 죄질 매우 나빠”
“인출책·송금책, 범행에 매우 중요한 역할”

 광주지법 형사3부(부장 장용기)는 10일 공갈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48)와 B씨(37)에 대한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 등은 지난해 7월부터 9월 사이 신원미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협박을 당한 피해자들이 입금한 돈을 인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 등은 이른바 ‘몸캠피싱’ 피해자들이 C씨(61) 계좌로 입금한 돈을 인출한 뒤 다시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관리하는 계좌로 송금하는 역할을 맡았다. 몸캠피싱이란 라인이나 카카오톡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한 뒤 음란영상을 촬영한 뒤 이를 빌미로 협박을 가하는 범죄다.
 
 조사 결과 보이스피싱 조직원은 카카오톡을 통해 남성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음란 행위를 유도한 뒤 그 장면을 촬영했다. 피해자들은 “외로워요” “조건만남” 등의 문자를 보낸 조직원들에게 속아 SNS상에서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이스피싱 일러스트. 중앙포토

보이스피싱 일러스트. 중앙포토

“음란영상 삭제해줄게”…돈 가로채

음란영상을 촬영한 조직원들은 “내가 지정하는 계좌로 돈을 보내지 않으면 알몸 영상을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고 겁을 줬다. 이후 조직원들은 해당 영상을 삭제해주는 명목으로 C씨 등의 계좌를 통해 돈을 입금받았다. 최초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사실상 보이스피싱을 주도한 주범 등은 현재까지도 붙잡히지 않은 상태다.
 
 평범한 회사원에서 중·고교생까지 포함된 피해자들은 조직원들의 협박을 받은 뒤 수십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입금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에게 자신의 계좌를 제공한 C씨는 1심에서 A씨 등과 함께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A씨 등은 “1심의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했으나 재판부는 “사회적 폐해가 크고, 죄질이 매우 나쁘다”며 오히려 무거운 형량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치밀한 계획에 따라 다수인이 역할을 분담한 뒤 불특정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뜯어내거나 가로챘다. 이른바 몸캠피싱 범행의 일환인데 이 같은 범행의 경우 사회적 폐해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범죄 일러스트. [연합뉴스]

범죄 일러스트. [연합뉴스]

회사원부터 중·고교생까지 돈 뜯겨  

 재판부는 이어 “A씨와 B씨는 인출책과 송금책으로서 공범이 궁극적으로 범죄수익을 취득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며 “알몸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빼앗는 범죄에 가담하는 등 죄질이 나빠 원심의 형은 너무 가볍다”고 판시했다.
 
 조사 결과 A씨 등은 ‘사모님과 성관계 알바’를 미끼로 입금된 돈을 인출해 조직원에게 송금하기도 했다. “사모님과 성관계할 사람을 구하는데 일을 시작하려면 등록비와 사모님 안전 담보비를 송금해야 한다”며 피해자로부터 돈을 입금받는 방식이다. 앞서 이들은 지난해 9월 4일 SNS에 “아르바이트생을 구한다”는 글을 게시한 뒤 이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를 속여 돈을 받아 가로챘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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