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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동원“ "中 거짓말"…트럼프 판박이들 '포스트 트럼프' 경쟁

중앙일보 2020.06.11 05:00
올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공화당 내에선 벌써 '포스트 트럼프'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이 시작됐다.  

재선여부 관계없이 트럼프 후계자 싸움 치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하든,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패하든 관계없이 이미 트럼프 후계자가 되기 위한 싸움의 막이 올랐다고 9일 CNN이 보도했다.  
 
후계자들에겐 이번 대선 결과가 그리 중요치 않다. 트럼프가 연임할 경우 정식 후계자가 돼 대통령이 되는 '탄탄대로'를 걸으면 된다. 바이든이 이길 경우에는 트럼프 지지자의 '분노'를 결집하면 된다. 2024년 대선에서 '공화당 정권 재창출'을 위한 구심점으로 트럼프를 내세운다는 계산이다.  

 

"시위 종식하려면 군 동원" 주장한 톰 코튼 

 
가장 주목받는 인물은 톰 코튼(43) 아칸소주 공화당 상원의원이다. 최근 신문 칼럼 하나로 보수적 성향의 유권자들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는 '군대를 보내라'는 제목의 글을 지난 3일 뉴욕타임스(NYT) 오피니언 면에 실었다.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으로 촉발된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군 동원까지 시사한 '문제의 칼럼'이다. 코튼 의원은 "시위대를 해산하고 범법 행위자들을 저지하기 위한 압도적인 힘의 과시가 필요하다"면서 내란법 발동까지 시사했다. 이 칼럼에 NYT에 실리자 독자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다. 결국 7일 제임스 베넷 사설 편집장이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톰 코튼 공화당 아칸소주 상원의원 [AP=연합뉴스]

톰 코튼 공화당 아칸소주 상원의원 [AP=연합뉴스]

시위대 문제뿐 아니라 불법 이민, 대중국 정책에서 코튼은 트럼프 못지않은 강경파다.  
 
이런 면모는 지난달 공개한 '안전한 캠퍼스' 법안 초안에서 잘 드러난다. 법안은 중국인이 미국 대학의 이른바 '스템(STEM, 과학·기술·공학·수학)'분야의 학부·대학원 과정에서 공부할 목적으로 비자를 받는 걸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미국에 대한 스파이 활동을 하기 위해 오랫동안 미국 대학을 이용해왔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몇 안 되는 최측근이기도 하다. 최근 몇몇 측근이 모여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경질을 논의할 때도 코튼도 그 자리에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코튼 의원의 다음 목표는 트럼프가 퇴진한 이후에도 '트럼프 깃발'을 계속 흔드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WTO 때리기 앞장...조시 홀리 

 
조시 홀리 미주리주 상원의원 [로이터=연합뉴스]

조시 홀리 미주리주 상원의원 [로이터=연합뉴스]

조시 홀리(40) 미주리주 상원의원은 톰 코튼만큼 유명하진 않다. 그러나 트럼프의 대외 경제 정책에는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가 밀고 있는 대표 법안은 중국 내 미국의 생산시설을 본국으로 옮겨오도록 하는 법안이다. 그는 "가능한 많은 제품을 (중국이 아닌) 미국 내에서 생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중국과 무역 전쟁을 내건 트럼프의 입맛에 꼭 맞는다. 
조시 홀리 의원은 세계무역기구가 구시대의 산물이며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조시 홀리 의원은 세계무역기구가 구시대의 산물이며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홀리 의원은 최근 미·중 갈등으로 미국의 표적이 된 세계무역기구(WTO) '저격수'다. WTO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단단히 찍힌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인터뷰에서 "중국은 WTO에서 개발도상국으로 간주하는데 중국은 매우 강하고 개발된 나라"라며 '중국 특혜론'을 주장했다. 이어 "중국은 개발도상국 지위를 누림으로써 미국보다 막대한 이익을 얻는다"면서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홀리 의원 역시 'WTO 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WTO는 시대에 뒤떨어진 유물이자 장애물"이라고 말해왔다. WTO 사무총장이 임기를 1년 앞두고 지난달 중순 돌연 사임했을 때는 "나가면서 (잊지 말고) 불이나 꺼라"고 비꼬기도 했다.  
 
중국 때리기는 트럼프 후계자의 단골 카드다. 홀리 의원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발병 초기에 중국이 상황을 은폐해 수많은 이들을 숨지게 했다면서 이를 규탄하는 결의안을 공동 발의했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세계를 대상으로 거짓말을 했다"면서 "12월에 이미 바이러스를 알고 있었지만 실험실에 샘플을 파괴하라고 명령했고 의사들에게 침묵을 강요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기술이전 통제법안을 발의했다. 중국의 '제조업 굴기'를 상징하는 '메이드 인 차이나 2025' 전략에 포함된 모든 핵심 기술을 미 상무부의 수출 통제 리스트에 싣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디어를 보는 시각도 트럼프와 판박이다. 홀리는 지난해 백악관 행사에서 "가짜 미디어들은 '소셜 미디어에 검열이 없다'고 하지만 꾸며낸 얘기"라면서 "거대 소셜 미디어는 우리를 입 다물게 하려 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구글·페이스북·트위터는 정부로부터 특별 취급을 받아왔다"면서 "계속 그런 대우를 받으려면 흥정하자. 보수당(공화당)차별을 멈춰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NS가 반(反)보수 '편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해온 트럼프의 취향에 딱 맞는 발언이다. 
 
CNN은 "보수 지지자들은 조시 홀리가 '트럼프 2.0'이 될 수도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펜스 부통령, 가족인 주니어·이방카도 거론  

마이크 펜스(오른쪽)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달말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열린 스페이스 X 발사식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마이크 펜스(오른쪽)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지난달말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열린 스페이스 X 발사식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FP=연합뉴스]

 
2인자 마이크 펜스(61) 부통령도 가능성은 있다.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트럼프의 그림자처럼 그를 따라다닌 인물이다. CNN은 "인디애나 전 주지사였던 펜스가 부통령 제의를 수락할 때부터 그의 정치적 운명은 영원히 트럼프에 묶이게 됐다"면서 "지난 3년간 펜스는 트럼프의 곁에서 다른 이가 끼어들 틈을 주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가 서명식을 할 때, 연설할 때, 코로나 브리핑을 할 때 펜스는 늘 어깨너머에서 만족스러운 듯이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뉴햄프셔에서 열린 공화당 경선에서 딸 이방카 트럼프(가운데)와 볼 키스를 나누고 있다.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오른쪽)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뉴햄프셔에서 열린 공화당 경선에서 딸 이방카 트럼프(가운데)와 볼 키스를 나누고 있다.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오른쪽)가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아들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42)와 딸 이방카 트럼프(38)도 잠재 후보로 거론된다. CNN은 "도널드 주니어는 출마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진보진영과 언론을 비판하는 책을 펴내며 선거 출마 가능성을 열어놨다. 그가 연설할 때 객석에선 "2024"라는 구호가 터져 나오기도 한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면 트럼프 주니어가 2024년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은 오히려 더 커진다고 보고 있다. 지지층이 곧바로 아들에게 옮겨간다는 것이다. 만일 트럼프 주니어가 대통령이 된다면 존 애덤스-존 퀸시 애덤스, 조지 H.W 부시-조지 W 부시에 이어 미국 역사상 세 번째 부자 대통령이 된다. 
 
이방카도 과소평가할 수 없다. 자녀 중 백악관에서 직위를  가진 유일한 인물이다. CNN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39) 백악관 선임보좌관은 비서실장도 권력 실세로 꼽힌다. 폴리티코는 지난달 "재러드 쿠슈너가 백악관에서 가장 막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과의 무역, 멕시코와의 국경 장벽, 중동 문제 등 각종 이슈에서 그의 입김이 안 미치는 곳이 없다는 평가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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