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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상장 문 닫혔어도…랜선에서 구슬땀 백지선팀

중앙일보 2020.06.11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지난달 25일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만난 백지선 감독과 대표선수들. [사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지난달 25일 서울 올림픽 공원에서 만난 백지선 감독과 대표선수들. [사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아이스하키가 멈춰선 지도 한참이다. 올해 예정됐던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대회가 취소됐고,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예선은 내년으로 연기됐다.

세계선수권·올림픽 예선 등 연기
백 감독 제작 동영상 강의로 훈련

 
소집 훈련이 불가능한 상황. 백지선(53·영어명 짐 팩) 한국 남자대표팀 감독은 ‘랜선 훈련’ 카드를 꺼내 들었다. 직접 제작한 4분짜리 온라인 강의 영상을 지난 봄부터 구글 클래스룸에 주기적으로 올렸다. 벌써 3개월째다. 선수들은 빙판 대신 각자의 집에서 수강했다.
 
백 감독은 1990년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피츠버그 펭귄스 수비수 시절 영상, 2018년 평창올림픽 영상 등을 편집해 ‘랜선 훈련’ 교본을 제작했다. 그가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세 가지는 Dictate(지시하다), Anticipate(예상하다), 2 Passes away ready(패스의 두 수 앞을 내다보다) 등이다. 좀 더 풀어 설명하면 ‘Dictate’는 경기 흐름을 유리하게 풀어가는 것, ‘Anticipate’는 임기응변 대신 상황을 예측해 준비하고 플레이하는 것, 그리고 ‘2 Passes away ready’ 단어 내용 그대로다.
 
코로나19 여파로 단체훈련이 불가능하자 백지선 한국 남자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4월부터 3개월간 온라인 강의를 진행했다. [사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코로나19 여파로 단체훈련이 불가능하자 백지선 한국 남자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은 4월부터 3개월간 온라인 강의를 진행했다. [사진 대한아이스하키협회]

 
대표팀은 지난달 25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석 달 만에 자리를 함께했다. 훈련을 한 건 아니다. 대표팀이 나아갈 방향을 함께 공유하는 자리였다. 캐나다에 머무는 귀화 선수 맷 달튼, 에릭 리건, 알렉스 플란트(이상 안양 한라)는 화상통화로 참여했다. 우리말로 “너무 보고 싶었다”고 운을 뗀 백 감독은, 이어 영어로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하키뿐 아니라, 삶 속에서 어떻게 긍정적으로 풀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자. 개개인이 강해져야 팀이 강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는 대회가 없는 만큼, 대표팀도 소집하지 않는다. 그래도 선수들은 각자 개인 훈련한다. 공격수 조민호(33·한라)는 10일 “감독님이 올려준 영상을 보며 디테일한 부분을 숙지한다”고 말했다. 세계선수권은 내년 5월, 올림픽 최종예선은 내년 8월 열린다. 조민호는 “연기돼 아쉽지만, 부족한 면을 보완할 시간이 주어졌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세계선수권 월드챔피언십(1부) 복귀, 올림픽 최종예선 자력통과가 목표”라고 말했다.
 
한국 여자대표팀도 지난달부터 훈련 동영상을 선수들과 공유하고 있다. 김상준 감독은 “선수들이 오프 아이스(지상) 훈련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돕고 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이달 말 태릉에서 소집훈련을 계획 중이다. 겨울올림픽 2차예선 통과가 당면 목표”라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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