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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 머리 넣고 목줄 채웠다" 창녕 소녀의 끔찍한 9살 인생

중앙일보 2020.06.10 16:15
“평소에는 쇠사슬로 된 목줄에 묶어두었다가 청소나 설거지 등 집안일을 할 때 풀어줬다.”

창녕 9살 학대 의심 아동 아동보호전문기관 피해진술
"목줄로 묶고, 밥 굶기고, 물속에 머리 밀어넣기도"
경찰 10일 피해자 조사 이어 11일 친모 조사할 계획

최근 계부와 친모에게 학대당한 정황이 드러난 경남 창녕군의 초등학교 4학년 A(9)양이 지난달 29일 창녕 한 편의점에서 최초 경찰 신고자(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계부와 친모에게 학대당한 정황이 드러난 경남 창녕군의 초등학교 4학년 A(9)양이 지난달 29일 창녕 한 편의점에서 최초 경찰 신고자(왼쪽)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모에게 학대를 받은 정황이 드러난 경남 창녕군 초등학교 4학년 A양(9)이 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이런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9일 시민에게 발견 당시 A양의 목에서 상처가 발견됐는데 경찰은 이 상처가 A양의 진술과 관련이 있는지 조사를 할 계획이다.
 
10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양은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이 외에도 여러 가지 피해 진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A양은 발견 후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빈혈증세가 나타날 만큼 영양 상태가 나빠 수혈까지 받았다. A양은 “(부모가)자주 밥을 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한쪽 눈 부위와 얼굴 곳곳에 멍 자국이 있었다. A양은 “집에 있는 몽둥이 같은 것으로 맞았다. 욕실에서 물에 머리를 잠기게 해 숨을 못 쉬게 했다”는 등의 학대 관련 정황도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A양은 머리 부분에 피를 흘린 흔적이 있었고, 손가락은 화상 등의 상처도 있었다. A양의 계부 B씨(35)는 당초 경찰 조사에서 “딸이 말을 듣지 않아서 혼을 낸 적은 있지만 학대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하지만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학대 사실 일부를 인정하는 듯한 말을 했다. B씨는 “(A양이 집 밖으로) 나간다고 하기에 ‘나갈 거면 네 손가락을 (프라이팬에) 지져라. 너 지문 있으니까’라고 했다”고 말했다. 집을 나가도 지문을 조회해 다시 돌아올 수 있으니 없애고 나가라는 의미였다.
 
경찰은 10일 이런 A양의 진술을 토대로 피해자 조사를 했다. 앞서 계부 B씨를 조사한 데 이어 11일 친모 C씨(27)에 대한 조사도 계획하고 있다. 그동안 친모 C씨는 조현병 등을 이유로 진단서를 첨부해 변호사 입회하에 조사를 받겠다고 해 조사가 늦어졌다. 경찰은 B씨·C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입건 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는 피해 아동의 몸에 난 상처와 진술만 나온 상태여서 B씨·C씨가 언제부터 A양을 학대했는지, 학대 정도 등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A양이 여러 가지 피해 진술을 한 것은 맞는데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어떤 상황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졌는지는 B씨·C씨에 대한 조사가 끝나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B씨·C씨가 수년간 A양을 학대했는지 아니면 최근 들어특정 시기에 학대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A양이 어린 시절 엄마인 C와 떨어져 친척 집 등에 살다가 C씨가 B씨와 결혼한 4년 전쯤부터 A양을 직접 키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아동 학대 이미지. 뉴스1

아동 학대 이미지. 뉴스1

 
특히 A양은 지난 1월 거제에서 창녕으로 이사를 와 초등학교 1~3학년까지는 거제의 한 초등학교에서 보냈다. 하지만 이 시기에 학교에서는 A양에 대한 특별한 학대 정황은 눈치채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3년간 1학년 때 할머니 집 방문, 2·3학년 때 병결로 1차례씩 모두 3번을 결석한 것 외에는 특이한 정황이 없어서다.  
 
생활기록부에도 ‘활발하고 친구 관계도 좋았다’는 취지로 기록돼 있고, 학업성적도 수학(보통 수준)을 제외하고 나머지 과목은 우수한 편이었다는 것이 학교 측 설명이다. 이 학교 교장은 “2명의 교사가 3년간 A양의 담임을 맡았는데 특히 2·3학년 때는 같은 담임이었고 학생 수가 한 반에 9명밖에 되지 않아 세심한 관찰이 가능한 상황이었다”며 “학대 등 이상 징후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는 것이 두 담임의 공통된 이야기다”고 말했다.  
 
전학 온 창녕의 초등학교 측에서도 학대 정황을 몰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등교 수업을 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이 과정에 담임 교사가 교과서 전달 등을 위해 A양의 집을 세 차례 방문했지만, A양의 어머니가 “코로나19 증상은 없지만, 감염 위험 때문에 직접 만나는 것이 곤란하다”고 못 만났던 것으로 나타났다.  
 
창녕·거제=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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