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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환경성과지수(EPI) 180개국 중 28위…미국 예일대 평가

중앙일보 2020.06.10 14:25
환경의 날인 지난 5일 미 항공우주국(NASA) 위성이 촬영한 한반도 주변. 기상청 제공

환경의 날인 지난 5일 미 항공우주국(NASA) 위성이 촬영한 한반도 주변. 기상청 제공

미국 예일대에서 최근 공개한 2020년 국가별 환경성과지수(Environmental Performance Index, EPI)에서 한국이 세계 180개국 중에서 28위를 차지했다.
2년마다 진행되는 EPI 평가에서 한국은 지난 2002년 136위를 차지한 이래 등락을 거듭했고, 이번에 가장 좋은 성적을 얻었다.
 
10일 예일대 EPI 홈페이지에 따르면 대기 질과 위생·수돗물, 폐기물 관리 등 2개 부문, 11개 분야, 32개 지표에 대한 평가에서 한국은 평균 66.5점을 받아 28위에 올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일본 1위, 한국이 2위로 평가됐다.
 

아-태지역에선 일본 이어 2위 

자료: 미 예일대. 짙은 청색으로 표시된 1~36위까지의 환경성과지수 우수 국가는 유럽과 북미, 오세아니아, 그리고 동북아의 한국.일본 등에 집중돼 있음을 볼 수 있다.

자료: 미 예일대. 짙은 청색으로 표시된 1~36위까지의 환경성과지수 우수 국가는 유럽과 북미, 오세아니아, 그리고 동북아의 한국.일본 등에 집중돼 있음을 볼 수 있다.

전체 180개국 가운데 1위는 82.5점을 받은 덴마크, 2위는 82.3점을 받은 룩셈부르크, 3위는 81.5점을 받은 스위스가 차지했다.
일본은 75.1점으로 전체 12위를, 미국은 69.3점으로 24위를, 중국은 37.3점으로 120위를 기록했다.
 
EPI는 각국이 환경정책 목표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또 유엔의 지속가능발전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달성하도록 유도하해 환경과 생태계의 건강성 등 각국의 지속가능성 수준을 비교·평가하고 있다.
 
환경의 질뿐만 아니라 환경개선 노력, 환경정책 시행 성과 등을 반영하고 있다.
 
한국은 대기질·수질 등을 포함한 '건강 부문'의 4개 분야, 7개 지표에서는 종합 27위였으나, 생물 다양성 등 '생태계 활력도(Vitality) 부문'의 7개 분야, 25개 지표에서는 종합 39위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건강 부문에선 종합 27위 

환경부 직원들이 3일 서울 동호대교 남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비대면 운행차 배출가스 단속을 하고 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오는 3일부터 30일까지 전국 680여개 지점에서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 뉴스1

환경부 직원들이 3일 서울 동호대교 남단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비대면 운행차 배출가스 단속을 하고 있다.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오는 3일부터 30일까지 전국 680여개 지점에서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 뉴스1

건강부문 중에서 대기 질은 28위로 평가됐는데, 세부적으로는 초미세먼지가 45위였고, 오존이 91위로 낮게 평가됐다.
 
과거에 낮게 평가됐던 초미세먼지(PM2.5)는 이번에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았다.
 
예일대 측은 PM2.5이나 오존 농도 자체보다는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됨으로써 나타나는 장애 보정 생존연수(Disability-adjusted Life Years, DALY)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DALY란 질병 탓으로 조기 사망해 손실된 수명과 질병을 안고 생활하는 기간의 합계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간이 얼마나 사라졌는지를 10만 명당으로 수치화한 것이다.
 
또, 가정용 고체연료 지표에서 한국은 1위를 기록한 것도 도움이 됐다.
가정용 고체연료는 개발도상국에서 실내 공기 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는데, 고체 연료 사용에 따른 DALY 수치로 이 지표를 평가했다.
 
한국은 연탄 사용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높은 순위를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
세종청사 환경부 건물. 중앙포토

세종청사 환경부 건물. 중앙포토

위생·수돗물 분야에서는 23위를 기록했다.

위생 지표는 1위, 수돗물 지표는 26위였다. 이들 지표도 DALY로 평가했다.
 
중금속 분야 단일 지표인 납 노출은 16위, 폐기물 관리 분야의 단일 지표인 고체 폐기물 처리는 13위였다.
납 노출은 DALY로, 고체폐기물은 가정·상업 폐기물의 적정 처리 비율로 평가했다.
 

생태계 활력도 부문에선 종합 39위 

소백산의 만개한 철쭉. 지난달 말 피기 시작한 철쭉이 최근 절정을 이뤘다고 국립공원공단 소백산 국립공원 북부사무소가 5일 소식을 전했다. 연합뉴스(소백산 국립공원 북부사무소 제공)

소백산의 만개한 철쭉. 지난달 말 피기 시작한 철쭉이 최근 절정을 이뤘다고 국립공원공단 소백산 국립공원 북부사무소가 5일 소식을 전했다. 연합뉴스(소백산 국립공원 북부사무소 제공)

생태계 활력도 부문 중에서 생물다양성·서식지 분야는 84위로 쳐졌다.
특히, 보호구역의 대표성 지수(Protected Areas Representativeness Index, PARI)는 128위로 낮게 평가됐다.
이 지표는 국가별 육상 보호구역 내 생물 종이 국토 전체의 생물 종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생태계 서비스 분야에서는 100위를 차지했는데, 숲 면적 감소 지표는 81위, 초지 면적 감소 165위, 습지 면적 감소 115위였다.
 
생태계 서비스는 이산화탄소 흡수와 생물 서식지 제공과 같이 생태계가 인간의 복지와 환경에 제공해주는 중요한 서비스를 말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초지는 2019년 기준으로 3만2000㏊에 불과하고 매년 약 200㏊ 정도의 초지가 축산업 이외의 목적으로 전용되고 있다.
 
어업 분야는 전체적으로 70위였다.
어족 자원 상태는 13위로 높았지만, 생태계 파괴적인 트롤어업 지표는 70위, 어족자원의 건강성을 나타내는 해양 영양 지수는 86위를 기록했다.
충남의 한 석탄 화력발전소. 중앙포토

충남의 한 석탄 화력발전소. 중앙포토

기후변화 분야는 전체적으로 50위를 기록했지만,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158위로 바닥 수준이었고, 육지로부터의 이산화탄소 배출도 122위로 낮았다.
 
온실가스 증가 속도는 75위, 온실가스 강도(intensity) 증가 속도는 106위였다.
온실가스 강도는 국내총생산(GDP)이 일정 수준 증가할 때 온실가스가 얼마나 늘어났느냐를 따진 것이다.
 
오염 배출 분야에서는 한국이 1위로 높게 평가됐는데, 이산화황(SO2)이나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2005~2014년 사이 크게 감소한 덕분이다.
 
농업 분야에서는 비료 성분이자 수질·대기 오염물질인 질소 관리를 따졌는데, 한국은 47위를 기록했다.
폐수처리 비율을 따진 수자원 분야에서는 21위를 차지했다.
 

지표 달라져 순위 매번 둘쭉날쭉 

예일대의 EPI 평가에서 한국은 2002년 136위로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고, 2004년 122위, 2006년 42위, 2008년 51위, 2010년 94위, 2012년 43위, 2014년 43위, 2016년 80위, 2018년 60위 등을 기록한 바 있다.
 
일부에서는 EPI 평가가 매번 지표가 달라지는 바람에 순위가 들쭉날쭉해 신뢰성이 낮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초미세먼지 노출 정도를 기준으로 했던 2016년 평가에서 한국은 공기 질 부문에서 45.51점을 받아 180개국 중 173위로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으나, 이번에는 28위로 올라섰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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