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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굿바이 LCD’…편광판 사업까지 중국에 매각

중앙일보 2020.06.10 13:34
LG화학이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 결국 마침표를 찍었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더는 LCD 수익성이 나오지 않자 이를 접고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기술적 우위를 가진 분야로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서다.
 

1조6000억 편광판 사업 매각…‘탈 LCD’ 완성

LG화학은 10일 중국 화학소재 업체인 산산((Shanshan)에 LCD 편광판 사업을 11억 달러(약 1조 3000억원)에 매각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편광판은 디스플레이 패널 앞뒤에 붙여 빛을 통과시키거나 차단하는 필름이다. 우선 LCD 편광판 사업만 떼어내 산산과 LG화학이 각각 지분의 70%와 30%씩을 갖는 합작사를 세운 뒤, 3년에 걸쳐 LG화학 지분 30%까지 모두 산산에 매각할 계획이다. 
 
LG화학은 “LCD 편광판은 산산이 한 번도 안 해 본 사업이라 우리가 지분을 조금 남겨 지원해 준 뒤 3년 이내에 완전히 (산산에) 넘길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입장벽이 높아 아직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자동차용 LCD 편광판 일부 제품은 이번 매각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다.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해 8월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해 차세대 OLED 개발 현황에 대해 연구개발 책임자들과 논의하고 있다. 사진 LG

구광모 LG 대표가 지난해 8월 대전 LG화학 기술연구원을 방문해 차세대 OLED 개발 현황에 대해 연구개발 책임자들과 논의하고 있다. 사진 LG

LG화학의 ‘탈(脫) LCD’는 지난해부터 추진됐다.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등 LCD에서 OLED로 사업 재편을 서두르는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과 같은 흐름이다. 지난 2월 LCD에서 색을 표현하는 핵심 소재인 컬러필터 감광제 사업을 중국 시양인터내셔널에 약 580억원에 매각하고 LCD 유리기판 사업에서도 철수했다. 당시 LG화학은 “중국 내 급격한 생산설비 증가 등에 따라 시황이 계속 악화했으며 사업이 회복세로 전환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해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번에 LCD사업부에서 매출 규모가 약 1조 6000억원으로 가장 큰 편광판 사업까지 정리했다. LG화학 관계자는 “가장 큰 사업인 편광판 사업을 넘기면서 탈 LCD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졌다고 보면 된다”고 표현했다.  
 

중국과 기술격차 남은 OLED 등 집중 

최근 1년 간 TV용 LCD 패널값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최근 1년 간 TV용 LCD 패널값 추이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LCD는 2010년까지만 해도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들이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었다. 하지만 이후 중국 업체들이 값싼 가격을 앞세워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LCD 패널 가격은 계속 내려갔고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도 악화했다. 결국 2017년 중국 국영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에 세계 시장 1위 자리를 내줬다.  
 
LG화학은 LCD 사업이 속해 있었던 첨단소재 부문을 OLED 소재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로 재정비해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할 방침이다. 일례로 편광판 사업은 국내 오창공장에서 생산하는 OLED 편광판에 주력한다. 첨단소재 부문은 LG화학-LG디스플레이-LG전자로 이어지는 밸류 체인의 시작점이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올레드(OLED) TV나 롤러블(말리는) TV 등 차세대 제품을 위한 소재 사업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LCD 편광판 사업 매각에 대해 “계약 내용은 LG화학의 이사회 승인, 산산의 주주총회 승인 등의 절차를 거쳐 변동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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