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등 G7 확대가 싫은 아베 “가치 공유하는 G7, 세계 리드해야"

중앙일보 2020.06.10 12: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G7(주요7개국) 체제를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비판하며 한국·인도·호주·러시아 등을 추가해 확대 개편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상황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G7의 중요성을 강하게 언급했다.10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다.
  

"G20 있지만 G7에는 큰 존재감 있어"
트럼프 G7 확대론에 견제구 던진 듯
"홍콩문제도 일본이 G7 속에서 리드"
日 반대때는 G7 확대 힘받기 어려워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0일 일본 중의원에서 G7의 존재 의의를 강하게 언급했다. 시진은 아베 총리가 지난달 4일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선언을 31일까지 연기한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0일 일본 중의원에서 G7의 존재 의의를 강하게 언급했다. 시진은 아베 총리가 지난달 4일 기자회견에서 긴급사태선언을 31일까지 연기한 배경 등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AP=연합뉴스]

 
이날 야당인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玉木 雄一郞) 대표는 일본 정부가 홍콩 문제에 대한 G7 공동성명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면서 “G7이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아베 총리의 입장을 물었다. 
  
그러자 아베 총리는 “G7이라는 존재가 무엇이냐 하면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의 지배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이 세계를 리드해 나간다는 것이다. G20(주요 20개국)이 있는 지금 상황에서, (G7이라는 존재는) 큰 의의를 갖고 있다”고 답했다.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선진국 클럽’인 G7에는 G20에는 없는 특별한 존재감이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G20은 G7이 확대된 형태로,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이 추가로 포함돼 있다.
 
아베 총리는 “홍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각국이)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G7이 당연히 세계 여론을 리드해 나가야 한다는 사명감을 인식하고 있다”며 “(홍콩 관련) 성명을 내는 문제에 있어서도 일본이 G7 안에서(논의를) 리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G7 확대론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지난 3월 6일 일본 총리관저에서 열린 각의를 앞두고 사진 촬영에 응한 아베 신조 총리(중앙)와 모테기 도시미쓰 외상(왼쪽), 아소 다로 재무상(오른쪽). 일본 정부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G7 확대론에 대해 못마땅하다는 반응이 많이 나오고 있다.[지지통신 제공]

지난 3월 6일 일본 총리관저에서 열린 각의를 앞두고 사진 촬영에 응한 아베 신조 총리(중앙)와 모테기 도시미쓰 외상(왼쪽), 아소 다로 재무상(오른쪽). 일본 정부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G7 확대론에 대해 못마땅하다는 반응이 많이 나오고 있다.[지지통신 제공]

 
하지만 “G7엔 특별한 존재감이 있으며 G7이 세계의 여론을 리드해 나가야 한다”는 아베 총리의 발언엔 일본 내에서 커지는 G7 확대 경계론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이달로 예정된 G7 정상회의를 9월로 연기하면서 한국·호주·인도·러시아 등을 포함하자는 구상을 제기하자마자 일본에선 "아시아 유일의 G7 참가국이라는 일본의 존재감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됐다. 
 
일본은 선진국들의 클럽인 G7에 아시아 대표 주자로 참가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매우 강하다.  
 
반면 한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대로 G7이 한국 등을 새로운 공식 회원국으로 받아들여 G11 또는 G12로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4일(현지시간) “G7의 멤버를 바꾸는 것은 모든 회원국 간의 만장일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G7 확대에 못마땅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일본이 공식적으로 제동을 걸 경우 한국 정부의 기대처럼 G7 확대론이 힘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sswook@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