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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봉산 공원개발 주민투표로 결정하자”…천안시 해법 주목

중앙일보 2020.06.10 11:06
충남 천안시 동남구 일봉산 도시공원 민간개발 사업 추진 여부를 주민투표로 결정한다. 오는 7월 도시공원일몰제 시행에 따라 민간개발 특례사업을 주민 투표로 결정하기는 처음이다.  

박상돈 시장 “찬반 의견 공론장에서 다뤄지지 않아”
천안시와 의회, 오는 26일 주민투표로 결정하기로
도시공원일몰제에 따른 사업에 주민투표 실시 처음

 
충남 천안 일봉산 등산로에서 정의당과 환경단체 회원들이 일봉산 보전 의지를 표현하고자 손을 잡고 연결하는 '일봉산 껴안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 천안 일봉산 등산로에서 정의당과 환경단체 회원들이 일봉산 보전 의지를 표현하고자 손을 잡고 연결하는 '일봉산 껴안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천안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26일 일봉 도시공원 민간 조성 특례사업에 대해 주민투표를 한다. 21일과 22일 이틀간 사전투표를 한다.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만 19세 이상 주민은 동남구 중앙·봉명·일봉·신방·청룡동 지역 11만 8245명과 서북구 쌍용1동 1만2251명 등 총 13만496명이다. 이 가운데 외국인 376명도 포함돼 있다. 유권자의 30%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주민투표 효력이 있다. 투표인명부는 주민투표 실시구역인 행정복지센터(동사무소)나 시청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다. 이번 투표는 천안시 선거관리위원회가 관리한다.    
 
 천안 일봉산 도시공원 민간개발 특례사업은 동남구 용곡동 40만2614㎡에 6700억원을 투입해 29.3%인 11만 7770㎡에는 아파트를 짓고, 나머지 구역에는 산책로·전망대·숲속 놀이터 등을 조성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충남 천안 일봉산 일부 등산로를 막은 철조망. 토지소유주들은 '내 재산을 지키기 위해 사유지 진·출입을 폐쇄한다'고 했다. 연합뉴스

충남 천안 일봉산 일부 등산로를 막은 철조망. 토지소유주들은 '내 재산을 지키기 위해 사유지 진·출입을 폐쇄한다'고 했다. 연합뉴스

 이 사업은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천안시가 난개발을 막고 효율적으로 개발하자는 차원에서 추진했다. 민간사업자에게 맡겨 일부를 개발하고 나머지는 시민 휴식공간으로 꾸미는 방안이다. 애초 아파트 2400여 가구를 짓기로 했다가 충남도 문화재위원회 심의 등에서 층수가 낮아지고 용적률이 조정되면서 1800여 세대로 축소됐다. 

 
 도시공원 일몰제는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도시계획시설로 공원을 지정한 뒤 20년이 넘도록 공원 조성을 하지 않았으면 도시공원을 해제하는 제도이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2020년 7월 1일부터 해당 부지의 공원 지정 시효가 해제(일몰)된다.  
 
 구본영 전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낙마하기 직전인 지난해 11월 8일 민간사업자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사업 찬반 갈등은 증폭됐다.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는 “천안시가 사업을 무리하게 강행한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일봉공원내 지상 6.2m 나무 위에서 농성한 데 이어 단식까지 했다. 
일봉산 전경. 연합뉴스

일봉산 전경. 연합뉴스

 
 구 전 시장의 낙마로 4.15총선과 함께 치른 천안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상돈 시장은 “일봉산 민간공원 특례 사업을 주민투표로 결정하겠다”고 공약했다. 이어 주민투표 동의안을 최근 시의회에 직권 상정했다. 박 시장은 “초기부터 이 사업을 둘러싼 이견이 발생했고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공론장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고 했다. 시의회는 직권 상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13명, 반대 12명으로 가결했다.
 
 일봉산 도시공원 민간개발 특례사업 찬반 양측은 적극 홍보에 나섰다. 일봉산지키기시민대책위원회는 지난 8일 오전 일봉산 자락에서 '일봉산 공원 지키기 주민투표 운동본부 발대식'을 열었다. 
 
 일봉산 민간개발 특례사업 찬성 측도 여론전에 나섰다. 일봉산 민간공원 특례사업 추진위원회는 "주민투표 대상 지역에 게시할 찬성 현수막을 준비 중"이라며 "주민투표 공보물에 일봉산 민간특례사업의 필요성과 취소됐을 때의 문제점 등을 담아 홍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민투표 대상 세대에 발송될 주민투표공보는 총 8쪽이다. 이 가운데 각각 3쪽씩은 일봉산 민간개발 특례사업의 찬반 양측에 할애된다. 2쪽은 투표소 안내 등 선관위가 작성한 내용을 담는다.  
 
 천안=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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