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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인사이드] 북한, 다음 단계는 신형 잠수함 미사일 발사

중앙일보 2020.06.10 11:00
북한은 지난해 10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은 지난해 10월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형'을 성공적으로 시험발사했다고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북한의 언행이 한계를 넘어서면서 그동안 공들여 온 남북관계에 여러 추측과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국 내 탈북자단체에 의한 대북 전단살포는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해만 네 번째였고, ▶2017년 58회 ▶2018년 15회 ▶2019년 11회였다. 현 정부 들어 감소 추세에 있지만, 2018년 남북군사합의 이후에도 간헐적으로 이뤄졌다. 그렇다면 북한은 왜 이 시점에서 전단살포를 이유로 남북관계를 적대관계로까지 새삼 강조하며 단절하는 수순을 밟고 있을까?

‘골머리 아파할 일’ 경고
새로운 전략적 강압 예고
내부 문제 타개 생존전술

 
북한은 지난 4일 예상치 못했던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와 그다음 날 통일전선부 담화, 그리고 대내용 관영 매체인 노동신문과 우리민족끼리 등의 대남매체를 총동원해 대내선동 및 대남비난을 의도적으로 강화했다. 그리고 6일 대규모 군중 집회 확산을 통해 내부결속을 도모하는 가운데 9일에는 남북관계를 적대관계로 전환한다고 선언하고 행동으로 들어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4일 담화를 내고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중앙포토·연합뉴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4일 담화를 내고 탈북민의 대북전단 살포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중앙포토·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8일 대남사업 부서와 회의에서 지시를 내렸다며 “6월 9일 12시부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유지해오던 통신연락선, 남북 군부 사이의 통신연락선, 남북 통신시험연락선,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와 청와대 직통 통신연락선을 완전 차단·폐기하게 된다”고 밝혔다. 또한 이 두 사람이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對敵) 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2월 이른바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식 ‘대남 책임전가’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북한이 선언한 대로 이미 남북 간의 모든 통신선을 차단했고, 다음으로는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완전 철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 ▶남북군사합의 파기 등의 수순을 밟을 듯 하다. 북한내 핵심 실세로 행동하는 김 제1부부장과 정찰총국장을 맡았던 김 부위원장이 앞장서고 있다는 점이 향후 남북관계에서 심상치 않은 우려를 자아낼 것이라는 데 무게를 실어 준다.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제막을 하고 있다. [뉴스1]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식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 참석자들이 제막을 하고 있다. [뉴스1]

 
돌이켜보건대 김정은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핵무기를 소형화하고 이를 운반할 수 있는 다양한 탄도미사일을 완성했다. 특히 2017년 11월 말까지는 제1단계로 직접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완성한 결과, 사상 초유의 미북 정상회담이 두 차례나 성사된 바 있다. 이른바 이전에 가지지 못한 ICBM 보유로 미국을 협상의 장에 나서게 한 것으로 북한은 인식하고 있다.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지난해 5월부터 지난 3월 말까지 11개월 만에 4종의 신형 전술미사일을 완성하고 실전 배치에 들어갔다. 이는 제2단계 고도화 과정으로써 요격이 어려운 신형 전술미사일들이 한국군과 주한미군을 볼모로 잡을 수 있는 주요 위협수단이라는 실체도 이미 드러난 바 있다.  
 
북한이 금번에 선언한 남북관계 단절과 적대관계로의 전환은 하노이 노딜 이후부터 “충격적 실제행동…새로운 전략무기…정면돌파”를 연이어 운운하며 돌파구를 찾던 차에 행동으로 나온 전형적인 책임전가식 충격요법의 하나이다. 이러한 북한의 행동은 대부분 내부요인으로부터 기인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북한은 지난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열었다고 8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재룡 내각 총리가 일어서서 김 위원장에게 보고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북한은 지난 7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3차 정치국 회의를 열었다고 8일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김재룡 내각 총리가 일어서서 김 위원장에게 보고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제재에 따른 경제 및 외화난과 설상가상으로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북한의 자력갱생과 리더십의 한계를 한층 가중했기 때문이다. 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치국회의에서 자립경제 및 평양시민들의 생활보장을 강조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물론 이러한 요인은 모두 핵무력 고도화에 올인한 패착에서 기인한다.
 
역사적·경험적으로 북한은 대남 또는 대미 책임전가를 통해서 어려움에 봉착한 자신들의 내부 문제를 타개하는 데 능숙함을 보여줬다. 그것은 불완전한 체제유지와 생존을 위한 필사적인 전략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북한만의 현실이기도 했다.
 
그러나 시기에 따라 북한이 처한 대내외 상황과 여건은 항상 달랐고, 이에 대처하는 방법도 달랐다. 이번에는 북한이 이미 핵무력 고도화로 강화한 핵 억제력과 협상력을 바탕으로 자신들이 상황을 주도하고 있다고 과신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남북관계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방향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북한 통일전선부가 담화에서 “남측이 골머리가 아파할 일판을 벌여도 할 말이 없게 될 것”이라는 책임전가식 속내 표시는 단순히 대화를 위한 신호로 쉽게 여겨서는 안 될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경기도 의정부 미군기지 캠프 스탠리 지하시설에서 한국군 수도기계화사단과 주한미군 23화학대대 소속 501 중대 장병이 북한 생화학무기 기지에 침투해 시설을 접수하는 모의 훈련을 실시했다. [주한미군 페이스북 캡처]

지난해 12월 경기도 의정부 미군기지 캠프 스탠리 지하시설에서 한국군 수도기계화사단과 주한미군 23화학대대 소속 501 중대 장병이 북한 생화학무기 기지에 침투해 시설을 접수하는 모의 훈련을 실시했다. [주한미군 페이스북 캡처]

 
예상컨대 북한은 제재 해제를 위해 신형 잠수함에서의 북극성-3형 발사는 물론 이미 완성한 신형 전략 미사일과 북한판 이스칸데르·에이태킴스·초대형방사포 등의 전술 미사일을 전개하고 미 본토와 한국 및 주한미군을 동시에 압박하는 이른바 “한미동맹의 전략적 선택에 영향을 주기 위한 명백한 위협”까지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식 ‘새로운 전략적 강압’에 한미동맹이 철저히 대비해야 할 시기가 도래할 수 있다. 이러한 미국과 한반도라는 양방향에서의 동시적 위협은 한미동맹의 전략적 행동에 갈등을 유발하고, 한편으로는 한국 합참과 한미연합사의 공동위기관리에 혼선을 주는 데 집중될 수도 있다. 현재 한미동맹의 취약점은 누구보다도 북한이 가장 잘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와 국방부는 정무적·전략적 차원에서 남북관계 악화 방지를 고민하면 될 것이고, 합참과 전선 지역을 담당하는 작전사 요원들은 군사적 전술전기가 발휘하도록 대비하면 된다. 특히 합참과 한미연합사간의 긴밀한 정보 공조와 공동정보판단, 공동위기관리 매뉴얼 숙달 연습과 파이트 투나이트(fight tonight) 전투준비태세 점검이 긴요한 시기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적시 적절한 수위의 대북 억제력 현시와 유비무환(有備無患)의 정신만이 오직 우리 군의 존재 이유를 뒷받침할 것이며, 국민의 신뢰만이 군을 강하고 군대답게 만들 것이다.
 
김황록 전 국방정보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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