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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10점 올라간 커트라인…영훈·대원국제중 12년만에 폐지

중앙일보 2020.06.10 10:31
대원국제중학교와 대원외국어고등학교 학생들의 등교 모습. [사진 오상민]

대원국제중학교와 대원외국어고등학교 학생들의 등교 모습. [사진 오상민]

서울시교육청이 영훈국제중과 대원국제중에 대한 지정취소 절차에 들어간다. 일부 절차가 남아있지만, 사실상 폐지 수순에 들어가 2009년 설립 이후 12년 만에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10일 서울시교육청은 '특성화중학교 운영성과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평가 대상인 대원·영훈국제중과 서울체육중학교 가운데 국제중 2곳을 지정취소하는 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교육 격차 해소 부족·법령 위반 고려"

영훈중학교 교문 [중앙포토]

영훈중학교 교문 [중앙포토]

 
교육 격차를 줄이는 노력이 부족한 점도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두 학교가 ‘학생 1인당 기본적 교육활동비' ‘사회통합 전형 대상자 1인당 재정지원’에서 낮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두 학교의 연간 평균 학비는 1000만원 이상으로 '귀족학교'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성화중학교 평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5년마다 이뤄진다. 지난 3월 평가 대상 학교가 자체운영성과보고서를 제출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5월까지 서면·현장방문평가를 진행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평가를 위해 교육전문가 7명을 평가단으로 임명했다.
 
앞으로 두 국제중은 청문 절차에 들어간다.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측에 관련 사항을 질의하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교육부에 지정취소 동의를 신청한다. 교육부가 동의하면 국제중 지정은 취소된다.
 
서울시교육청의 결정에 대해 교육부가 반대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두 국제중은 내년 신입생 선발 때부터 일반 중학교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국제중을 다니는 학생은 졸업 때까지 국제중 재학생 신분을 유지한다.
 
내년까지 일반중 전환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도 남아있다. 학교 측이 법원에 지정취소 결정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다. 지난해 지정취소된 자사고 가운데 많은 학교가 이런 방법으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예고된 폐지' 반발…지정취소 기준점수 60→70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동진학교 설립 협약식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특별시교육청에서 동진학교 설립 협약식을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교육청이 '공공성'을 강조하며 지정취소 이유를 밝혔지만, 학교들은 지정취소라는 결과를 내고 이뤄진 평가라고 반발한다. 지난해 말 국정감사에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국제중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올해 초 서울시교육청은 지정취소 기준 점수를 기존의 60점에서 70점으로 10점 높였다. 앞서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 때도 기준 점수를 높인 뒤 탈락 학교가 대거 발생했다.
 
세부 평가항목 배점도 조정했다. 감시 지적에 의한 감점은 5점에서 10점으로 높였지만, 국제중이 강점으로 내세운 학생·학부모·교사 만족도는 15점에서 9점으로 줄였다.
 
강신일 대원국제중 교장은 "애초에 달성하기 어려운 지표를 제시했다"며 "청문을 거친 뒤에도 지정 취소가 된다면 자사고처럼 법적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입시 영향은 크지 않을 듯…강남 학군 수요 몰릴 듯"

 
국제중 폐지를 예상해 온 교육계 전문가들은 입시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한다.
 
이만기 유웨이 평가연구소장은 "이미 자사고 상당수가 폐지되고 특목고 진학의 이점이 줄어 '국제중-특목고-명문대'로 이어지는 길은 끊어진 지 오래"라며 "국제중은 학생 수도 적고 수요도 한정돼있어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특성화중학교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입시를 고민하는 학부모들은 대치동 등 일부 학군으로 몰릴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남궁민 기자 namg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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