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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머리에 '사냥용 화살' 쏜 40대…다시 법정 선다

중앙일보 2020.06.10 07:28
전북 전주시 덕진동 전주지방법원 전경. 중앙포토

전북 전주시 덕진동 전주지방법원 전경. 중앙포토

길고양이 머리에 사냥용 화살을 쏴 부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 형을 선고받은 40대가 다시 법정에 서게 됐다.
 
10일 전주지법 등에 따르면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1심 재판부가 A씨(47)에게 내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판결에 불복해 지난 5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A씨는 지난해 5월 전북 군산시 자신의 집 마당에서 사냥용 화살촉을 길고양이의 머리에 쏴 부상을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1심의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선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구형했다. 한편 A씨는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물보호 시민단체인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21일 '군산 길고양이 돌보미'로부터 군산 대학로 일대에서 머리에 못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박힌 채 생활하는 고양이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단체 측이 구조에 나섰다.
 
구조된 고양이는 동물병원으로 이송돼 응급치료를 받았다. 당시 고양이는 왼쪽 눈까지 실명되는 등 상태가 심각했다. 엑스레이 촬영에 따르면 머리에 박힌 것은 못이 아니라 화살촉으로 판명됐다.  
 
'브로드 헤드'로 불리는 이 사냥용 화살촉에는 3개의 날이 달려있으며, 단기간에 극심한 고통을 주고 과다출혈을 입히는 등 위험성이 있지만 국내에서 공공연히 유통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같은 달 29일 군산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경찰은 4개월간 인근 대학로 CCTV를 분석하면서 화살촉 구매 경로를 추적해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고양이를 쫓아내기 위해 그랬다”며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다. 법정에서도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은 동물의 생명보호와 안전보장 및 복지증진을 위한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다만 초범이고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밝혔다.
 
길고양이는 수술을 수차례 받은 뒤 건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명된 왼쪽 눈에는 의안을 삽입했고 현재는 ‘군산 길고양이 돌보미’에서 운영하는 쉼터에서 생활하고 있다.  
 
함민정 기자 ham.mi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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