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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유월엔 마음을 단단히 다져놓자

중앙일보 2020.06.10 00:27 종합 28면 지면보기
임미진 폴인 팀장

임미진 폴인 팀장

시간은 다만 흐르는 것이다. 그래서 때로 매듭이 필요하다. 유월은 한해의 중간을 매듭짓기 좋은 달이다. 절반쯤 달려온 올해를 돌아볼 때가 되었다.
 
가만히 1월부터의 날들을 돌아보는데 마음이 크게 일렁인다면, “괜찮다”고 등을 두드려주고 싶다.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니다. 상상해 본 적도 없는 일들이 거짓말처럼 일어났고, 일어나고 있다. 이 불안하고 무력한 마음은 당연하다. 국립정신건강센터에 이달 초까지 37만 건의 코로나19 관련 우울증 상담이 접수됐다고 할 정도다.
 
우리의 가라앉은 마음과 우울한 일상을 어떻게 할 것인가. 마음챙김 명상 앱 ‘마보’의 유정은 대표는 “이 사태를 인생의 쉼표로 삼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습관을 들여보라”고 권한다. 지난 4월 이후 마보의 가입자는 평소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어쩔 수 없이 일상이 느려지고, 혼자 있는 시간이 늘었잖아요. 혼자 있으면 감정의 진폭이 커져요. 소중한 것들은 더 소중하게 느껴지고, 감춰두었던  불안한 마음도 드러나기 시작하죠.”
 
노트북을 열며 6/10

노트북을 열며 6/10

증폭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좋은 것이라고, 유 대표는 말한다. 바쁜 일상 때문에 마주하지 못했던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다 보면, 무엇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다고 한다.
 
당장 일터가 흔들리고 직업을 잃게 될지도 모르는데, 마음을 챙기는 것이 소용이 있을까. 심리상담 앱 ‘트로스트’의 김동현 대표는 “통제할 수 있는 것과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나누는 데서 마음 다스리는 일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트로스트는 채팅을 통해 심리상담 전문가와 일반인을 연결해준다. 20, 30대 여성이 주요 사용자였지만 최근에 40대 이상의 남성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을 어찌해 보려고 할 때, 많은 이들이 무력하고 우울한 마음을 느낀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코로나로 인해 경기가 가라앉고, 자신의 일터가 흔들리는 것은 직장인이 쉽게 통제할 수 없는 변수다. 하지만 이 시기에 책을 읽으며 배우고 싶던 것들을 배우거나, 여유가 생긴 김에 가족과의 시간을 늘리는 것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다.
 
김 대표는 “전문가와 상담을 받지 않아도, 통제할 수 있는 일상을 조금씩 바꾸는 것만으로도 무력감을 떨쳐낼 수 있다”며 “그러다보면 코로나라는 통제할 수 없는 상황도 점차 통제의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싸움은 아주 오래갈 수 있다. 우리는 빠르게 변화해야 하고, 끈질기게 견뎌야 한다. 그러기 위해 마음부터 단단히 다져놓자고, 유월에 적는다.
 
임미진 폴인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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