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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뱀장어·재첩 돌아올까? 하굿둑 한 달간 개방 실험

중앙일보 2020.06.10 00:03 종합 18면 지면보기
낙동강 하굿둑 수문 앞에서 3차 실험을 환영하는 환경단체 회원들. [연합뉴스]

낙동강 하굿둑 수문 앞에서 3차 실험을 환영하는 환경단체 회원들. [연합뉴스]

낙동강 하구의 농경지와 용수확보를 위해 1987년 건설된 부산 을숙도 좌우의 낙동강 하굿둑 수문 일부가 내년에 상시 개방될 전망이다. 담수(강물)와 해수(바닷물)가 만나 염분 농도가 강물보다 높고 바닷물보다 낮은 상태인 ‘기수’ 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다. 강 상류 해수유입을 막는 하굿둑 건설 이후 낙동강 하구에선 뱀장어·숭어 같은 회유성 어종과 재첩·갯지렁이 같은 저서생물 등 기수성 생물이 사라졌다.
 

부산시·환경부·해수부 등 5개 기관
지난 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진행
연내 낙동강 생태계 복원 방안 마련
내년부터 일부 수문 상시개방 계획

부산시와 환경부·해수부·국토부·수자원공사 등 5개 기관은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방안을 마련하고 내년에 일부 하굿둑 수문을 상시 개방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수문 개방 3차 실험을 지난 4일부터 오는 7월 2일까지 진행 중이다. 앞서 5개 기관은 지난해 6월과 9월 두 차례 수문을 1시간 이내에서 1차례 단기 개방하는 실험을 했다.
 
이번 3차 실험에선 15개 수문 중 을숙도 좌안의 9번 수문을 4일 오후 7시 7분부터 1시간가량 개방하는 것을 시작으로 해수수위가 높아지는 대조기인 4일부터 8일까지 5일간과 오는 19일부터 25일까지 7일간은 하루 1시간씩 수문을 연다. 또 강물보다 해수 수위가 낮아 해수유입이 들락날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9일부터 18일까지 10일간과 오는 26일부터 7월 2일까지 7일간은 9번 수문 아래쪽 1m를 들어 상시 개방한다. 단 서낙동강 유역 농업과 농업용수 사용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하굿둑 상류 15㎞에 위치한 대저수문 이하까지 해수가 유입되도록 수문을 개방할 예정이다. 대저수문 이상으로 해수가 침투하면 낙동강 유역 다목적댐(안동·임하·합천)을 열어 강물을 방류하기로 했다.
 
5개 기관은 3차 실험으로 해수가 누적 유입됐을 때 하굿둑 상류로 해수가 이동하는 거리와 염분 피해 등을 확인한다. 또 회유성 어종과 저서생물 등이 강 상류로 이동할 수 있는지 분석한다. 해수 속 염분의 농경지·지하수 침투를 알아보기 위해서 지난해 52곳이던 관측지점을 올해 207곳으로 늘린다. 단기 개방된 1·2차 실험에선 해수가 주변 지하수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과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 등은 지난 4일 오후 수문 개방을 참관한 뒤 하구 일대 농민단체와 간담회를 하고 농민 의견을 수렴했다. 농민들이 수문 개방에 따른 농경지·농작물 피해대책을 요구해서다. 낙동강하구 기수생태계복원협의회 등 환경단체들은 3차 개방을 환영하며 4일 하굿둑 전망대 앞에서 수문 개방 100인 선언과 토론회, 시민참여 문화제를 열기도 했다.
 
송양호 부산시 물 정책국장은 “농·어민과 인근 지자체 등 이해당사자 의견을 수렴하고 낙동강 유역 물관리위원회 논의를 거쳐 연내 ‘낙동강 하구 기수생태계 복원 방안’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복원 방안에 맞게 일부 수문을 상시 개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바닷물이 강 상류로 올라가지 못하게 막는 하굿둑은 1987년 을숙도 좌안에 10개 수문, 2013년 4대강 사업으로 을숙도 우안에 5개 수문 형태로 건설됐다. 부산 사하·강서구를 잇는 길이 2400m, 높이 18.7m 규모다. 염분으로 농사가 힘들었던 낙동강 인근 4억㎡의 땅을 확보해 식량을 생산하고, 강 수위를 높여 부산·울산·경남에 부족한 식수와 농·공업용수를 공급하자는 목적이었다.
 
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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