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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조차 편히 못간다" 전자발찌범 24시간 지켜보는 그들

중앙일보 2020.06.09 21:00
“삐빅” “삐용” 2일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법무부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경보음이 울리면서 대형스크린에 전자발찌 착용자 A씨의 사진과 위치가 떴다. A씨가 ‘접근금지 지역’에 진입했다는 주의경보다.
 
“밥때 되면 모니터를 보면서 도시락이나 컵라면 먹어요. 저희가 자리를 비우면 안 되잖아요.”
 
국지환 위치추적중앙관제센터 보호주사보의 말이다. 센터엔 하루에만 5000여건의 경보가 울린다. 경보가 울리면 즉시 전화를 걸거나 보호관찰소에 연락해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근무자는 자리를 뜰 수 없다. 이들이 화장실조차 마음 편히 가지 못 하는 이유다.
 
관제센터 옆에 위치한 서울보호관찰소 전자감독과 역시 24시간 운영된다. 과장을 제외하고 10명의 보호관찰관은 2명씩 돌아가며 밤새 근무한다. 이들은 153명을 관리ㆍ감독하고 있다.
 
이날 야근 당번인 임명수 주무관은 “오전 9시에 정상 출근하고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24시간을 근무하는 일정이 5일에 한 번씩 돌아온다”며 “담당하는 대상자도 있어서 24시간을 근무하고도 바로 퇴근하지 못 할 때도 잦다”고 했다.
 
오후 10시 30분이 되자 보호관찰관들은 상습적으로 늦은 시간에 귀가하던 B씨를 만나기 위해 서울 관악구 현장으로 출동했다. “왜 나한테 그러냐”고 화를 내던 B씨는 1시간 가까이 이어진 대화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전자발찌 부착이 시작된 2008년엔 48명의 보호관찰관이 151명을 담당했다. 전자발찌 부착자가 지난 4월 기준 3163명까지 늘었지만, 이들을 관리하는 보호관찰관 수는 237명에 불과하다.
 
조두순이 12월 13일 출소한다. 이를 앞두고 집중관리가 필요한 전자감독 대상을 보호관찰관이 1대1로 맡는 ‘조두순법’이 시행됐지만 보호관찰관들은 현실적인 인력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그들의 하루를 따라가 봤다.
 
정진호·김지아 기자, 영상=왕준열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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