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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갑룡 경찰청장 이한열 열사 추모식 참석 "늦었지만 참회한다"

중앙일보 2020.06.09 19:22
민갑룡 경찰청장이 33년 전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가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에게 경찰을 대표해 사과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한열 동산에서 열린 고(故) 이한열 열사 33주기 추모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갑룡 경찰청장이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한열 동산에서 열린 고(故) 이한열 열사 33주기 추모식에서 헌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열린 고(故) 이한열 열사 33주기 추모식에 정복 차림으로 참석한 민 청장은 배은심 여사에게 다가가 "너무 늦었습니다. 저희도 참회합니다"라고 말했다.  
 
민 청장은 "저희가 죄스러움을 뭐라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며 "어머니께서 이렇게 마음을 풀어 주시니 저희가 마음 깊이 새기고 더 성찰하면서 더 좋은 경찰이 되겠다"고 말했다.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한열 동산에서 열린 고(故) 이한열 열사 33주기 추모식을 마친 뒤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배 여사 왼쪽은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민갑룡 경찰청장. 오른쪽은 김거성 대통령 비서실 시민사회수석.연합뉴스

고(故)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가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한열 동산에서 열린 고(故) 이한열 열사 33주기 추모식을 마친 뒤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배 여사 왼쪽은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민갑룡 경찰청장. 오른쪽은 김거성 대통령 비서실 시민사회수석.연합뉴스

경찰청장이 이한열 열사 유족을 직접 만나 사과한 건 경찰 역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철성 전 경찰청장은 2017년 6월 16일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 자리에서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숨진 고 백남기 농민, 1987년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고문을 받다 숨진 박종철 열사와 함께 이한열 열사를 언급하며 사과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이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한열 동산에서 열린 고 이한열 열사 33주기 추모식에서 헌화한뒤 묵념하고 있다. 뉴스1

민갑룡 경찰청장이 9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한열 동산에서 열린 고 이한열 열사 33주기 추모식에서 헌화한뒤 묵념하고 있다. 뉴스1

행사가 끝난 뒤 민 청장은 "경찰의 절제되지 못한 공권력 행사로 이런 비극이 초래된 데 대해 지난날 과오를 참회한다"며 "어머님을 비롯한 유가족들께서 마음을 열어 주셔서 이 자리에서 늦게나마 용서를 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33년 전 오늘 이 자리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을 맞고 피를 흘리며 쓰러진 이한열 열사의 모습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며 "이 열사님이 늘 꿈꿔왔던, 자유롭고 정의로운 민주 대한민국의 뜻을 깊이 성찰하며 경찰도 민주, 인권, 민생 경찰로 부단히 나아가 그 뜻을 이루는 데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어머님이 용서를 구할 기회를 주셔서 고맙고, 평생 아들을 가슴에 묻고 헤아릴 수 없는 아픔으로 살아오셨을 것을 생각하면 한없이 죄스럽단 말씀을 드린다"라고도 덧붙였다.
 
배 여사는 민 청장의 방문에 대해 "현장에 오셨으니까 감사하다"면서도 "33년이 지났어도 나는 87년 그날이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또 "애초에 그런 일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과하면 뭐가 (해결이) 되느냐"고 물으며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한열 열사는 1987년 6월 9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알리기 위해 연세대에서 시위를 벌이던 도중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사망했다. 이 열사의 사망은 87년 민주화운동의 기폭제가 됐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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