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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 무산될까 숨 죽인 아시아나…속타는 금호그룹 오너가

중앙일보 2020.06.09 18:41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게 요구했다.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재협의하기 위해 인수계약 종결기간을 연장하자고 했다.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게 요구했다.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재협의하기 위해 인수계약 종결기간을 연장하자고 했다.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이 채권단에게 인수조건 재검토 요청을 한 것을 두고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선 해석이 엇갈린다. 인수조건 변경 카드로 출구 전략을 만들었다는 분석과 대규모 금융지원을 끌어내 인수가격을 낮추겠다는 카드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우리 입장에선 숨죽이고 채권단과 현대산업개발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도 “인수 포기냐 인수가격 낮추기냐 해석이 분분하다. 결국 인수 이행 여부는 정몽규 회장만이 답을 알고 있지 않겠냐”고 귀띔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올해 3월 말 6279%까지 악화했고, 12조5951억원의 부채는 13조2040억원으로 늘었다. 1조1161억원의 자본금은 잠식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재무구조가 약화했다. 업황 회복 시점도 여전히 미지수다.
 
이 때문에 정 회장이 인수 포기로 결론을 내린다면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금호그룹은 채권단 관리로 넘어간다. 지주회사인 금호고속도 이미 자회사인 금호산업 보유지분 등을 담보로 산업은행에 빌린 돈을 갚을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부실이 커진 금호그룹에 정책자금이 쓰인다면 매각을 주도해온 산은의 책임론도 불거질 수 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지는 있지만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 해달라고 9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 등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와 관련해 채권단의 요구에 HDC현대산업개발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혔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의 불확실성으로 조건 재검토를 요청했다.한편 이날 나이스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의 장단기신용등급을 불확실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올렸다.9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멈춰서 있다. 뉴스1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지는 있지만 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 해달라고 9일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 등에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인수 여부와 관련해 채권단의 요구에 HDC현대산업개발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다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음을 밝혔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인한 항공업의 불확실성으로 조건 재검토를 요청했다.한편 이날 나이스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의 장단기신용등급을 불확실검토 등급감시 대상에 올렸다.9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멈춰서 있다. 뉴스1

매각이 불발되면 지금까지 채권단이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은 만큼 추가적인 자금 투입 가능성은 희박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친 후 재매각 수순을 갈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이 경우 계열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의 분리매각 가능성도 점쳐진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매물로 나오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구조조정은 더 가속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가했던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인수 작업만으로도 숨이 차는 상황이다.   
 
금호산업이 갖고 있던 기존 주식의 대가(구주 매입대금) 조정 문제도 이슈다. 채권단과 현산의 주식매매계약(SPA) 당시 구주는 주당 4700원을 적용했는데 아시아나 주가는 30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가 최근 4000원대를 회복했다. 현산이 가격 인하를 주장할 수 있지만, 금호그룹 측의 동의를 얻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호그룹이 구주 대금을 받아 그룹 재건에 나서려는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당초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4000억 원대 이상의 구주 대금을 기대했던 만큼 유동성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회장은 올해 초 보유하던 한남동 유엔빌리지 자택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발행할 주식 총수 및 전환사채 발행 한도를 늘리는 내용의 정관 변경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자회사 에어서울 및 에어부산에 대한 지원 여부도 결정한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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