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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형이 돌아왔다…삼성전자 주가 "7만원 간다" 전망도

중앙일보 2020.06.09 16:49
삼성전자가 최근 '대한민국 대장주' 다운 면모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2일 4만8750원이던 주가는 가파르게 올라 9일 5만5500원까지 치솟았다. 12거래일 만에 13.8% 상승한 것이다. 장중엔 5만6500원까지 뛰었다. 그 배경엔 기관 투자가와 외국인이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8453억원가량 순매수했다. 외국인도 5279억원어치 사들이며 힘을 실었다.
반도체. 중앙포토

반도체. 중앙포토

12거래일 만에 주가 14% 상승

지난달만 해도 삼성전자 주가는 4만원대에 머물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기가 암울해서다. 반도체 수요가 급감할 것이란 전망에 투자자들은 매수를 꺼렸다. 지난 4월 이후 펼쳐진 반등장에서도 소외된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가 3월 19일 연중 최저점(1457.64) 이후 지난달 말까지 39.2% 급등했지만,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18% 올랐다. 주가 회복 속도가 코스피의 절반에도 못 미친 셈이다. 
 
분위기가 바뀐 건 지난달 말부터다. 세계 3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3분기 매출 전망치를 기존 46억~52억 달러에서 52억~54억 달러(약 6조7000억원)로 상향 조정하면서다. 반도체 경기가 생각보다 좋아질 것으로 본 것이다. 여기에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까지 맞물리면서 삼성전자로 뭉칫돈이 몰려들었다.
 
원화값 상승의 수혜를 받았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3월 19일 1285.7원까지 하락(환율은 상승)했던 달러당 원화 가치는 9일 1197.7원으로 올랐다. 달러당 원화값이 1190원대에 들어선 것은 3월 11일(1193원) 이후 3개월 만이다. 통상 원화값이 오르면 외국인은 환차익을 노리고 주식을 사는 경향이 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장은 "2011년 이후 삼성전자와 원·달러 환율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환율이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접어드는 국면에 삼성전자 주식을 살 경우 평균 26%의 수익을 거뒀다"고 분석했다.
돌아온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돌아온 ‘대장주’ 삼성전자 주가.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반도체 업황 기대에 증권사, 목표 주가 상향

증권가에서는 '매수' 의견을 담은 보고서가 잇따른다. 이달 들어서만 12곳이 삼성전자 분석 보고서를 냈다.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면서 실적도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김양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와 온라인 쇼핑 등으로 데이터 트래픽은 늘어나고, PC와 스마트폰의 중요성 역시 커지는 추세"라며 "단기 반도체 업황도 각국의 민간 소비 부양책에 힘입어 올해 2분기를 저점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목표 주가를 올리는 곳도 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기존 6만5000원에서 7만원으로, KTB투자증권은 6만원에서 6만7000원으로 올렸다. 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적은 2분기를 바닥으로 완연한 회복세에 진입할 전망"이라며 "현시점은 삼성전자를 싸게 살 좋은 기회"라고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이익(연결 기준) 전망치 평균은 6조2900억원이다. 지난해 2분기보다 4.7%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3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9조4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삼성그룹 경영 지배권 강화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이 9일 새벽 기각됐다.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삼성그룹 경영 지배권 강화 과정에서 불법을 저지른 혐의로 청구된 구속영장이 9일 새벽 기각됐다. 뉴스1

이재용 영장 기각 "불확실성 해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 결정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구속영장 기각은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경영권 부정 승계 의혹과 관련된 삼성 계열사의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기업가치 향상에 집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가 상승세가 좀 더 이어질 순 있지만, 그만큼 피로감도 쌓이고 있어 6만원 위로 계속 오를지 장담하기는 어렵다"며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상황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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